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나는 꿈의 무인기 한발짝 성큼...국산 무인기 이틀동안 날았다

항우연 태양광무인기 EAV- 3, 53시간 연속 최장시간 비행 성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EAV- 3)가 하늘을 날고 있다. EAV- 3는 53시간 연속비행에 성공하며 장기간 비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내 태양광 무인기가 53시간 연속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종전기록을 20시간 넘게 뛰어넘으며 이틀 연속 낮에는 태양에너지로 충전하고 밤에는 이를 활용해 나는 데 성공하며 장기 비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EAV- 3)가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53시간 연속비행에 성공했다고 이달 26일 밝혔다.

EAV- 3는 고도 12 km 이상 성층권에서 태양 에너지를 받아 별도의 에너지 충전 없이 스스로 동력을 생산해 오랜 시간 나는 소형 비행기다. 날개 위 태양전지판으로 충전을 하며 밤에는 낮에 충전된 전력으로 비행한다.

EAV- 3의 날개 길이는 20m, 동체 길이는 9m다. 기체 구조 무게는 21 kg , 배터리는 22 kg 이다. 여기에 23 kg 를 추가로 싣고 날 수 있다. 순항 속도는 시속 27 km 로 최고 속도는 시속 43 km 까지 낼 수 있다. 성층권에서 수 개월간 머무르며 실시간으로 재해나 불법어로감시, 통신 중계, 미세먼지나 기상 관측 등 인공위성을 보완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비행에서 EAV- 3는 이달 16일 오전 5시 36분 고흥항공센터에서 이륙했다. 이후 고도 12~18 km 사이 성층권에서 16시간을 비행하는 등 53시간 5분을 비행하고 18일 오전 10시 41분에 고흥항공센터에 다시 착륙했다. 50 km 거리에서 실시간으로 고화질( HD ) 영상을 받을 수 있도록 통신 성능을 높여 관측 화면을 보며 직접 조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EAV- 3는 이번 비행에서 이틀 이상을 나는 데 성공하며 더 오랜 기간 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융교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18일 내린 것은 11시 군 훈련 때문에 공역을 비워줘야 했기 때문”이라며 “이틀 연속 낮과 밤 충전과 방전을 반복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날씨만 도와주면 계속 비행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AV- 3가 53시간 비행을 마치고 고흥항공센터에 착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AV- 3 이전 국내 태양광 무인기 최장 비행기록은 한국항공대의 태양광 무인항공기( KAU-SPUAV )가 올해 6월 세운 32시간 19분 연속비행이다. 태양광 무인기 세계 최장기록은 2018년 에어버스의 제퍼가 기록한 26일 연속 비행이다. 제퍼는 미국 배터리 개발사 엠프리우스의 고성능 배터리를 독점 공급받아 이 기록을 세웠다. EAV- 3도 엠프리우스 배터리를 썼으나 성능은 제퍼에 비해 떨어지는 배터리가 장착됐다.

항우연은 이번 비행시험 결과를 국내 산업체와 공유해 고고도용 고성능 배터리 국산화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고고도용 배터리는 대기권의 20분의 1 정도로 낮은 성층권의 압력을 견뎌야 한다. 낮은 압력에서는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성능이 떨어지고 심지어 터질 가능성도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성층권을 오가는 과정에서 부푸는 것을 반복해 수명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며 “포장하는 기술로 이를 얼마나 잡아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고성능 배터리 팩 및 태양전지를 활용해 EAV- 3가 성층권에서 수일~수개월간 장기체공하며 지상 관측, 대기자료 획득, 실시간 영상 전송, 통신 중계, 기상 관측 등 다양한 임무 수행 시험을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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