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노장 라루사의 복귀와 ML 감독 트렌드 변화 ,,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30일 76세의 토니 라루사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2014년 라루사 감독이 시구를 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76세 토니 라루사 감독 선임

·역대 최다승 3위, 역대 최고령 3위

·코로나19로 흔들린 시즌, ML 노장 감독 활약도 배경

뉴욕 양키스는 2017시즌이 끝난 뒤 10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조 지라디 감독(당시 53세)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지라디 감독은 감독 2년차였던 2009년 뉴욕 양키스의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냈다. 이후에도 3시즌을 빼고 매년 가을야구에 나갔다. 2017시즌에도 휴스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승4패로 아쉽게 물러난 터였다. 그럼에도 양키스는 리더십의 교체를 택했다.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재계약 불가 이유로 “젊은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을 꼽았다. 양키스는 선수 은퇴 뒤 야구 해설을 해 온 애런 분(당시 44세)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지라디는 ‘올드 스쿨’, 분은 ‘뉴 스쿨’로 구분됐다.

최근 수년 동안 메이저리그 감독의 최고 덕목은 ‘소통 능력’이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의 중용되면서 감독과 이들 선수들과의 나이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함께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코치 경력없이 은퇴 뒤 감독으로 직행하는 트렌드가 거셌다. 미네소타는 리그 최연소 감독 로코 발델리(39)와 함께 강팀으로 거듭났고 샌디에이고 제이스 팅글러 감독(40)도 올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최지만이 뛰는 탬파베이 케빈 캐쉬 감독은 2015년 38세 때 감독이 됐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 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386세대’ 또는 ‘베이비붐 세대’가 아닌 X세대가 낫다는 결정이 이어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반대의 길을 택했다. 최근 몇년 간 리빌딩과 탱킹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며 힘을 모은 화이트삭스는 30일 새 감독으로 76세의 토니 라루사 전 세인트루이스 감독을 선임했다. 이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권에 도전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고, 이를 위해서는 우승 경험이 있는 노련한 리더십과 승부사로서의 감각이 필요하다는 결정이다.

감독으로 통산 2728승, 2365패를 기록한 라루사 감독은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최다승 3위에 올라있다. 1980년대 후반 오클랜드 감독 시절 메이저리그 최초로 1이닝만 막는 ‘9이닝 마무리’ 시스템을 만들었고,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물론 현대적인 5인 선발 시스템도 완성했다. 라루사 감독은 2011년 세인트루이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애리조나 야구부문 사장에 이어 보스턴을 거쳐 올시즌 LA 에인절스의 야구부문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일했다.

라루사 감독은 이날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9년 동안 2층에서 야구를 봤고, 이는 고문에 가까웠다”며 “이제 2층에서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뭔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라루사 감독은 “내 마음은 항상 더그아웃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라루사 감독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 3위가 됐다.

2020시즌 휴스턴을 가을야구로 이끈 71세 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 | AP연합뉴스

화이트삭스의 선택과 결정에는 올시즌 ‘노장’들의 활약도 배경이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리그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고, 노장들의 감각이 더욱 중요해졌다. 라루사 감독과 함께 유이한 70대 감독 더스티 베이커 감독(71)은 사인 훔치기로 너덜너덜해진 휴스턴을 맡아 탬파베이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차전 승부를 펼쳤다. 마이애미 돈 매팅리 감독(59)은 시즌 초반 선수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팀을 17년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애틀랜타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65)과 오클랜드 밥 멜빈 감독(59)도 팀을 꾸준히 가을야구로 끌어올리고 있다.

라루사 감독은 2014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감독 자격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인물이 다시 감독으로 복귀한 것은 1930년대 필라델피아 코니 맥 감독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맥은 명예의 전당에 오를 때도 현역 감독이었고 1950년까지 감독을 계속 맡았다.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1986년 오클랜드에서 은퇴했는데, 그때 감독이 라루사였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144&aid=0000698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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