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서 역사책까지…과학 대중화 `오작교`로 나선 교사들

올해의 과학교사상 40명 선정

미국 교육모델 벤치마킹부터
각종 발명대회서 동아리 성과
소외계층 과학지식 전파 앞장

6일 세종문화회관서 시상식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갈 미래 과학자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대표 교사 40인이 선정됐다.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넣는 것은 기본이고 강연과 과학 교양서 집필, 천문학과 시(詩)를 결합한 이색 북콘서트 등으로 제자들과 만나고, 미국 고등학교에서 수년간 파견근무를 거쳐 개발한 과학 수업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열과 성을 다해 우리나라 초·중·고교 과학 교육을 이끄는 우수 과학교사들이 바로 이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전국 초·중·고교에서 과학 교육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공헌한 교사 40명을 선정해 '2019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시상한다고 5일 밝혔다. 과학교사상은 과학 교육 내실화에 기여한 교사와 교외 활동·과학 강연, 저술, 봉사활동 등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교사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초·중·고교 교사 중 과학교육 분야 36명, 과학문화 분야 4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교사상 선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은 "올해 과학교사상을 심사하면서 수상자들의 탁월한 업적과 열정에 감탄했다"며 "다가올 미래 세대의 주역인 인재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수상하신 선생님들께서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선생님들의 지혜와 열정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이끌 창의 융합형 인재들이 더 크게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문화 부문 수상자인 김환철 서울공항초 교사는 천문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교양 도서 발간과 특강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천문학적 지식이 담긴 시들을 엮은 시집 '별빛이 가득한 뜨락에서'와 은하와 성운 그림을 넣은 장편 동화집 '어쩌다 골목대장' 출간 등이 그것이다. 또 '천문'과 '인문'을 섞은 키워드로 북콘서트 강연을 열어 천문학 대중화에 앞장서는 한편 방송 출연, 어린이 신문 과학칼럼 연재도 꾸준히 이어간 점이 심사위원들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교사는 "전국 모든 학교를 순회하면서 천문 강의를 하는 게 5년 내에 이루고 싶은 꿈"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대중에게 과학의 참맛을 전하는 '오작교'이자 '산타클로스' 같은 선생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과학문화 부문 수상자인 원정현 서울시 국립전통예술고 교사는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과학서를 여러 권 집필하면서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물리·화학·생물·우주로 이어지는 '세상을 바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원 교사는 "내가 공부한 과학사(史)라는 학문을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과학적 개념과 과학사를 연결하는 책을 쓰게 됐다"며 "책을 쓰는 기간은 길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결과가 이렇게 좋은 상으로 돌아와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책을 많이 써 과학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과학 교육 부문 수상자인 임길선 부산일과학고 교사는 '항상 연구하며 실천하는 과학교사로 살겠다'는 사명감에 자체 수업 모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고등학교에서 3년간 파견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STEAM Project'라는 새로운 수업 모델을 만들었다. 한국과학교육학회 동아시아과학교육 국제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한 이 모델은 분야별 벽을 없애고 융합적 사고력을 키워 실생활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전인격적 교육법이다. 임 교사는 "부산의 낙후된 지역 중학교를 3년째 매주 한 번씩 방문하면서 수학과 과학, 창의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훌륭한 인성을 지닌 젊은 과학자 양성을 위해 융합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대표 과학교사로 선정된 교사 중 다수는 스스로 수업 연구과제를 개발하고 발명 동아리를 운영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적극적인 발명 프로그램과 대외활동을 통해 성과를 낸 교사도 많았다. 2012년 과학 중점학교에 부임한 임종우 경기 초당고 교사는 비교과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컴퓨터 발명, 표준특허, 신지식재산권 개념을 재구성해 융합형 과학 교육을 선보였다.

정영도 인천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 교사는 방과 후 실험 교실 운영, 과학 콘텐츠 경진대회 대상(장관상) 4회 수상 등이 주목을 받았다. 2017년부터 진행한 미추홀구 혁신지구 동아리가 올해 우수 과학 동아리로 선정됨으로써 중국 룽청시 실험학교와 교류 행사를 열기도 했다.

과학 문화를 접하기 힘든 소외계층을 찾아가 과학 지식을 알리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세계 전남 영산포초 교사와 최태형 전남 용면초 교사, 유현규 강원 황지초 교사 등은 농촌 등 소외지역 학생들을 방문해 각종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과학 공연 등을 선보여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사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과학교사상은 2003년 시작돼 올해로 17회째를 맞았다. 수상자에게는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 두산연강재단 후원으로 외국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소속 학교에는 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한다. 시상식은 6일 오전 10시 5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된다.



■ 주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주관 : 한국과학창의재단· 매일경제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