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째였던 98년에 처음으로 플옵에 진출한 가넷은 마버리와 함께 게리 페이튼과 데니스 슈렘프가 있던 시애틀을 만남. 스코어 3:2. 2:1로 시작했던 시리즈를 역전당해 1라운드에서 떨어짐.
이듬해인 99년은 스퍼스와 만났고 3:1로 떨어짐. 그런데 패자였던 가넷이 조명받았는데, 경기 내내 던컨과 로빈슨 상대로 선전했고, 특히 던컨과의 공방 기록이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은 것. 이게 둘의 라이벌리의 실질적인 시발점이었음.
이듬해에도 또 플옵에 오른 미네소타는 포틀랜드를 만났는데, 가넷은 이때 포틀랜드를 상대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트리플더블을 기록함. 시리즈 기록 자체가 평균 18득점 8어시 10리바였음.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가넷은 컨퍼런스 수위 팀과 붙음. 그러니까 플옵에 가긴 가는데 매번 1번 아니면 2번 시드랑 만나니 이길 수가 없던 것.
01년 플옵도 마찬가지. 또 스퍼스를 만났고 또 떨어짐. 던컨과의 공방은 99년과 마찬가지로 쌍벽. 한경씩 주거니 받거니 하고 서로 할 거 하면서 경기가 진행되었음. 가넷은 이때까지만 해도 스몰포워드-정확히는 3,-4의 트위너-였는데 신장 차 때문에 매치업은 빅맨과 붙었음. 미네소타는 조 스미스, 라쇼 네스트로비치를 보유하던 시기 내내 빅 라인업을 시도했고, 그래서 가넷은 3,4번을 오락가락했음.
02년 플옵에선 댈러스와 만나는데, 이게 노비와 첫 플옵 대면이었음. 결과는 노비의 완승. 스트레치4에 극강이라는 이미지의 가넷이지만, 이 당시엔 퍼러미터로 나가서 헷지, 리커버리를 하는 수비 방식을 쓰지 않았음. 지역 방어를 쓰던 플립 썬더스는 가넷을 에어리어의 아크에 주로 두면서 2선 저지와 1선으로의 헬핑 역할로 사용하면서 팀 디펜스의 유기적인 호흡에 치중했었음. 때문에 7풋이나 되는 슈터가 3점 라인 안팎을 오가며 점퍼를 날려대는 문제에 전혀 대응하질 못함. 지역방어가 본래 미드레인지 점퍼에 취약한데 댈러스는 이런 슈터가 3명이나 있었음. 결국 이 시리즈에서 노비는 평균 33점을 기록함. 그렇게 5번째 1라운드 탈락이 결정됨.
03년. 드디어 미네소타가 4번 시드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상위 시드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잡음. 근데 상대가 레이커스였음. 어찌된 일인고 하니, 오닐이 발가락 부상으로 20경기 정도 못 나오면서 레이커스 순위가 미끄러졌다가 한창 기어올라와서 5번을 받은 것. 이 시리즈 가넷은 평균 27득점, 14리바, 5어시를 기록했고, 가장 중요했던 5차전에서 코비에게 탈탈 털리면서 결국 6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남. 02년에 천시 빌런스, 03년에 트로이 허드슨을 발견해내지만 하나는 안잡아서 문제가 되었고, 다른 하는 이후 인져리프론이 되버림. 만약 이때 1라운드를 통과했다면 가넷은 던컨의 스퍼스와 만났었음.
04년. 이 시즌은 가넷이 월트 체임벌린을 소환시킨 해로 월간 최고의 선수에 첫달을 제외하고 내내 선정됨.(이번 시즌 쿰보가 그러던 중이었음.) 그리고 드디어 1번 시드로 플옵에 진출해서 당시 카멜로 앤써니가 있던 덴버를 부수고 1라운드를 통과하고, 세미 파이널에서 웨버의 킹스와 만남.
7차전까지 간 이 시리즈에서 가넷은 생애 최고의 활약으로 컨파 진출을 이뤄내는데, 마지막 순간은 웨버의 미드레인지 점퍼가 골대를 튕겨나오면서 끝났었음. 이 때 웨버는 자리에 주저않았고, 가넷은 뛰어나오는 선수들과 감격의 승리를 맛봄. 아마 이때까지 인생에서 가장 환상적이었던 순간이었을 시간.
원래?대로라면 스퍼스와 컨파에서 만났어야 했지만, 클러치 샷을 쳐맞고 다음 경기까지 내준 스퍼스는 레이커스에게 떨궈짐. 그래서 컨파는 미네와 레이커스가 다시 만남. 영화같은 스토리에선 다 깨부수고 우승이어야 하지만, 샘 카셀이 빠지고, 칼 말론의 존재와 미친 코비, 인사이드에서 오닐을 상대할 전력이 없는 미네소타는 여기서 시즌이 끝남.
