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146(노벨피아, 카카오)

1. 로판 속 공무원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97161

아카데미 소설빙의물입니다.

잘 모르는 소설 속 세상에 빙의한 주인공입니다.
웹툰화를 한다고 화제가 되어서 무료분만 읽어본 로맨스판타지이죠.
그래서 로판이라는 것은 알고 있고, 여주인공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지만 자세한 스토리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런 세상에서 귀족가문의 도련님으로 빙의해서 공무원이 되었는데
어느날 업무상 아카데미로 출장을 가게 됩니다.
그렇게 아카데미에서 원작 등장인물들과 엮이면서 스토리가 흘러가게 되죠.


주인공이 교수가 아니라 공무원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카데미 교수물과 비슷한 구도입니다.
다만 고위공무원이자 감찰관으로 아카데미에 파견 온 주인공의 직위상 수업을 할 필요도 없고
아카데미의 직원들이 주인공의 편의를 많이 봐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칙의 허점을 이용해 요주의 대상인 원작 등장인물들이 모인 제과부의 고문이 되어
학생들과도 교류하기 때문에 교수물과 비슷한 느낌도 들죠.


아직은 분량이 적은 상태라 스토리가 그렇게 많이 진행된 것은 아니고
단순히 지위, 권력, 무력을 모두 겸비한 먼치킨 주인공의 아카데미 소설빙의물이라는 느낌입니다.

고위공무원인 주인공이지만 그 위에는 장관이나 공작, 황족 등 주인공이 눈치를 봐야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위에서는 갈구고, 아래에서는 사고치는 중간관리직의 고통을 토로하는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중간관리직 치고는 굉장히 권력이 높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공작 등 일부 인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을 두려워함과 동시에 존경하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소설빙의 교수물에서 살짝 클리셰 비틀기를 시전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기 때문에
비교적 익숙한 설정이라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으면서 신선함이 가미된 소설입니다.
다만 아카데미 소설빙의물은 워낙 많이 나와서 이후 스토리가 기존 작품들과 비슷하게 뻔하게 흘러가게 될지
아니면 이 소설만의 특징을 살리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네요.

보통 어떤 장르가 인기를 끌면 비슷한 작품들이 대량으로 나오고
사람들은 그것들을 워낙 많이 접하다보니 이후 스토리가 안봐도 뻔할 것이라며 쉽게 질리게 되죠.
이 소설은 공무원이라는 아이덴티티가 특징이고, 아직까지는 그 부분을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 (카카오)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6322937

완결되었습니다.

현대배경 마법 아카데미물입니다.

인공지능이 마법연산을 보조하는 것이 당연해진 현대 마법사회에서
유명한 마도가문에서 태어난데다 어릴 때는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서 주목을 받았지만
17살에 받은 검사에서 인공지능 부적합자 판정을 받아 한순간에 가문의 수치가 된 주인공입니다.

아카데미의 다른 학생들은 인공지능의 보조를 받아서 마법시전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주인공은 마법을 발동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려서 낙오자 취급을 받습니다.
옛날 마법사들과 달리 현대의 마법사들은 전투에서 체술과 기동성의 비중이 굉장히 큰 편입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주인공에게 마법사의 길을 포기하고 차라리 마도공학자의 길을 걸으라고 하죠.
그럼에도 마법사가 되고자 하는 주인공의 고집을 꺽기 위해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써클을 폐지하는 약을 보낼뿐만 아니라 가문의 지원도 모두 끊어버립니다.
결국 주인공은 차기 가주후보에서도 제외된데다 가문에서도 버려지게 된 것이죠.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최초의 대마법사가 쓴 책을 얻게 되고
자신은 일반적인 마법사와 달리 심장이 아니라 뇌에 써클을 구축할 수 있는 특이체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최초의 대마법사도 그런 특이체질이었고, 세상에 퍼져있던 마법들은 사실 부하들을 위해 만든 범용마법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일반적인 마법이 아니라 최초의 대마법사와 동일한 특수한 마법체계를 익히기 시작하는 주인공인데
그로 인해 지금까지의 약점이었던 마법시전속도도 개선된데다 일반적인 마법에서는 불가능한 각종 응용마법도 사용합니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한순간에 평가가 반전된 주인공이죠.

하지만 이 세계에서 마법사는 자신의 마법에 대한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주인공은 자신이 대마법사의 마법체계를 익혔다는 것을 숨기고는 다른 방식으로 강해진 것처럼 꾸밉니다.
차기가주경쟁 때문에 주인공의 형제자매들이 주인공을 노리고 있는 상태인데 패를 모두 드러낼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 후 스토리가 더 진행되면서 각 나라의 아카데미 학생들이 경쟁하는 국제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하기도 하고
세계를 위협하는 흑마법사들과도 싸우면서 점점 강해지는 주인공입니다.

전체적으로 성장형 마법사물의 구도를 따라가는 소설인데 비교적 진행이 깔끔한 편입니다.
왜 이런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지, 주인공이 강해지는 이유나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납득하는 과정을 꽤 신경쓴 소설입니다.
한마디로 개연성에 신경쓴 소설이라는 것이죠.

다만 완벽하지는 않아서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나온 묘사나 추가된 설정이 또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는 하더군요.
예를 들어 히로인에게 주인공이 어떤 비약을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비약은 과거 마법사들이 이것을 얻기 위해 전쟁까지 벌였을 정도로 귀한 것이라 주인공은 이것의 정체를 숨깁니다.
대신 주변인물들은 굉장히 비싸고 귀한 대지의 눈물이라는 이름의 다른 비약을 준 것으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주인공이 대지의 눈물을 어디서 어떻게 구한 것인지 의문을 가져야하는데 그냥 넘어가더군요.


마법사 성장물에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강해지는 과정에 대한 묘사이죠.
이 소설은 그 점에서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인공지능의 보조가 보편화 되었다는 세계관인데다 최초의 대마법사가 만든 특수한 마법체계가 꽤 세세하게 설정되어있고
주인공이 얻은 대마법사가 쓴 책 속으로 들어가서 수련하는 과정이나
대마법사가 후계자를 위해 남긴 시험에 통과하는 과정이 꽤나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고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는 부분도 비교적 납득이 가게 묘사되기 때문에 마법사 성장물 중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400편이 넘는 장편인데 보통 분량이 많은 소설들은 초반에 반짝하다가 후반에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죠.
저도 아직 완결까지 다 읽은 것은 아니고 200편 정도까지만 읽은 상태인데 지금까지는 재미있네요.

보통 후반에 무너지는 소설은 즉흥적으로 떠올린 소재를 이용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다가 후반 스토리가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 읽어보니 이 소설은 엔딩까지 스토리가 구상되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둘 다 괜찮았습니다.
원래 둘 다 지지난주에 읽기 시작했던 소설인데 한쪽은 분량이 너무 적어서
다른 한쪽은 분량이 너무 많아서 좀 더 읽어보고 소개글을 쓰려고 이번주로 미뤘네요.

2번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의 경우 원래 10화까지 보면 100캐시를 주는 이벤트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일단 저는 완결까지 따라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