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웹브라우저는 '배터리'를 덜먹어야 한다?!

좋은 브라우저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용자마다 다양한 평가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볍고 빠른' 웹 브라우저에 대한 갈망은 모두 비슷하다. 가볍고 빠른 웹 브라우저의 기본은 사용할 때 많은 자원을 잡아먹지 말아야 한다. 데스크톱PC 환경에서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할 경우 단순히 '느리다'라는 결과를 낳지만, 노트북과 같은 환경에서는 느릴 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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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크롬 경우, 출격 초기에 가볍고 빠른 웹 브라우저로 인기를 얻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나 애플 사파리와 견줘 차별화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한 사용자환경(UI)도 이러한 가볍고 빠른 웹 브라우저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크롬을 웹 브라우저의 왕좌에 앉히는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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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은 것일까. 크롬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점점 무거워졌다. 웹 브라우저가 무겁다는 의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속도 문제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모 이슈도 발생시킨다. 처음에는 구글 웹 브라우저의 가벼움에 뒤려 밀렸던 MS와 애플이 최근에는 크롬의 '전력 소비'를 공격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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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이 공개한 맥 OS 빅서의 핵심은 배터리 소모량을 줄인 것이다. 애플은 빅서에서 개선된 사파리를 사용하면 구글 크롬을 사용하는 것보다 맥북 배터리를 3시간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영상을 재생할 때 사파리로 돌리는 것이 크롬이나 모질라 파이어폭스 대비 3시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웹 사이트 검색에서도 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신했다. 애플은 사파리로 웹 서핑 시 맥북 배터리 사용 시간이 크롬보다 1시간 더 연장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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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도 IE에서 벗어나 엣지로 웹 브라우저 시장 탈환에 나서면서 크롬의 배터리 소모 문제를 지속적으로 걸고넘어졌다. 2017년 MS 윈도 10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을 당시 새로 탑재한 엣지가 크롬보다 배터리를 훨씬 덜 쓴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비교 대상은 크롬 5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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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당시 "플래시를 대체하는 HTML5 콘텐츠를 장려하고 아이프레임 효율 향상, 히트 테스트 최적화 등 MS 엣지 개선을 통해 전력 소비량을 크롬의 31%, 파이어폭스(32비트 버전 52)보다 44% 줄였다"고 발표했다. 서피스북PC로 동영상 스트리밍을 무한 재생한 결과 MS엣지는 12시간 31분, 크롬은 9시간 17분 재생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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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엣지를 크로미움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전력 소모량 비교 대상을 '기존 자사 제품(MS 엣지)'로 바꿔 실험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구글 크롬보다 전력 소모량이 뛰어나다고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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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인 만큼 후발주자들의 공세는 당연하다. 그러나 구글도 크롬이 잡아먹는 전기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최근 구글은 올가을에 나올 새로운 버전의 웹 브라우저 '크롬 86'에서 배터리 소모 문제를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애플과 MS의 공격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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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윈도 관련 최신 정보와 팁을 전달하는 웹사이트 더윈도즈클럽은 구글 크롬이 배경 탭이 잡아먹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등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는 크롬 이용 시 여러 개의 탭창을 열어 두는데, 실제 사용하지 않은 배경 탭이 잡아먹는 자원을 최소화한 것이다. 탭이 뒤(배경)에 있을 때, 자바스크립트 타이머와 각종 추적기를 종료하는 방식으로 전력 소모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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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윈도즈클럽에 따르면, 크롬86에서 총 36개의 배경 탭과 1개의 빈 전경 탭을 열었을 때 기존 크롬보다 배터리를 2시간 더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롬에 36개 배경 탭을 열어두는 일이 많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 배터리 소모 문제를 해결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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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또한 8월부터 PC 자원을 소모하는 광고를 차단하는 기능을 크롬에 탑재하기로 했다. 악성 광고로 인한 CPU와 네트워크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면 배터리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