그리고 귀신같이 이후 3년을 내리 플옵도 못감. 구단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가 만약 텍스트북을 만든다면 이 때의 미네소타는 교범이라 할 만함. 암튼 우여곡절 끝에 안가겠다던 보스턴에 가서 피어스와 앨런과 합류한 가넷은 이 시즌 길버트 아레나스가 이끈 워싱턴에게만 1승 3패로 전적을 내줬을 뿐 모든 클럽 대상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리그 전체 1위로 플옵에 진출함. 그리고 생애 가장 긴 플옵을 시작함. 전 시리즈가 7차전을 가나 싶었지만, 다행히 컨파와 파이널은 6차전에서 끝내며 드디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음. 이때도 파이널에서 던컨을 만날 수 있었지만, 스퍼스가 컨파에서 레이커스에게 지면서 무산됨. 이 우승으로 가넷은 던컨의 커리어-당시까지 우승 네번 3파엠 2시엠-를 따라갈 발판을 만드는데...
이번엔 06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이상이 있던 본인의 무릎이 아작남. 이 해에 보스턴은 론도, 토니 앨런, 데이비스, 퍼킨스가 더 성장하면서 팀의 성숙도와 뎁쓰가 좋았던 시즌. 가넷이 빠지면서 팀 수비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자 닥 리버스는 앨런, 피어스로 트윈 테러를 구상하고 화력전으로 플옵으로 치루지만 올랜도에게 7차전 끝에 패함. 이 시리즈 레이 앨런의 슈팅이 최악이었던 게 악재였고, 라샤드 루이스와 히도 터콜루를 상대할 전력이 충분하지 않던 게 패인. 만약 가넷이 있었다면 이듬해에 증명되지만 루이스는 공중분해되었을 거임.
루이스가 정말로 공중분해된 이듬해. 셀틱스는 파이널에서 아테스트의 레이커스에게 패하면서 트로피 탈환에 실패함. 왜 아테스트의 레이커스냐면... 서부 컨파가 레이커스 - 피닉스였는데, 아테스트가 활약한 경기를 레이커스가 잡으면서 피닉스를 물먹였고, 셀틱스와의 파이널도 마찬가지였음. 그리고 가솔, 오돔, 바이넘의 장신 편대가 2년 전과는 달리 가넷을 이김. 레이커스의 바이넘과 달리 가넷의 인사이드 파트너였던 퍼킨스는 구렸음. 그런데다 6차전 초반에 부상으로 아웃됨. 단적인 기록으로 봐도 가넷은 라샤드 루이스를 공중분해시켰지만, 본인도 성적이 저조했음. 08년 우승 때엔 그래도 플옵 퍼포먼스가 20-10은 되었는데, 이 시즌엔 15-7도 겨우겨우 해냄.
확연하게 내리막길이 시작된 가넷은 던컨보다도 기량 저하가 눈에 띄게 빨랐음. 2011년. 이번엔 반대로 카멜로 앤써니에게 두들겨 쳐맞으면서 시즌이 마무리되었고, 2012년도 시즌 시작은 요란했지만, 주력 전체가 나이와 게임 마일리지가 쌓여서 줄부상이 이어졌고, 컨텐더급의 위상도 많이 내려감.
이 사이에 멤피스의 랜돌프-마크 가솔, 오클의 듀란트-이바카, 레이커스의 가솔-바이넘을 때려부수고 제임스의 마이애미까지 격파한 노비츠키가 우승을 하자 가넷의 위상은 그를 계속 추격하던 노비에게 뒤집힘.
그런데, 여기서 가넷을 비롯한 보스턴 빅3의 클래스가 인증되는 시간이 돌아옴. 운이 따르긴 했는데, 시카고 불스가 로즈 등의 주력 부상으로 전력이 망가졌고 덕분에 이궈달라의 필라델피아와 어찌어찌하다 맞붙게 됨. 여기서 이김. 그리고 제임스의 마이애미와 만나는데, 1차전에 레이존 론도가 플옵 모드를 발휘하면서 노땅 세명의 멱살을 잡아채고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가는 끝에 아쉽게 패함. 여기서 가넷이 정신을 차림. 2차전은 피어스 앨런 모두 시망의 경기력을 보이면서 일찌감치 접혔지만 3차전부터 눈 돌아간 네 놈에 의해 마이애미가 개박살이 남. 이 시즌 특이사항이기도 한데, 레귤러에 마이애미는 보스턴을 상대로 1승 3패를 했었음. 그 1승은 피어스가 빠진 시즌 극초반인 11월 초의 경기였음. 풀전력으로 붙으면 계속 진 거. 그래서 하다하다 나중엔 마이애미 애들이 지고서 라커룸에 들어가 울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다행히 컨파에서는 사람들이 느끼는 전력 차를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안심하다 3차전부터 악몽이 다시 시작된 것. 그런데다 뭔 데칼코마니인지 서부 컨파도 스퍼스가 2-0으로 이기던 게 3차전부터 분위기가 반전되서 결국 오클라호마가 리버스 스윕하면서 파이널에 올라옴. 당연히 6차전이 시작될 때, 보스턴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닌가 기대를 하기 시작함. 6차전은 보스턴 홈경기이도 했음.
