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쳤지만… 임성재, 페덱스컵 랭킹 1위 ‘점프’

파머 인비테이셔널 단독 3위 / 최종라운드 한때 공동선두 나서 / 올 시즌 상금랭킹도 2위 올라서 / 2주 연속 선전 새 강자 자리매김 / 해턴, 손목 부상 딛고 PGA 첫승

임성재가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에서 열린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올랜도=AFP연합뉴스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파72·745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아주 단단하고 속도가 빠른 그린에 강풍까지 몰아치면서 선수들은 버디는커녕 파세이브도 애를 먹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버디를 2개 잡았지만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내며 전날보다 4타를 잃어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5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종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4명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번 대회 코스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보여준다.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서 PGA 투어 생애 첫승을 일군 ‘아시아 국적 최초 신인왕’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이 네 명 중 하나였다. 임성재는 한때 공동선두를 이루며 뜨거운 우승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단독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연이은 선전으로 투어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를 기록해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우승한 티럴 해턴(잉글랜드)에게 2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 성적으로 페덱스컵 랭킹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1403점)를 밀어내고 1위(1458점)로 올라섰다. 대회마다 순위를 점수로 환산하는 페덱스컵 랭킹은 가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선수를 선정하는 기준이 된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신인 중 유일하게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하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임성재는 또 시즌 상금 386만2168달러(약 46억1300만원)로 토머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도 지난주 25위에서 두 단계 오른 23위에 자리했다. 임성재는 대회 뒤 “지난주 우승 뒤 이번 주에도 우승경쟁을 했으니 나 자신에게 95점을 줘도 되겠다”며 “오늘 후반에 몇 개 홀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기를 잘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3타차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는 3번 홀(파4)에서 4m가 넘는 퍼트를 떨어뜨려 버디를 잡았고 10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며 안정된 경기를 펼쳤지만 11번 홀(파4)에서 첫 보기가 나왔다. 3타차 선두를 달리던 해턴이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고 임성재는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해턴과 공동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임성재는 13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2타를 잃었고 15번 홀(파4)에서도 1.2m 파퍼트를 놓쳐 우승경쟁의 동력을 상실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4승을 올린 해턴은 PGA 투어 60경기 출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손목 수술을 받고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 컸다.

최현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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