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써도 LGU+ 가입자는 계속 늘어난다

화웨이 보안 논란 이후에도 3개월 연속 순증
"5G의 성패는 화웨이가 아니라 '콘텐츠'가 결정"
미디어 서비스·VR 등 5G 서비스 경쟁 가속


SK텔레콤 감소세, KT 현상 유지, LG유플러스 도약. 최근 이동통신시장의 가입자 이동 패턴은 이렇게 요약된다. 5G시대와 화웨이라는 변수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내년 5G가 본격 상용화되면 각 사의 콘텐츠 경쟁력에 따른 진검승부가 펼쳐지면서 시장 판도는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LG유플러스가 지난 3개월간 월 3000명 이상의 가입자 순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3494명, 8월 5036명, 9월 3592명 늘었다. KT는 같은 기간 2000명 안팎의 증가에 그쳤다. SK텔레콤 은 매월 5000명 이상 순감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 의사를 밝히면서 세간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4G 때처럼) 화웨이 장비를 쓰게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네티즌을 중심으로 'LG유플러스 보이콧'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여론이 가입자 이동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그만큼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측은 꾸준한 가입자 증가세를 두고 '서비스 혁신의 성과'로 본다. 속도·용량 제한 없는 진짜 무제한 요금제 출시, 야구·골프 전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출시 등이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 장비 도입에 주저하는 틈을 탄 LG유플러스의 '차별화' 전략이 5G 시대에도 빛을 발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4G LTE 망 구축 때 화웨이 장비를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전국 망을 재빨리 깔 수 있었다. 5G 시대에도 저렴하고 더 빠른 물량 공급이 가능한 화웨이 장비를 통해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며 가입자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를 계기로 만년 3위에서 벗어나 1위 이통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기술 수준·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완성도가 떨어지는 국산 장비 사용을 고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은 떨어지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 후생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확실한 보안 논란, 정치적 논란과 무관하게 오직 5G의 기술적 가치와 소비자 혜택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G 시대의 성패는 결국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에 달렸다는 분석도 많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통 3사는 미디어 서비스·가상현실(VR)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Oksusu) 가입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골프·야구 등 스포츠 콘텐츠로 이용자를 그러모으고 있다. 동영상 소비 습관은 향후 5G로 전환되면 고화질·고용량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가입자당매출(ARPU)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

KT는 VR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T는 지난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아메리카 2018'에서 오락실 게임 '메탈슬러그'를 VR 버전으로 제작한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앞서 KT는 드래곤플라이와 협업해 1인칭슈팅게임(FPS) '스페셜포스'도 VR 버전으로 만든 바 있다. 0.1초의 지연·오차도 없어야 하는 실시간 슈팅 게임은 5G의 초저지연·초고속 특징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장르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