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113(문피아, 노벨피아)

1. SF성좌의 과학승리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79565

현대배경 헌터세계 SF성좌물입니다.

SF세계에서 은하제국을 지배하던 황제인 주인공인데 어느날 함선을 타고 나들이를 나갔다가 블랙홀 테러에 휘말립니다.
그리고 함선의 방어막을 최대로 켜고 블랙홀을 통과했더니 다른 세계입니다.

사실 알고보니 여기는 지구에 열린 게이트 중 하나로 불의 정령이 보스로 있는 곳이죠.
그 정령을 함선에 있던 각종 병기와 안드로이드들을 이용해 제압하고는 부하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정령으로부터 영혼에 관한 설명을 듣던 중 자신의 영혼을 자각하고 성좌가 되는 주인공입니다.
육체를 바꾸면서 2천년 동안 은하제국을 지배했던 주인공인데 모든 행성을 지배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게이트에서 나와보니 한국입니다.
지구는 수많은 게이트가 열려 몬스터들이 침공하고, 그것을 각성자들이 상대하는 헌터세계가 된 상태이죠.
또한 그런 지구를 놓고 많은 성좌들이 싸우고 있는데 성좌들은 인간의 신앙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선신 성좌든 악신 성좌든 모두 인간을 함부로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악신 성좌는 자신의 군세로 지구 여기저기를 점령하면 악신 성좌로 불리고
직접 병력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힘만 빌려주고 자신을 따르는 각성자들을 통해 세력을 구축하면 성신 성좌라고 합니다.
그래서 악신 성좌라고 불려도 사실상 사악한 성향이 아니라 중립성향의 성좌도 악신 성좌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게이트를 통해 몬스터들이 쏟아져나오고, 수많은 성좌들이 지구를 놓고 다투는 상황에서도 국가는 정상적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각성자 중에서는 성좌와 계약하지 않고 스스로 강해진 각성자들도 많다는 세계관입니다.
오히려 성좌와 계약하면 성좌에게 얽매이기 때문에 고위 각성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수많은 성좌들과
그것을 거절하는 고위 각성자도 있는 세계관입니다.


하늘에서 강림한 다른 성좌들과 달리 게이트를 통해 등장한 주인공은 정부에게도, 다른 성좌들에게도
상당히 큰 인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미 수많은 성좌들과 외교를 해 온 경험이 있는 정부와 계약을 맺게 되는 주인공이죠.


설정은 저런데 뭔가 좀 이상한 부분이 많은 소설입니다.
연재도중 즉각적으로 설정을 추가하느라 설정충돌이 발생하거나 개연성문제가 발생하는 다른 소설들과 달리
작가가 미리 설정을 어느정도 구축해뒀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묘사하는 방식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입니다.

이건 설명만 듣기보다 직접 읽어봐야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횡설수설하는 사람이 있죠.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도 글이라서 말로 듣는 것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나중에가서 보면 다 납득이 가는 내용이기는 한데
읽는 도중에는 너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문어체와 구어체가 뒤섞이는 소설은 요즘 그래도 많은 편이고
~의 라고 해야할 상황에 ~에 라고 표현하는 작가도 요즘은 많으니 넘어갈만합니다.
상대가 주인공을 성좌로 대하는 듯이 대화하다가도, 성좌의 대리자를 대하는 듯이 대화하는 등
대화상대의 주체가 뒤죽박죽인 것도 그냥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에게 성좌의 대리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정이니
원래 이런 소설인가보다 하고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게 되기는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단순히 저런 식으로 하나하나의 요소가 위화감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전체적으로 횡설수설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설정충돌인거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든 이유를 잘 생각해보니
예를 들어 모든 것을 막는 방패가 있다고 나온 직후 모든 것을 꿰뚫는 창이 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그 둘이 충돌한 결과 한쪽이 이겼다고 나오는 것이죠.
결국 읽는 도중에는 설정오류 아닌가 싶지만 나중에 지나고 나서보면 설정문제는 해소가 된 것이죠.
이런 느낌의 전개가 계속 반복되는 소설입니다.


안드로이드의 육체로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소수만 테스트로 내보낼 거라고 나온 직후에 갑자기 적이 등장하자
방금 언급한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안드로이드를 출격시킵니다.
결과만 보면 사실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앞에 했던 말을 번복하는게 일상인 소설입니다.


설정도 독특하고 스토리도 재미있는데 뭔가 글을 읽다보면 굉장히 답답한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일반인이 한 눈에 이해할 수 없듯이
작가가 묘사하는 것을 읽는 도중에 바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소설입니다.




2. 중세 하수도에서 악어로 살아남기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33379

퓨전판타지 몬스터 전생물입니다.

제목 그대로 악어로 전생하게 된 주인공인데 중세 하수도라는 제목과 달리 의외로 초반에는 하수도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야생에서 악어의 몸을 가지고 생존하면서 점점 진화하는 내용이죠.
그러다 한참 지나서야 하수도로 들어가기는 하는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다시 하수도에서 벗어납니다.


몬스터 전생물은 굉장히 많죠.
그 중에는 인간으로 변하거나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는 소설도 많습니다.
이 소설은 현재 연재된 분량에서는 아직 인간으로 변하거나 의사소통을 할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이나 엘프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말은 통하지 않는 상태이죠.

아무래도 이후에도 인간으로 변신은 하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의사소통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점점 주인공도 인간의 말을 어느정도 알아듣기 시작하고 있고, 인간의 말은 할 수 없지만 행동으로 보여줄 수는 있으니까요.


작가가 악어를 굉장히 좋아하는지 악어에 대해 세세한 설명이 많이 나옵니다.
단순히 적을 죽이고 강해져서 진화하는 그런 몬스터 전생물과 달리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의 시점에서도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댓글을 보면 여론이 둘로 나뉘어져있더군요.

주인공 시점 위주로 진행하면서 주인공이 진화하고 점점 강해지는 것만을 보기를 원하는 독자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스토리가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독자


확실히 주인공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조연 시점이 상당히 많은게 단점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하는 악어 주인공을 데리고 적절하게 스토리를 진행하기에는
현재처럼 조연 시점이 나오는 방식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는 2번 중세 하수도에서 악어로 살아남기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SF성좌에 대해서 안 좋은 내용이 많이 적힌 것 같기는 한데
애초에 재미 없어서 빠르게 하차하는 경우는 소개글에 포함하지도 않습니다.
소개할만한 글이 아닌데도 소개했다는 문구가 없는 이상 어느정도 읽을만했다는 의미이죠.
다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는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