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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4 공시지원금, 왜 50만원에서 더 안 오를까
수정 2024-03-06 09:16 등록 2024-03-06 08:00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선택약정할인 한도 속에서 벌어진 공시지원금 경쟁
지난 1월26일 갤럭시S24 개통 첫날 20만원선(이하 사업자별로 월 12만~13만원짜리 최고 요금제 가입 기준)으로 출발해 2월6일에는 50만원대로 열흘 만에 2.5배로 뛰었던 이 스마트폰에 대한 이동통신 3사 공시지원금(보조금)이 이후에는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공시지원금은 매주 화·금요일마다 조정할 수 있는데, 2월6일 뒤에는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정부의 단말기 유통법 폐지 추진 발표로 촉발돼,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의 잇단 단말기 공시지원금 경쟁 압박성 발언, 이동통신 3사의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인상 경쟁 및 인상 폭 사후 보상 검토 발언 등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려놓은 뒤 발을 싹 빼버리는 듯한 모습이다.
공시 지원금 경쟁, 50만원에 멈췄다
5일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동통신 3사간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가 2월6일로 멈췄다. 이후 지금까지 7차례나 재공시 기회가 있었으나 조정되지 않았다. 이동통신 3사 모두 똑같은 행보다. 이와 관련한 한겨레 질문에 이동통신사 3사 관계자는 모두 “앞으로 어찌 될지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사실 이동통신 3사 쪽에선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를 더 이어갈 이유가 없다.
이동통신 3사는 초기 열흘 사이 두 번의 레이스를 통해 갤럭시S24 공시지원금을 2.5배로 높이는 모습을 통해, 정부가 공시지원금 경쟁 압박을 이어갈 명분을 빼앗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출시 이후 28일 만에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최단기간 신기록’이라고 강조한다. 정부 역시 단말기 유통법 폐지 추진 발표와 잇단 공시지원금 경쟁 압박 발언을 통해 ‘민생’에 앞장섰다는 성과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압박이 통신사에 먹혔다고 정부는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는 뭘 얻었을까. 갤럭시S24 출시 초기 열흘 사이, 이동통신 3사 레이스를 통해 이 스마트폰에 태워지는 공시지원금이 20만원선에서 50만원선으로 큰 폭으로 높아졌을 때, 소비자 쪽에서는 이 레이스가 70만원선까지는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었다. 소비자가 공시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72만원(12만원(최고 요금제 월 정액요금)x0.25(선택약정할인율 25%)x24개월(약정기간))이라는 점을 잣대로 삼았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의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가 50만원선에서 멈추며 이 예상은 빗나갔다. 다음 질문은 이렇다. ‘이동통신 3사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는 왜 50만원선에서 멈췄을까?’
끝이 정해진 경쟁…당신은 호구?
이 질문에 답을 찾아보니 철두철미한 손익계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3일 기준, 이 이동통신사의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최고액은 50만원이다. 월 11만5천원짜리와 13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이만큼 준다. 두 요금제 가입자가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을 때 24개월에 걸쳐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혜택은 각각 69만원과 72만원이지만, 공시지원금은 50만원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운데 월 정액요금이 가장 낮은 게 8만5천원짜리인데, 전에도 이번에도 최신 단말기는 이 요금제 가입자가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기준으로 공시지원금 상한선을 정한다”
고 귀띔했다. 월 8만5천원짜리 요금제를 기준으로 가입자가 단말기를 갤럭시S24로 바꾸며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은 51만원(8만5천원(월 정액요금)x0.25(선택약정할인율 25%)x24개월(약정기간))이다.
갤럭시S24 소비자가 최고 요금제(월 13만원) 기준으로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72만원이라는 점을 잣대로 이동통신 3사의 갤럭시S24 공시지원금 레이스가 이 금액 가까이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과 통신사들의 내부 기준이 서로 맞지 않았던 셈이다. 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쪽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쟁 사업자들도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공시지원금이 선택약정할인 혜택보다 높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그런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별 공시지원금 평균이 선택약정할인 혜택 평균을 웃돌면, 현재 25%로 돼 있는 선택약정할인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 있어서란다. 선택약정할인율은 2014년 제도 도입 당시 12%로 출발해, 2015년 4월 20%로 올랐고, 2017년 9월 다시 25%로 높아졌다.
소비자 쪽에서 보면, 갤럭시S24 출시 초기 이동통신 3사의 떠들썩한 공시지원금 레이스는 애초에 ’한계선’이 뚜렷했다고 볼 수 있다. 선택약정할인 혜택 아래서 벌어진 공시지원금 레이스였으니, 소비자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부러 출발선을 낮게 잡은 뒤 레이스를 통해 큰 폭으로 높인 것처럼 생색을 내려 했다는 의구심을 가질 법하다. 공시지원금 레이스에 들떠 단말기를 갤럭시S24로 교체했다면, 당신은 통신사의 ‘호구’일 수 있다.
김재섭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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