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쟁사 OS 탑재 방해한 혐의 받는 구글, 올해 안에 제재”
박상영·노정연 기자 [email protected]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8일 취임 1년을 맞이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책소통간담회에서 “OS 시장을 장악한 사업자가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국내 OS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구글 코리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 모바일 앱마켓 점유율은 구글 63.4%, 애플 24.4%이다. 국내 앱마켓은 11%대에 불과하다.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삼성전자·LG젅 등 모바일기기 제조사들이 자사 OS인 안드로이드가 아닌 경쟁사 OS를 탑재하는 것을 막고 있었는지 여부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 맺은 반파편화조약(AFA)을 통해 경쟁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FA는 안드로이드 알고리즘을 활용해 새로운 OS를 개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지난 2018년 유럽연합(EU) 경쟁당국도 이같은 혐의를 포함해 구글에 반독점 규정 위반으로 43억4000만유로(약 6조7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경쟁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견제하기 위해 앱 사업자에게 자사 OS에만 독점 출시하도록 강요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이동통신사 3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국산 앱 마켓인 원스토어에 출시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원스토어의 결제 수수료는 20%로 구글스토어(30%)보다 저렴하다.
최근 불거진 ‘인앱(In-app·앱 내)’ 결제 논란도 공정위는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구글은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인앱 결제 시스템을 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게임 앱에만 인앱 결제를 의무 적용해왔는데 이를 음원·동영상·웹툰 등 다른 분야의 앱에까지 확대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앱 통행세’를 걷는 것으로 판단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달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 판단해달라”며 신고서를 낸 상태다. 수수료가 높아질 경우 소비자들의 결제액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20% 받는 우버는 회사가 서비스 개발·드라이버 모집을 비롯한 마케팅을 하는데 구글이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면서 30%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웬만한 플랫폼들이 자사의 ‘페이’를 가지고 있지만 자기들 페이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곳은 없다”며 “구글이 업체들에게 자사 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퇴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 규제가 효과를 발휘할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막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이달 입법 예고하고, 내년 상반기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조 위원장은 “신산업 혁신 유인이 위축되지 않게 시장 수용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제재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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