근데 경기 시작한 지 8분 만에 경기가 끝났음. 1쿼터에만 18점을 쳐부어 더블 스코어를 만든 제임스 덕분에 뭘 해보기도 전에 셀틱스의 패배가 결정되었고, 이를 악 문 제임스가 따라오는 족족 튕겨내고 벌리는 바람에 보스턴은 79 득점에 그침. 제임스 커리어의 터닝 포인트이기도 한 이 경기는 조던의 The shot으로 유명한 클블전과 등가의 가치가 있음.
7차전은 치열한 공방 끝에 3쿼터까지 양팀 동점으로 마무리됨. 이때 셀틱스는 습자지 수준의 로스터 뎁쓰 때문에 가용 전력이 부족했고, 주력의 나이가 평균 34살이라는 게 드러남. 체력의 한계가 오면서 4쿼터 원사이드 게임이 진행되었고, 그렇게 시즌이 마무리됨. 대니 에인지가 팀의 노령화를 이유로 계속 역시나 늙은 네임드들이나 수급해서 로스터를 꾸리는 개차반 짓의 결과이기도 했지만, 퍼킨스를 팔고 받아온 제프 그린이 시즌 아웃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음. 그런데 이보다 문제였던 건 퍼러미터 수비수였던 토니 앨런을 고작 돈 500만불을 안주겠다고 버린 것이었고, 웨이드를 마킹할 선수가 없던 셀틱스는 제임스-웨이드 쌍포가 터지자 노답으로 끝남.
커리어 터닝포인트였던 이 시리즈에서 이긴 제임스는 파이널에서 시원하게 오클을 밀어버리며 데뷔 처음으로 우승을 함. 던컨과 가넷의 마지막 대결 무대가 될 수 있던 장이 그렇게 꿈같이 지나감.
90년대의 4대 센터와 달리, 00년대의 4대 파포들은 상대 전적의 우위가 평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진 않았음.
크리스 웨버는 덕 노비츠키와 만나서 늘 이겼고, 던컨보다는 오닐을 대척점으로 여겨졌고, 가넷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고 상대 전적도 한번 뿐이었지만 이들의 정점에 있진 않았음. 노비도 가넷을 이기고 던컨과 가장 많이 만나 지기도 여러번 이기기도 했지만, 이 전적이 던컨 > 노비를 결정하진 않았음. 사실 03년 스퍼스의 우승은 돈 넬슨의 실수와 스티브 커를 결국 마지못해 기용해 본 포포비치의 선택이 빚은 최종 결과였고, 노비는 8년은 더 일찍 우승할 수 있었음. 실상 07년에 택배 mvp를 받은 일이 노비츠키 평가의 주요 기준이었고, 11년 우승 전까지 당대 최강의 투웨이 플레이어였던 던컨, 가넷에 가려져 있었음.
이 이상한 관계를 정리하려고 반지의 숫자와 기여도를 두고 갑론을박한 끝에 결국 던컨 >> 노비 >= 가넷이라는 도식이 만들어졌지만, 실상 가넷은 전성기에 둘과 붙어본 적은 없음. 던컨과는 그럴 기회가 몇 있었지만 다 무산되었고, 노비와는 그럴 기회도 없었음.
결국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을거고, 그 시대를 본 사람들이 누울 때 쯤엔 디테일은 날아가고 이미지만 남아 더 도식화된 관계만 남을 테지만, 이런 서열놀이보다는 선수 기량에 걸맞는 커리어를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큼. 노비, 던컨, 웨버 그리고 노비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기 전의 라시드 월레스는 모두 팀이 선수에 맞는 능력을 보여줬었음. 가넷이 나중에 10여년 가까이 우승에 실패하던 제임스에게 우승을 쫒으라고 한 건 이런 제 인생을 반복하는 후회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함.
(자유)
풍수 지리설이 시대가 바뀜에 따라 바뀌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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