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떠다니는’ 연료보급소…우주쓰레기 대란 막을까

 
글쓴이 : 포이에마 날짜 : 2020-03-08 (일) 23:58 조회 : 527 추천 : 4  

MEV-1 위성이 연료 재보급을 위해 도킹하기 직전인 20m 거리에서 찍은 인텔샛901 위성(사진 오른쪽 부분). 우주 쓰레기 등 지구 주변에서 회전 중인 물체의 분포를 표현한 모식도. 노스롭 그루먼사·NASA 제공

크고 파란 지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고도 약 400㎞에서 우주인 두 명이 허블망원경 수리에 여념이 없다. 베테랑 비행사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와 공학기술자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은 두꺼운 우주복 장갑을 낀 채 예민한 전자장비를 다루느라 진땀을 흘린다. 놓쳐버린 부품을 제때 잡지 못하면 저 멀리 날아가기 일쑤이고, 무중력에 적응하지 못한 배 속은 울렁거린다.

그런데 수리가 끝나갈 즈음 예기치 못한 인공위성 폭발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파편, 즉 ‘우주 쓰레기(Space debris)’가 이들을 향해 다량으로 날아들면서 적막하던 우주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201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의 도입부다.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지긴 했지만 우주 쓰레기는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스푸트니크 1호 위성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길이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만 추려도 지구 궤도에 3만4000개가 떠다닌다. 로켓 분리로 생긴 파편과 우주 비행사가 놓친 공구 등 인간이 만든 우주 물체에서 떨어져 나간 조각이 지구 중력에 붙잡혀 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구 주변에서 작동하는 인공위성이 2200개인데, 이들 대부분이 언젠가는 우주 쓰레기가 될 운명에 있다.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건 엄청난 속도 때문이다. 지구 저궤도를 기준으로 보면 대개 초속 7~8㎞ 내외로 도는데, 고성능 자동소총이 내뿜는 총탄 속도의 8배쯤 된다. 우주 유영을 하는 사람은 물론 우주선과 인공위성 모두에 엄청난 위협이다. 실제로 2009년 미국 민간 통신위성과 버려진 러시아 군사위성이 충돌해 두 위성 모두 대파됐다. 2011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승무원들이 우주 쓰레기의 접근 때문에 탈출용 우주선으로 대피했다. 지난해 9월에는 유럽우주국(ESA) 지구관측위성이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쏜 소형 인공위성과 부딪칠 수도 있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긴급 회피 기동을 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우주 쓰레기 감시 체계를 추진 중이고, 유럽 과학계에선 우주 쓰레기에 그물을 쏴 포획하는 수거용 인공위성까지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우주 쓰레기의 수가 많고 크기도 다양해 뾰족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소할 특이한 시도가 최근 성공했다는 소식이 과학계와 우주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 항공우주기업이 만든 위성

쓰레기 될 위기의 위성과 도킹

연료 주입해 수명 5년이나 늘려


핵심은 연료를 재보급해 인공위성의 수명을 늘려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기업 노스럽 그러먼이 만든 위성인 ‘MEV-1’이 미국 상업용 통신위성인 ‘인텔샛901’에 지난달 25일 접근해 연료를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 발사된 인텔샛901은 지금도 탑재된 전자기기가 멀쩡히 작동한다. 하지만 연료가 모자라 수개월 뒤 폐기될 운명이었는데 이번 연료 재보급을 통해 예외적으로 생명을 연장한 것이다. 이는 인텔샛901뿐만 아니라 모든 인공위성들이 겪는 문제다. 새 자동차를 구입한 뒤 연료가 바닥났다고 폐차해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 우주에선 항상 일어난다.

이런 일이 왜 벌어져왔을까. 재보급에는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이 서로 접촉해 연료 주입관을 연결하는 ‘도킹’이라는 작업이 필요한데, 기술적인 난도가 높다. 도킹은 1960년대부터 실행됐지만 우주 물체는 워낙 빠르게 지구 주변을 회전하는 탓에 지금도 까다로운 시도다.

낮은 경제성 문제도 있었다. 이에 연료를 재보급하기 위한 인공위성을 별도로 쏘고 통제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변수를 고려하면 차라리 새 위성을 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이어져왔다.

이번 연료 재보급은 이런 한계들을 극복하면서 성공했다. MEV-1은 신형 전기 추진기를 통해 인텔샛901에 도킹하기 일주일 전 수㎞ 안쪽으로 접근한 뒤 천천히 간격을 좁혀 연료 재보급에 성공했다. 아주 세밀하며 신중한 방법으로 도킹에 공을 들인 것이다. 노스럽 그러먼 측은 “서로 따로 설계된 상업용 인공위성이 도킹에 성공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도킹 난도·낮은 경제성 극복

우주쓰레기 고민 해결은 물론

인공위성 AS시대 열 가능성도


게다가 이번 도킹은 가격이 비싼 정지궤도 위성을 대상으로 시행해 상업성을 확보했다. 개발에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정지궤도 위성에는 수천억원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다. 연료를 재보급해서라도 최대한 오래 쓰는 게 새로 쏘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다. 인텔샛901을 만든 세계 최대 인공위성 운영기업 인텔샛의 스티븐 스펜글러 최고경영자(CEO)는 정확한 연료 재보급 비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우리를 위해 경제적인 작업이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연료 재보급으로 늘어나는 인텔샛901의 수명은 5년이다. MEV-1은 이 기간이 지난 뒤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할 위험이 없는 더 높은 고도로 인텔샛901을 밀어낸다. 노스럽 그러먼은 MEV-1이 15년간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인텔샛 위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말에는 ‘MEV-2’ 위성도 발사한다. 노스럽 그러먼은 앞으로 기술적인 경험이 쌓이면 지구 저궤도에 버려진 위성을 끌어내 버리는 시도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허블망원경 같은 우주 비행체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직접 나가 수리했다”며 “MEV-1은 연료 재보급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에 기계가 나서 인공위성을 유지·보수하는 기반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진리는 나의 빛
Veritas Lux Mea

로이스케 2020-03-09 (월) 00:07
있는 쓰레기 제거보단 발생할 쓰레기라도 줄이자는거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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