세계 석학 불러모아 '아시아과학기술중심' 선언한 홍콩 (naver.com)
존 리 행정장관, 홍콩수상자포럼(HKLF)에서 "아시아 I&T 중심지 발전"
13일 홍콩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홍콩수상자포럼(HKLF) 개막식에 참석한 홍콩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마틴 리 헨더슨랜드 회장, 존 리 홍콩 행정장관, 티모시 통 HKLF 재단 의장, 레이먼드 챈 홍콩시티대 이과대학 학장. 홍콩=박정연 기자 [email protected]
홍콩 정부가 전세계 과학기술 석학들을 초청하고 ‘아시아의 과학기술허브’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벨상에 비견되는 과학상을 키워내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기술(I&T)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행을 위한 국제협력 의지도 함께 피력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육성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국과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홍콩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홍콩수상자포럼(HKLF) 개막식에서 “홍콩이 권위 있는 국제상(쇼 상)의 본거지라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쇼 상 수상자들의 뛰어난 업적은 이번 포럼을 개최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홍콩은 국제적인 I&T 중심지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아시아의 노벨상 '쇼 상' 위상 높이겠다"
홍콩수상자포럼은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쇼 상’의 공식 부대 행사다. 2019년 처음 기획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 년 동안 미뤄진 끝에 올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노벨상의 부대 행사인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에 착안한 이 행사는 국제 학계에서 쇼 상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됐다. 쇼 상은 홍콩의 사업가인 런런 쇼가 2002년 설립한 상이다. 천문학, 생명과학 및 의학, 수학 등 3개 부문에 시상된다. 상금은 100만달러(약 12억9000만원)다.
홍콩수상자포럼은 홍콩 정‧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창립 포럼을 위해 홍콩 정부가 직접 연사와 참석자 초청 작업에 나섰다. 행사 비용은 홍콩의 2대 부호로 꼽혔던 리자오지 헝지그룹(헨더슨랜드) 전 회장이 설립한 리자오지 재단이 전액 후원했다.
리자오지의 차남인 마틴 리 헨더슨랜드 회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지난 몇 년간 재단과 헨더슨랜드는 홍콩과학기술대, 홍콩항생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에 과학 연구를 지원해 왔다”며 “세계적 수준의 혁신과 과학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이번 교류를 후원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세계적 석학들 속속 모여들어
홍콩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준비한 이번 첫 행사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들다. 202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명예교수를 비롯해 2021년 래스커상 기초의학부문 수상자인 피터 헤게만 독일 훔볼트대 교수, 1986년 필즈상을 수상한 게르트 팔팅스 박사 등 저명한 과학자들이 자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30개국의 과학자 200여명이 초청됐다.
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은 이번 포럼이 홍콩이 국제 과학기술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20년 쇼 상 천문학부문 수상자인 로저 블랜드퍼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홍콩 행정 수반이 직접 포럼에 참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었다"며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고 정부의 노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과학기술계에서 홍콩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과학도들도 이번 행사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한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용진 씨는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이러한 행사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각국 젊은 과학자들에게 홍콩의 과학기술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의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 행보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디 웡 홍콩투자청 I&T 책임자는 “최근 1년간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 과학기술 벤처기업 30곳에 40억달러(약 5조2168억원)를 투자했다”며 “얖으로 I&T 분야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재육성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리 행정장관은 “홍콩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인재를 육성, 유치, 유지하며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50여명의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들이 홍콩에서 교수와 연구자로 자리를 잡았으며 앞으로 수 십명을 더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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