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이 안와서(나이 드니 잠이 적어지네요 ㅜㅜ) 글 하나 더 남겨 봅니다.
부끄럽지만, 저에게는 똘똘한 제자 한명이 있습니다.
회계과에 다니는 대학생인데, 재기발랄한 녀석이라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론 제가 가르치는 과목은 "주식"입니다.
요즘엔 기업분석을 찬찬히 하는 중인데, 우리나라에서 주식을 하려면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이죠.
코스피 시총의 33% 이상을 차지하는 괴물같은 기업이라서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은 우리나라 코스피 향방을 아는데
큰 정보를 줍니다. 그런 취지에서 제자와 함께 얼마전 삼성전자를 분석했습니다.
제자의 궁금증은 단순했습니다.
1.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오를까요?
2. 오른다면 어느정도가 적정선 일까요?
그래서 같이 분석해보았습니다.
밤에 잠 안오시는 심심하신 분들은 보시면.......잠이 잘 올겁니다. ㅎㅎ
아래는 네이버 증권에 나온 삼성전자의 대략적인 재무상황입니다.
연간실적으로 봤을 때는 이익률과 eps가 하락세이고, 매출액도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오히려 소폭하락하고 있지요)
이것만 보면 삼성전자가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분기별 실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9년과 20년은 각 동분기별 실적을 비교해보면 19년 6월 보다 20년 6월이, 19년 9월보다 20년 9월의 실적이 더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극적으로 좋아지고 있지요.
매출액은 큰 차이 없으나 이익효율이 좋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인가 하면, 앞으로 매출액이 증대할수록 이익률이 과거에 비해 더욱 효율적으로 늘어난다는 소리지요.
반도체 수급효율이 좋아졌는지 휴대폰 생산효율이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재무제표 상으로 이익율은 매출액 대비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좋은 신호지요. 코로나 상황이 끝나서 매출액이 순조롭게 증대된다면 이익률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매수 가능 의견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1-2% 먹으려고 삼성전자를 사는 건 아닙니다.
적절한 목표주가가 있어야 하고 당연하게도 주식은 그만큼 올라줘야 하지요.
그 가격은 어떻게 결정하느냐?
이게 이 글의 핵심이자, 제자에게 중점적으로 전달했던 교육 내용입니다.
1. 삼성전자의 bps는 현재 38,000원 정도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BPS는 "주당순자산가치"입니다. 주식 한 주당, 얼마만큼 순자산이 남느냐이지요.
[순자산
÷
발행주식수]
이지요.
그렇다면 이걸 삼성전자 주가에 대입해 봅니다.
현재주가 54,000원에는 이 순자산 가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bps 38,000원 + 16,000원]
이 현재의 삼성전자의 주가인 것이죠.
그럼 사람들이 생각하는(시장이 생각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16,000원이라는 소리입니다.
2. 삼성전자의 PER은 현재 (네이버 기준) 16 정도 된다.
저는 여기서 약간 다르게 계산합니다. PER을 계산할 때 순자산가치(BPS)가 포함되면 안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자산을 뺀 순수한 경쟁력 가격만으로 PER을 다시 계산합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삼성전자 경쟁력)16,000원
÷
EPS 3,600원 = 4.44 ]
즉, PER 4.4 가 진정한 삼성전자의 PER이라 생각한다는 것이죠.
자, 그럼 삼성전자는 매수해도 됩니다. 그럼 어디까지 주가를 봐야할까요? 저는 대략 1년정도 보는 편인데,
목표주가는 다음과 같이 설정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증시의 평균 PER(즉, 국가경쟁력 PER)은 대략 9-10 사이입니다.
그럼 삼성전자도 평균에 회귀할 것이라 생각되기에 4.4의 두배인 PER 8.8 까지는 무난하게 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현재 삼성전자 경쟁력 가격인 16,000원이 앞으로 두배정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3. 그래서 목표주가는?
현재 BPS인 38,000원 + (16,000원 X 2) = 70,000원
정도가 목표 주가가 되는 것이죠.
그걸 현재 주가인 54,000원에 대입해보면, 차액이 16,000원입니다.
앞으로 29-30%정도 오를 여력이 남아있으므로
무조건 매수 의견이지요.
4. 이런 방식으로 정말 적정주가 계산이 가능한가?
제자에게 주의점을 알려줬습니다. 이런 방식은
순자산이 유동적
이어야 한다고요.
무슨 소린가 하면 BPS가 유동적으로 잘 움직이는, 즉 자산이 빠르게 움직이는 종목에만 적용되는 분석법입니다.
삼성전자의 자산의 대부분은 뭘까요? 공장도 있고 부지도 있고, 건물, 시설도 있겠지만, 가장 유동성 규모가 큰 자산을 바로
각종 전자기기입니다. 휴대폰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제품 재고가 삼성전자 자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요.
그래서 삼성전자의 BPS는 묶여있는 자산이 아니라 유동적인 자산입니다. 그런 자산을 가진 기업에게는 이 계산법이 정말 잘먹힙니다.
반대의 경우를 볼까요?
한국전력의 BPS는 10만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한국전력의 주가는 2만원 밖에 안하지요.
주가보다 가지고 있는 자산이 엄청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자산의 가치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전력의 자산은 유동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이 가지고 있는 부지와 시설, 다양한 장비 등은
현금화할 수 없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비유동적 자산은 현금화할 수 없거나 현금화 하기 무척 힘들기 때문에 주식 가격에 반영이 안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저bps 주식에 투자할 때는 자산의 현금화를 신경써서 봐야합니다.
삼성전자의 자산은 무척 유동적입니다.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넓게 열려있지요.
그러니까 그냥 주식가격에서 그 자산 BPS를 빼고 계산하는게 좋습니다. 그러면 더 정확히 삼성전자의 가격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유동성 자산을 가진 기업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재고회전율 입니다. 자산의 일부인 재고가 빠르게 회전해야 유동성의 문제가 없습니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률은 9.22회(매년 9번이상 재고가 물갈이 된다는 소리지요) 입니다.
상품 및 재고가 잘 소진되는 편입니다. 주가에 붙은 bps는 말 그대로 그냥 돈입니다.
그러니 떼놓고 생각하는게
더 정확한 분석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게 대략적으로 제가 주식의 목표가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가치투자나 장투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팍스넷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들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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