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의 허점

다들 돈 많이 벌고싶어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그 돈 굴리면서 편하게 놀고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내가 큰 부자가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래서 은행이자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을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예전에는 내가 직접 밥도 지어먹고 옷, 가구 같은것도 다 직접 만들어 썼었는데

부자가 되고난 다음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돈으로 사면되죠.

그런데 그렇게되면 다른 누군가는 내가 먹을 음식, 옷, 가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만큼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하는거죠.

나 같은 부자가 10명 늘어났다고 가정하면 10인분의 음식, 옷, 가구를 누군가가 더 만들어야합니다.

이런식으로 계속 사회에 부자가 늘어난다면.. 그 부자들이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음식과 물건은 누가 더 만들게 되는걸까요?

당연히 돈 없는 사람이 만들게 됩니다.

내가 편하게 놀고먹는만큼 돈 없는 누군가는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부자가 돼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만합니다.

그러기위해선 누군가가 돈을 잃고 더 많은 시간 노동해야한다는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하는 쪽에 내가 속해있다는 것은 더더욱 생각하지 못하죠.

그저 막연하게 언젠가는 나도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부자가 되어 편하게 지내면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한다는 사실도 알아야합니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가 붙는 현 경제시스템에선

큰 돈을 번 사람은 그 이자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해지고 더 이상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노동을 하지 않는데도 오히려 재산이 계속 불어나죠.

그러면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게되고

그 소비를 감당하려면 다른사람이 그만큼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노동력이라는 것엔 한계가 있기때문에 갈수록 늘어나는 할당량을 계속 채울 순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돈이 없는 사람은 결국 대출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자를 지불하게 되죠.

그 돈을 빌려주는 부자는 그만큼의 이자수익을 더 얻게 됩니다.

그렇게 부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거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것이 지금 우리의 사회입니다.

제3금융권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3금융권은 고금리를 이용해 채무자의 삶을 망가트린다는 부분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겁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괜찮은 것일까요?

고금리가 매우 나쁜것이라면 중금리는 나쁜 것, 저금리는 약간 나쁜 것 정도는 되는것 아닐까요?

저는 이것들이 계속 누적되면서 점점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자때문에 점점 부의 쏠림이 심해지고 그만큼 부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해야할 일이 많아지는거죠.

우리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큰 돈을 주무르는 사람이니까 거기서 수수료 좀 떼가는 것 정도는 뭐 당연한거라고 생각하죠.

많은 돈을 받아도 될만큼 크고 중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헌데 사실 따지고보면 그 사람들이 실제로 만들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돈을 이리저리 옮겨주었을뿐입니다.

농부가 늘어나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총량이 늘어납니다.

목수가 늘어나면 우리가 쓸 수 있는 가구의 총량이 늘어나죠.

하지만 은행원이 늘어난다고해서 우리가 쓸 수 있는 뭔가가 늘어나진 않습니다.

이걸 알아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돈"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발전=돈 많이 버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제의 본질은 사람들이 뭔가를 생산, 교환하는 과정이고

돈이란 것은 그 과정을 좀더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일 뿐입니다.

일단 크고 좋은 엔진이 있어야 거기에 윤활유를 발라주는 작업이 의미가 있겠죠?

작고 낡은 엔진에 아무리 윤활유를 들이부어봐야 그 엔진은 더 많은 출력을 내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