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기아가 SK를 상대로 홈경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짜릿한 어제의 역전승과는 다르게 오늘은 초반부터 상대 투수를 두들겨 점수를 뽑아내고, 또 착실히 점수를 추가해 편안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6안타를 합작한 최원준-터커의 테이블 세터의 활약도 좋았고, 1-4 에서 한점을 더 달아나는 최형우의 솔로 홈런이 상당히 이펙트가 컸습니다.
장현식 선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문경찬 선수와 트레이드 될 때만해도 엄청나게 말이 많았는데, 왜 자신을 데려왔는지 오늘 경기에서 증명해보였습니다. 물론 한 경기를 가지고 일희일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현식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상당히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최고 148km의, 평균 145km의 속구를 중심으로 2이닝을 끌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속구가 상당히 묵직했습니다. SK의 타선을 힘으로 누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제구 역시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변화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이지만 유서준 선수를 삼진으로 잡아낼 때의 낮은 슬라이더를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다면 좋은 페이스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 이닝을 끝내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맞이할 때, 두번째 이닝 덕아웃에서 보여주는 표정은 상당히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고영창 선수 역시 호투했습니다. 분식회계의 달인 소리를 듣는 고영창 선수지만, 정말 오랜만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올라왔습니다. 안타도 맞았지만 병살을 유도해내며 무실점으로 3이닝을 막아주었습니다. 공식 기록상 세이브 투수가 됐습니다(점수차 무관 3이닝 무실점 세이브). 늘 유주자시 타이트한 상황에서 올라와 승계주자를 들여보내곤 했는데,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편안하게 던지면서 투심의 움직임이 무척 커진 모습이었습니다.
김기훈 선수는 아쉬웠습니다. 1회의 실점은 어쩔 수 없다지만 4회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2아웃을 잡아놓고 출루를 허용하면서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비단 4회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김기훈 선수의 이닝당 평균 투구수가 많았습니다. 4회를 마쳤을 때 90개였으니 이닝당 22.5개를 던진 것입니다.
최고 143km의 속구, 평균 139km 정도의 속구를 구사했는데, SK 타자들이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도 김기훈 선수는 구속이 크게 뛰어나지 않았어도 타자들이 속구에 밀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도 높은 릴리스에서 나오는 속구의 위력은 좋은 편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봉중근 해설도 언급을 했지만 제구를 위해 구속을너무 포기한 느낌입니다. 제구에 대한 감각이 어느 정도 돌아왔을 때 구속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속에 대해 리미터를 걸어놓고 던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SK 타자들이 정타를 많이 만들지는 못했지만 김기훈 선수의 속구에 압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도리어 속구를 커트하면서 볼넷을 얻어내곤 했습니다. 김기훈 선수의 제구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볼이 되도 S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볼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헛스윙을 끌어낼만한 공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슬라이더를 던지지만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속구 구속이 그만큼 나오지 않다보니 속구 타이밍에도 슬라이더가 커트가 됐습니다. 쉽게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속구의 구속을 끌어올리던지,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만들어낼 변화구를 장착하던지인지, 전자의 경우가 김기훈 선수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구속을 포기하기엔 너무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입니다. 평균 144km, 최대 150km의 속구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이기에 향후 투수로써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내일까지 3연승 기대합니다.
(기타)
논산훈련소 앞 식당에서 밥먹고 충격받은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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