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강의 데릴 사위.. 나쁘진 않은데..

작가가 초출인 경우 극초반부랑 이후 능숙해진 다음이랑 작품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이 작품도 딱 그렇습니다.  초반부에 왕가슴 E컵 D컵 타령할 때 븅신작가새끼 패버리고 싶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치한데

이후 나름대로 가벼운 사이다 복수극으로 이끌고 가다가 스케일이 커지며 모략,암투, 전략이 주가 되는 본 궤도로 오릅니다.  처가를 떠나서 왕궁에 입성한 이후부터가 진짜 같네요

현대인이 무협,판타지 세계로 가서 현대 발명품이나 화학물질을 만들어 가지고 폭탄이나 독극물 뻥뻥 터뜨리는 걸로  중요한 순간에 적들을 물리친다는 점에서,  대여점 시절에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영지발전물 같은 얼렁뚱땅 유치한 면도 있지만..

도서관에 있을 법한 정치물이나 역사물 만큼 치밀하진 못해도 무협,판타지 장르 안에서 나름 복잡한 암투나 애증의 군신 관계 같은 걸 잘 표현했고 인물들이 매력적입니다. 깽판적인 사이다패스 덕분에 호쾌한 무협을 좋아하고 녹정기 같은 작품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재밌게 볼 만 합니다.  무공이나 무력의 비중 자체도 녹정기 보단 훨씬 높고요. 

다만 이 작품도 짱깨 특유의 비뚤어진 가치관이 장벽이네요.  주인공이 깽판을 치거나 사이다 복수에 집착하는 건 한국 소설도 마찬가지고 거의 코미디나 피카레스크 같은 분위기니까 넘어갈 수 있는데 중간중간에 오히려 개념있는 척 포장할 때 와 얘도 중화 대형이 아니라 짱깨네 싶습니다

착하고 순진하고 남에게 피해 끼치기 싫어서 고기 줘도 다른 사람 먹으라고 굶는 자폐증 애들을 살인 기계로 개조시키고, 훈련하다 죽어나가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는 모습을 보고는  '이 아이들은 너무나 착한 아이들이다!'  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데  그렇게 눈물을 흘린 뒤에 결론이 "이 아이들은 내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아이들이니 최강의 살육 군대로 만들어보겠소!" 임...훈련중에 애들이 초주검이 된게 아니라 진짜 죽었는데;;  현실 중국이 전체주의 국가나 다름 없다는 걸 떠올려보면 작가의 사상이 짐작되는 장면..

인물 관계도 누구는 개인적 원한은 없다면서 서로 죽고 죽이다가도 친해지는 반면 누구는 사소한 원한으로 일가를 몰살 시키니 어지간한 사이다 패스 아니면 적응 못하실 수도 있고..

결론은 초반부만 버티면,  사이다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매력적인 작품이다...녹정기 같은 작품이라고 해서 김용 소설처럼 진행이 느리고 두터운 작품이 아니라 주인공이 주둥이랑 잔머리로 학살하는 ..

일주일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