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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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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외국영화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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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이 살아가야 한다. 자주 누군가가 곁에 필요함을 느낀다. 아프고 시리고 소외된 마음은 늙어감에 따라 스스로 치유하기가 어렵다. 2021년 만났던 영화들을 보며 내내 부러웠던 장면들이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가쿠호와 미사키, [퍼스트 카우]의 쿠키와 킹루는 서로에 힘이 되어 준다. 그 뿐인가? [해피아워]의 네 친구는 [노매드랜드]에서 주인공이 펀이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더 파더], [페어웰]의 가족들은 없어서는 안될 끈이다. 그들을 보며 보이진 않지만 그 어떤 것보다 강한 '어떤 연대'를 느꼈던 것 같다. 2021년의 외국영화 베스트 10이다.

* 2021년에 극장 개봉작만을 선별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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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페어웰

올해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내가 만난 할머니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할머니는 엄하시고 유별나셨지만 그래도 따뜻한 분이셨다. 그리고 할머니가 키우시던 강아지도 생각이 난다. [페어웰]에선 우려와 달리 할머니는 돌아가시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계셨다. [미나리]와 다르게 이민자의 어려움을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가 다시 고국에 돌아왔을 때 고국에 있는 친척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루었던 것도 특별해 보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할머니때문에 무척이나 슬펐던 작품이었다. 볼때마다 할머니가 생각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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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여름날 우리

[여름날 우리]는 올해 뽑은 10편의 외국영화 중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한국 작품인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 하였지만 한국작품이 잊혀질 정도로 훨씬 뛰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선보인다. 이것은 한국에서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허광한의 힘으로 인해서 가능해졌다. 그는 왜 사람들이 그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지를 여실히 이 작품에서 보여준다. 김영광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매력이 리메이크작에는 가득하다.

8. 더 파더

[더 파더]는 치매에 관한 작품이자 실내극이다. 연극처럼 구성되어 있고 긴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것은 안소니 흡킨스와 올리비아 콜맨과 같은 명배우들이다. 뭔가 연결되고 사라지는 장면들로 인해서 홀린 것 같은 인상마저 들게 한다. 치매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해서 정방향으로 돌진해서 다루는데 그 연출이 꽤나 우아하다.

7. 미나리

[미나리]를 최근에 6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과 연결하여 수업한 적이 있다. 이 영화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영화의 전편을 꼭 보고 싶다고 말한 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민자',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고보면 [미나리]는 생각할 결이 풍부한 영화이다. 무엇보다 '미나리'의 의미에 대해서 학생들이 다양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부분에 많이 놀랐다. 이런 영화교육이 초등교육에서도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민자 감독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느냐를 [페어웰], [미나리]를 함께 보며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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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강호아녀

베스트 10의 다른 작품 중 [퍼스트 카우], [바쿠라우], [페어웰]등은 정확히 말하자면 2020년 코로나 사태 이전에 세상에 공개된 작품이다. 코로나로 인해서인지 개봉이 계속해서 미루어졌기 때문이다. [강호아녀]도 그런 작품중 하나이다. 2018년에 칸에서 공개되었지만 올해에서야 한국에 개봉하였고 지아장커 영화 중에서 몇 안되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작품이 되어버렸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감독의 연인인 자오타오의 연기인데 그녀가 출연한 그 어떤 작품보다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물론 영화 자체도 두말할 필요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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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쿠라우

영화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간혹 영화제에서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었는데 [바쿠라우]는 그 최전선에 있는 작품이다.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서 조정되는 브라질의 폐쇄된 공간을 그린 이 작품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혼란한 이 사회에서 정치가, 권력자들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한 것만 해도 이슈가 될 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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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매드랜드

[노매드랜드]의 펀의 행적을 따라가보면 지난 나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스무살 이후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던 삶. 그 방랑자의 삶이 그때는 편하고 즐거웠다. 거기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잊혀지고 기억하고 싶어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몇 명은 가끔씩 보고 싶기도 하다. [노매드랜드]는 그 기억들을 반추시켰던 작품이다. 펀이 걷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녀가 걷던 길에 보여졌던 하늘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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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피 아워

해피아워는 317분이라는 시간을 관객에게 체험의 기회로 선사한다. 그런데 일단 지루하지 않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 배우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몰입도도 대단하다. 그건 신기한 경험이다. 그리고 우리가 행복한 시간들인줄 알았던 시간들이 사실은 견디고 모르체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던 것이었다면. 그럼에도 해피아워는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생각해주고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비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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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라이브 마이 카

12월의 끝무렵에 개봉한 이 작품은 아마도 내년의 외국영화 베스트에 종종 오르내릴 것이다. 하지만 난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올해 꼭 언급하고 싶었다. 그래서 거의 개봉하자마자 아트하우스를 방문하였다.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해 해서 그런지 가후쿠와 아내가 등장하는 초반의 장면들은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읽어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후 아내가 사라지고 영화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뛰며 후쿠시마를 향한다. 그리고 거기서 치유의 체험을 하는 두 주인공을 바라보게 된다.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면 자신의 상처를 씻어버린다. 함께 멋있는 빨간 차에 타고 어디론가 떠나게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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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스트 카우

올해 외국영화 베스트의 마지막은 켈리 라이카트의 [퍼스트 카우]이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들과 고민했지만 결국 가장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던 작품은 그녀의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면 인간에겐 우정이 얼마나 고귀하고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둘이 앉았던 자리에서 그대로 발견되는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소름이 끼칠만큼 감흥을 준다. 난 이 영화를 조용히 다시 보고 싶다. 낯선 땅에서 지극히 외로왔던 두 남자가 함께 만나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그 역시 한낯 허망한 신기루에 불가했다는 이야기가 두고두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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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외국영화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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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페어웰, 룰루 왕, 미국

9. 여름날 우리, 한톈, 중국

8. 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영국

7. 미나리, 아이작 정, 미국

6. 강호아녀, 지아장커, 중국

5. 바쿠라우

4. 노매드랜드

3. 해피아워

2. 드라이브 마이 카

1. 퍼스트 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