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도좌파로 정권 교체…첫 ‘비 영국계’ 총리
등록 :2022-05-22 08:55수정 :2022-05-22 09:38
오스트레일리아에서 9년 만에 보수에서 중도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앵글로-켈틱계가 아닌 인사가 총리에 오르게 됐다.
21일 치러진 총선에서 주요 야당인 노동당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집권 보수연합인 자유-국민당 연합에 승리했다. 이날 밤 늦게 노동당은 하원에서 72석을 확보했고, 자유-국민 연합은 55석에 그치고 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추계했다.
노동당이 과반인 76석을 넘겨서, 단독으로 집권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녹색당이나 무소속 의원들과 연정을 꾸려야 한다. 녹색당 등은 최대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후변화 대책을 강조한 녹색당 등을 비롯한 무소속 후보에 대한 득표율이 크게 늘었다.
자유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날 밤 11시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고, 당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오는 24일 도쿄에서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총리가 결정돼야 한다며, 자신의 패배를 조기 승인했다. 그는 “오늘 국민들이 주요 정당들에 가장 낮은 지지를 보내는 투표를 해서, 정치에 큰 혼란을 있음을 우리는 지켜봤다”며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변동에 대해 알고 있고, 우리나라가 치유를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총리에 취임할 노동당의 앤서니 알바니즈(59) 대표는 승리 수락 연설에서 국민을 통합하고 사회서비스 투자를 늘리고, 기후전쟁을 끝내겠다며 강화된 기후변화 대책을 약속했다. 그는 “나의 노동당 팀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민 통합을 위해 매일 일할 것이고 가치있는 정부를 이끌 것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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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끈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에 대한 더많은 재정지원과 확장된 사회복지를 공약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택가격이 폭등해, 서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였다.
노동당은 최저임금 인상, 오는 2030년까지 43%의 온실가스 방출 감축에 이어 2050년에 온실가스 방출 제로라는 기후대책과 관련한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노동당은 솔로몬 제도에서 중국의 군사력 주둔 시도에 대응해 남태평양 도서 국가 등 주변 국가들의 군을 훈련시키는 태평양방위학교를 개설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알바니즈는 승리 연설 뒤 언론과 회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태평양 지역의 대중국 동맹인 오커스방위동맹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재차 밝혀, 전임 정부에 이어 적극적인 대중 대책을 표방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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