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찬 홈런 두방, 양승철 호투 그�l고 가뇽

나지완 선수의 짜릿한 홈런으로 기아가 SK에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태훈 선수의 부상이 있어 염려스럽습니다. 빠르게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기아 팬들은 SK와의 경기 뿐만이 아니라 NC와 LG의 경기도 돌려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중간 중간 확인하다 문경찬 선수가 나왔을 때 아예 NC 경기를 보았습니다.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처참했습니다. 문경찬 선수가 홈런 두 방을 맞고 4실점을 했죠. 트레이드 된 선수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문경찬 선수가 이제 한계가 온 것인지 한편으로 그런 글을 써놓고도 좀 울적했습니다

결국 포심이 문제였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문경찬 선수의 속구에 LG 타자들은 제대로 된 타이밍으로 때려냈습니다. 지난 시즌 좋을 때 속구 볼끝이 살아서 솟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NC도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 심리와 불펜 상황이 겹쳐 문경찬 선수를 냈는데, 최악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문경찬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속구의 회전수가 떨어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손의 악력과 상관관계가 높은데, 문경찬 선수가 지난 해와 올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떨어져 보입니다. 물론 코칭 스태프가 더 잘 알기 때문에 그냥 제 글은 뇌피셜로 보시면 됩니다.

양승철 선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제 3과 2/3 이닝 동안 피안타 2개, 볼넷 2개 무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올해 양승철 선수를 보면 예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양승철 선수와의 투구폼을 비교해 보았을 때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올 시즌의 양승철 선수는 지난 해보다 팔의 높이가 약간 내려와 있습니다. 스리쿼터까지는 아니지만 지난 해보다는 조금 더 내려왔죠. 그리고 지난 해까지 투구 시 머리가 많이 흔들리고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되었는데, 어제 경기를 보니 머리도 고정되고 릴리스 포인트도 상당히 앞쪽까지 끌고 나왔습니다. 볼넷이 두 개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지난해까지 보다 제구가 안정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해까지 팔스윙을 빨리 하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제 경기를 보면 팔스윙이 훨씬 부드럽게 변했습니다. 지난 해가 채찍같은 스윙이었다면 올해는 고무줄 같은 느낌이랄까요? 팔이 조금 내려온 탓인지 속구의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서재응 코치의 코칭이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하는 것인지 기대가 됩니다. 가뇽이 빨리 무너진 것을 보완한 호투였습니다. 양승철이 1, 2점 더 주고 무너졌다면 9회 끝내기의 드라마가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5회까진 저도 채널 돌리고 싶었거든요.

마지막으로 가뇽 이야기입니다. 가뇽이 SK 전에서 고전할 거라는 예상은 사실 했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가뇽이 스스로의 속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가뇽 선수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입니다. 약지를 활용한 체인지업은 엄청난 무브먼트를 만들어냅니다. 저 공이면 메이져도 가능하다고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체인지업이 살아나려면 반드시 속구로 타자를 공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제 가뇽의 투구를 보면 속구 32.6%, 슬라이더 18%, 커브 11.2%, 체인지업 32.6%, 싱커(투심) 5.6%(스탯티즈 참고)의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속구와 체인지업의 비율이 같았고 그 뒤를 따르는 게 슬라이더였죠. 싱커로 나타난 투심을 속구에 포함한다고 하도 가뇽의 속구 비율은 38.2&, 변화구 61.8% 였습니다. 즉 변화구 계열의 투구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가뇽의 올시즌 경기력은 매우 들쭉날쭉한 편입니다. 단순히 속구를 적게 던졌기 때문에 졌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속구의 비율을 45%이상으로 올려 승리했던 5월 26일 KT전도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경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포심의 비율을 줄이고 투심 위주로 던진 5월 31일 LG전(포심 9.0%, 투심 32.6%)에서 난타를 당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투심과 포심은 근본적으로 다른 구종이며 어제 경기에서 가뇽은 포심을 자신있게 던지지 못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SK의 타선, 그리고 챔필이라고 생각합니다. SK의 타자들은 최근 홈런포가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특히나 최정이 그렇고요. 한동민, 로맥도 언제든지 장타를 칠 수 있죠.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면서 정타를 맞지 않기 위해서 속구의 비율을 더 낮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 가뇽은 속구 평균 구속은 145km를 상회했습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도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제 8안타 중 불운했던 2개를 제외(로맥 유격수 뜬공 안타, 김성현 내야안타)를 제외해도 6개의 안타 중 속구에 안타를 허용한 것은 2개 뿐입니다. 실제로 SK 타자들은 가뇽의 속구를 제대로 공략해내지 못했습니다. 3회 대량 실점을 �∮� 위해 변화구로 땅볼이나 내야 플라이를 유도하려고 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나쁘지 않았던 패스트볼의 활용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가뇽 정도의 구위라면 조금 더 공격적으로 투구해도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비해 너무 변화구로 삼진을 유도하려는 부분에 아쉬움이 듭니다.

오늘은 김주한 VS 김기훈의 대결입니다. 승리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