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중징계 예고…하나은행 ETN 불판 '기관경고'
김은성 기자 [email protected]
금융감독원이 28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초고위험 상품인 ‘신탁형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을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하나은행에 ‘기관경고’ 제재를 내렸다. 금융당국의 제재는 경징계인 주의와 중징계인 기관경고, 업무정지, 인허가 취소 등 4단계로 나뉜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양매도(콜옵션과 풋옵션 동시 매도) ETN을 팔면서 적합성 원칙과 설명서 교부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관련 직원 2명에게는 견책 징계를 의결하고,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키로 했다.
금융권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처럼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은행이 불완전판매했다는 점에서 ETN 제재는 DLF 제재의 ‘예고편’ 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결정된 제재안은 추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금융위가 기관경고를 최종 확정하면 하나은행은 1년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금융권은 ETN 제재가 기관경고로 확정되면, 이르면 내달 열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제재 과정에서도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은행이 판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일정 범위 이내서 유지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지수가 폭등·폭락하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설명 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2017년 9월 은행권에서 처음 양매도 ETN을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해 팔았다. 판매 당시 하나은행은 초고위험 파생상품임에도 투자자에게 중위험으로 판매하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ETN의 총 규모는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ETN이 ‘신탁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확정될 DLF 종합대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인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사모펀드와 신탁에서도 판매를 제한키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약 42조원에 이르는 신탁 시장이, 많은 규제를 받고 있어 판매를 허용해 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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