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굶어 죽는다”…익숙해진 무관중에 우는 구단들

- KBO리그 전체 일정 25% 소화, 여전히 무관중 경기로 운영

- 관중 수익 ‘0’에 생존 위기감 느끼는 KBO리그 구단들

- “관중 수익 ‘0’ 이어지면 선수들에게도 큰 피해”

- KBO “철저한 방역 태세 아래 점진적인 관중 입장 허용 필요”

   

[엠스플뉴스]

 

“ 설마 가을야구까지 이렇게 텅 빌까요? ”

 

텅 빈 야구장 관중석을 보며 한 구단 마케팅 담당자가 짧을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예년처럼 선수들은 힘차게 그라운드 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관중이 없는 야구장이라는 점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지날수록 구단이 입는 손해를 눈덩이처럼 크게 만든다. 

 

‘이대로는 굶어 죽는다’라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말이다. 익숙해진 무관중 경기지만, 하루빨리 관중 입장이 점진적으로나마 이뤄지지 않는다면 구단들은 당장 내년도 예산 편성에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주마다 정부 부처와 관중 입장 여부를 논의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애가 타는 마음이다. 2020시즌 관중 수입 ‘0’, KBO와 구단들이 가장 떠올리기 싫은 악몽 같은 결과다. 

 

관중 수익 '0',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지면 공멸한다

   

6월 15일 기준으로 KBO리그 구단들은 최대 36경기, 최소 35경기를 각각 소화했다. 144경기 전체 시즌의 약 25%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진 상황 없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한숨을 돌릴 수 있지만, 무관중 경기로 벌써 25% 가까이 시즌을 소화했단 점은 구단에 큰 타격이다. 이미 입장 수익의 4분의 1이 사라진 셈인 까닭이다. 

 

한 경기당 걸린 입장 수익을 포함해 광고와 마케팅 수익, 그리고 경기장 식음료 판매 수익 등 걸린 ‘돈’이 너무나도 많은 게 사실이다. 지방 A 구단 관계자는  “ 시즌 전 무관중 경기 진행을 가정해 계산해보니 한 경기당 약 1억 원 정도 구단에 손해가 누적될 거로 생각했다. 아예 경기 수가 줄어드는 것보단 낫지만, 개막 뒤 1개월여가 흐른 현재 시점에선 거의 30억 원 넘게 구단 수익이 사라진 셈 ” 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엔 이미 편성된 구단 예산으로 어떻게든 버틴다고 해도 내년 시즌 운영이 큰 문제다. 모기업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수도권 B 구단 관계자는  “ 대부분 야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 사정도 어렵다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예전처럼 마냥 손을 벌린다고 돈을 주는 분위기는 아닐 것 ” 이라며  “ 무관중 경기 지속으로 구단 수익이 없다면 결국 내년도 연봉과 선수단 규모 등 인건비가 크게 깎일 수밖에 없는 상황 ” 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올 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시장 한파도 우려되는 요소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FA 계약이 필요한 C 구단의 경우 올 시즌 전 어떤 선수를 잡겠다는 계약 방향과 전략을 어느 정도 세웠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뒤 ‘큰돈을 쓰기가 힘들다’라며 내부 분위기가 달리진 거로 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FA를 신청해야 하는 선수들의 심경이 가장 복잡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무관중 경기 유지 기간에 따라 구단들의 공생과 공멸 여부가 걸렸다. KBO도 구단들과 함께 주마다 정부 부처와 긴밀하게 논의하며 관중 입장 시작 시기를 결정하고자 한다. 

 

KBO 관계자는 “구단들이 무관중 경기 지속으로 정말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최소한의 관중 인원이라도 들어와야 구단도 수익이 조금이나마 생기는데 이대로 간다면 구단들이 다 같이 망하는 거다. 당장 내년도 선수단 규모나 연봉 등 인건비 줄이는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큰 우려를 내비쳤다. 

 

KBO "철저한 방역 준비, 점진적인 관중 입장이라도 허용해주길"

 

하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추이가 꺾였다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발생 사례가 잦아지는 분위기라 야구장 관중 입장 시기 결정에 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6월 9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일일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38명-50명-45명-56명-48명-34명-37명으로 꾸준히 일일 확진자 30명 이상 발생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5월 초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방역 체계로 전환됐지만, 야구장 관중 입장 시작 문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여전히 난색을 보이는 거로 알려졌다. 점진적인 관중 입장에 긍정적인 문화체육관광부와는 다소 다른 태도다. 

 

KBO 관계자는  “ 문체부는 점진적인 관중 입장 시작이 괜찮다는 생각인데 중대본에선 아직 관중 입장 자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야구장에 관중이 입장하는 자체가 생활 방역이 끝났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단 이유다. 물론 비말 감염 등 방역 문제를 우려하는 부분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경기 중 마스크 착용과 육성 응원 금지, 한 자리 띄워 앉기, 식음료 취식 자제 등을 철저하게 지키는 관중 입장까지 아예 막겠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 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밀폐된 소규모 공간인 실내 음식점과 실내 주점 입장엔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개방된 공간인 야구장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KBO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실내 음식점이나 주점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 모여 TV로 야구를 보며 응원하지 않나. 그게 방역 지침에 있어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본다. 단지 보여주는 이미지 때문에 무관중 경기를 지속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이라면 가을야구까지도 관중 입장이 허용 안 되는 분위기다. 그렇게 된다면 프로스포츠 구단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KBO는 철저한 방역 태세 아래 점진적인 관중 입장 허용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시작부터 모든 관중석에 관중을 받는다는 것도 아니다. 전체 15% 정도 관중 규모로 먼저 시작해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좌석 거리두기, 육성 응원 금지 등을 준수하며 관중 입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만약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면 이를 통한 생활 방역 홍보 캠페인도 정부와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무조건 안 된다는 것보단 서로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

 

프로스포츠는 '수익'과 떨어져 굴러갈 수 없는 존재다. 현재 입장 수익이 전무한 무관중 경기 체제는 부족한 기름을 넣지 않고 굴러가는 자동차와 같은 그림이다.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타협점이 필요하다. KBO가 주장하는 철저한 방역 태세 아래 점진적인 관중 입장이 그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긴급 대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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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모기업 의존도가 큰 KBO 구단들이라 힘들긴 하겠지만

글쎄요... 이태원 터지기 전 상황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모를까

관중 입장 허용은 질병관리본부 측 부담이 커서 안해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