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릉에서 스윙하는 낙서 입니다.
며칠동안 게시판을 읽다보니 사설 대여 계좌에 대해 회원님들께 의견을 물어보는 글을 보았습니다.
아....참 난감하더군요. "아직까지 이 판에 순진하신 분들이 꽤 계시구나" 하는 생각들더군요.
그래서 간략하게 사설 대여 계좌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써볼까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아직 순수함을 간직하고 계시는 주린이를 위해 글을 씁니다.
주식판에 꾸준히 몸담았던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사설 대여 계좌는 말 그대로 사설, 즉 인가받지 않은 매매서비스 입니다.
본질적으로는 사설 스포츠 토토나 사설 경마와 시스템적으로 비슷합니다.
사설 대여계좌 업체가 내세우는 사설 계좌의 장점은 다음입니다.
- 세금이나 수수료 걱정이 없다.
사실 주식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주식 거래를 할 때마다 내는 세금과 수수료가 참 아깝습니다.
종목 하나를 사서 같은 금액에 팔아도 세금과 수수료 때문에 마이너스가 나는 구조이지요.
그래서 무조건 조금이라도 올라야 본전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 같은 장이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고 있으니 주가가 떨어지건 말건 웃는 곳은 증권사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설 업체들이 이점을 노립니다.
우리 사설 업체를 이용하면 수수료도 세금도 절약할 수 있다고요.
매력적인 제안이지요.
하지만, 사설 대여 계좌에 구조를 아신다면 섬뜩한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단 현재 증권사의 매매구조를 봅시다.
우리는 증권사의 계좌를 통해 상대 거래자와 종목을 사고 팝니다.
내 계좌에 종목이 들어오면 그것을 판 거래 상대가 내 돈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내가 종목을 팔면, 내가 판 주식을 산 사람의 계좌에서 내 계좌로 돈이 옮겨집니다.
이 사이에는
매매를 성사시켜주는 증권사 HTS
가 있습니다.
참,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사설 대여 계좌는 이 당연한 일을 지키지 않습니다.
키움증권은 일반인들을 위해
증권사 API
를 오픈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종목의 가격정보 및 각종 거래지표에 대한
소스를 제공
한다는 겁니다.
만약 어떤 프로그래머가 마음만 먹는다면, 굳이 키움증권의 HTS인 영웅문을 열지 않고도 증권사API를 이용하여 자신 만의 매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니면 매수 매도를 자동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연동시킬 수도 있지요.
(키움증권의 자동매매 서비스인 캐치 같은 서비스를 개인이 구성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국내외 많은 투자회사들이 증권사 API를 이용하여 AI를 이용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퀀텀 투자
이지요.
사설 업체는 이같이 증권사 API를 이용하여 사설 서버와 사설HTS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단, 기존 증권사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거래를 하는데 수수료가 낮거나 아예 없고, 세금이 없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사설업체들이 법망을 우회해서 매매를 하는 방법이라도 개발한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거래세와 수수료가 없는 이유는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림을 보듯, 사설 HTS는 증권사API에서
가격 호가만
얻어옵니다.
그래서 사설HTS에서 매수를 하면
실제로는 매매된 게 아니고 그냥 돈만 사설 업체로 넘어갑니다.
즉, 나에게 주식을 판 상대 거래자가 없이 그냥 사설 서버에서 계좌에서 돈을 빼고 종목을 매수했다고 표시합니다.
매도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냥 호가에 맞게 사설서버에서 사설 계좌로 돈을 넣어줍니다.
이 역시 실제 매매가 아닙니다.
이게 수수료와 세금이 없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이 사설계좌를 이용하는 순간, 그냥
사설업체 서버
(에 연결된 계좌)
에 돈을 넣어줬다 뺐다 하는 겁니다.
재미있죠.
그럼 사설 업체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1. 매매자가 잃는 돈이 고스란히 사설업체의 이득이 됩니다.
여러분이 종목을 매수해 만원을 잃는다면, 그 만원이 사설업체의 이익입니다.
만원을 안돌려줘도 되니까요. 개이득~~
2. 무허가 업체이기 때문에 여차해서 튀면 그 돈 역시 사설업체의 몫입니다.
어느정도 홍보가 되어 개인들의 사설 계좌가 커지면 그런 짓을 하는 업체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판이 커지기 전에는 신용도를 쌓기 위해 매매가 되고 계좌에 돈이 쌓이고해도 출금도 잘되고 인출도 잘됩니다. 계좌를 키우게 유도하는 것이죠.
그래서 사설 대여 계좌 업체들이 개인들을 꼬실 때,
선물/
옵션
거래를 추천
합니다.
제대로 증권사를 통해 매매를 하려면 증거금이 천만원 단위로 필요한 거래들이죠.
이 시장의 특징은 제대로 잡으면 몇배에서 몇백배를 한번에 벌 수 있는 무서운 시장입니다.
그래서 주식으로 짤짤이를 하고 있는 개인들에게 선물 옵션을 가르쳐주며,
지금 당장 증거금 천만원이 없어도 계좌를 굴릴 수 있는 대여서비스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수익에 눈이 먼 개인들이 달려드는 것이죠.
주식시장 격언 중에
"원수가 있으면 선물 옵션을 가르쳐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물 옵션 시장은 개인들의 무덤입니다.
가격이 떨어져도 남아있는 주식과는 다르게 선물 옵션은 날짜가 지나면 그냥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는 시장이죠.
개인이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면 거의 대부분 패배합니다.
사실,
사설 HTS로 선물 옵션을 할 정도면, 증거금 천만원도 매매를 통해
마련하지 못하는
초보 및 시장
호구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사설 대여 계좌로 갈아탄다고 매매를 잘하게 될까요? 당연히 아니지요.
그렇기에 사설 업체에서
특별히 뭔짓을 하지 않아도
사설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돈을 잃고,
그 돈은 사설 업체에게
고스란이 수익이 됩니다.
물론 수익을 내는 사람들에게도 꼬박꼬박 돈을 넣어줍니다.
그래야 그 사람들의 자랑을 해서 더 많은 개인이 뛰어들어 실패해주고 그 돈이 또 수익이 되거든요.
그렇게 꾸준히 사설 서비스가 유지되다보면(황금알을 낳는 거위지요)
어느 순간 시장의 변동성에 의해 선물 옵션 가격이 말도 안되게 움직여 어떤 개인이 몇 백배의 수익을 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를 테면 100만원이 갑자기 10억이 되는 경우죠.(의외지만 가끔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럴 때, 사설 업체는 어떻게 할까요?
그냥 서버 문 닫고 잠적하면 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돈은 그냥 째는 것이죠.
그때가 되면 사설 계좌를 이용했던 다른 개인들의 돈도....그냥 갖고 튀는 것이죠.
그렇게 튀었다가 다른 곳에서 다시 사설 대여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게 사설대여 계좌 및 대여HTS 서비스의 실체입니다.
그러니 수수료와 세금 아까워하다가 사설 계좌로 눈돌리지 마세요.
그게 바로 호구입니다.
그럼 이만.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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