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한국 판타지 소설들의 도입부와 간단한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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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는 저물어 밤이 깊은 시각이었다.

온통 안개에 휩싸인 해동밀교(海東密敎)의 내부는 열을 지어서 서 있는 승려들이 손에 든 횃불 때문에 뿌옇게 밝았다.

- 이우혁, 퇴마록 (1993)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장르 소설(1000만부 이상)

뭐 더 말이  필요 없는 작품...

공개한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화해달라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압도적 인기를 자랑��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넌 기술이나 힘보다 투지가 약하다.

상대를 공격할때는 인정사정 없이 몰아붙이는 투지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투지가 없으면 아무리 검을 잘 휘둘러도 맥빠진 것에 불과하다 알겠니?

-김근우 , 바람의 마도사 (1996)

한국 최초의 정통 판타지 소설

"드래곤이야! 화이트 드래곤이야! 우와, 멋있어!"

- 이영도, 드래곤 라자 (1997)

한국에 "판타지"라는 장르의 시장을 개척하고 저변을 넓힌 작품

문학 교과서에까지 실릴 정도였으니

한국버전의 반지의 제왕 이라고 불러도 될 듯

모두가 홀로 서 있을 때,

처음으로 손을 내민 이가 있어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의 누군가는,

아무의 손도 받지 못한 채 손을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처음 손을 내민 이를 기다리는

나는 마지막 술래.

그의 손을 잡으면 세상은 드디어 원이 되고

천만 년 동안 벌인 놀이가 끝나 집에 갈 시간…….

- 전민희, 세월의 돌 (1999)

드래곤 라자와 함깨 대표적인 1세대 판타지

해외로 판권이 팔려나가기도 했다.

무공을 둘로 나누면 정(正)과 사(邪)로 나눌 수 있다.

어느 사이엔가 무공의 원류는 이렇게 둘로 나뉘더니 서로가 피를 피로 씻는 복수와 반목을 거듭해, 서로 왜 싸웠는지 그 시초조차 아리송해졌다.

- 전동조, 묵향 (1999)

판타지 + 무협지, 퓨전 판타지 유행의 시초가 된 작품

참고로 아직도 완결안남.....

막사를 가득 채운 공기에서는 싸아한 전장의 냄새가 났다.

- 이상균 , 하얀 로냐프강 (로젠다로의 하늘) (1999)

같은 1세대의 대로드 앤 데블랑과 함깨 지독한 비극으로 꼽히는 작품

판타지 스럽지 않게 마법은 거의 나오지 않고

기사간의 결투나 전쟁, 대규모 전투가 주를 이루는 특이한 작품임

종이 울리자, 특별 경호팀 소속의 이창수 요원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비벼 끄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종소리는 예배가 끝났다는 신호면서 동시에 이 작은 교회 앞 광장이 곧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예고였다.

- 김민영,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팔란티어) (1999)

한국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을 배경으로 한 소설

현재의 흔한 게임소설과는 다르게 상당히 진중한 편이며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파해치기 위해 게임속에서 증거를 찾는 스릴러 소설에 가까움

푸드득, 푸드득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홰치는 소리가 요란하개 울려퍼졌다

이따금 뷸어오는 삭풍은 자그마한 매의 날갯짓을 드넓은 사막으로 퍼뜨리고 있었다

- 홍정훈, 비상하는 매 (1999)

양성애자(!) 주인공을 내세운 1세대 판타지의 대표적 먼치킨물

현대 한국 판타지물의 수많은 설정이 이 작품에서 나왔다...

겨울을 지새는 자여, 그것은 아주 길고 긴,

결코 끝나지 않는 겨울일지도 모른다.

서리와 눈보라를 이기고

바람과 눈물을 견뎌 마침내 찾아올 그 봄은

네 시체 위에 따뜻한 햇살이 되어 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마음을 푸른 칼날처럼 세워

천년의 겨울을 견디도록 대비하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 전민희, 룬의 아이들 윈터러 (2001)

해외에서 크게 히트한 소설

중국, 태국, 대만, 일본에도 출간되었으며

특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소설중 하나로 꼽힌다.(수십만부 이상)

그리고 현재도 일본에서는 개정판이 나오고 있어서 판매량은 아직도 늘어나는중...

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2002)

드래곤 라자의 뒤를 잊는 이영도의 명작중 하나

재밋는건 이 소설이 나오기 전 데프콘으로 유명한 군사소설가 김경진이

이영도를 한국적 판타지를 쓰지 않고 서양 판타지만 추종한다며 까면서 키배가 벌어졌었는데

얼마후 이영도가 보란듯이 한국적 설정이 듬뿍 들어간 이 책을 내놨다

참고로 그 사건 때문인지 이영도는 이 작품을 한국적 판타지라고 부르는걸 싫어한다고.. 

낡은 프로-10 스피커에서 지직거리는 라디오 소리가 흘러 나왔다.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파멸의 날도 훨씬 지난 21세기의 서울, 고풍스러운 찻집에서 바텐더는 낡은 레코드판들을 조심스럽게 걸레로 닦고 있었다.

- 홍정훈, 월야환담 채월야 (2002)

한국 어반 판타지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이야아아아압! 정의의 검을 받아라앗! 이 극악무도하고 오만방자하며 혹세무민하기 짝이 없는 어둠의 마법사여!"

- 김철곤, SKT - Swallow Knights Tales (2003)

기사단인줄 알고 들어갔더니 호스트클럽이었다......

제목부터 제비 기사 이야기....

개그스러운 전반부와 뒤통수를 후려치는 후반부의 온도차가 큰 작품

'뭣 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되었더라?'

- 윤현승, 하얀 늑대들 (2003)

한국 판타지 소설 주인공중 가장 약한 인물로 꼽힐만한 주인공을 보유한 작품

물리적인 힘은 형편없지만 말빨과 허풍, 거짓말 그리고 우정과 리더쉽으로 살아남고 성장하는 주인공

세 바다가 한 바다가 되고

모든 대지 위에서 산맥들의 질주가 멈춘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꿈의 적서가 남김없이 규정된 시대에

한 남자가 호반에 서 있었다.

- 이영도, 피를 마시는 새 (2005)

눈물을 마시는 새의 후속편

판타지 장르라기 보다는 순수문학에 가까울 정도로 빼어난 작품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드라마에서 보여 주는 귀족적이고 우아하며 활기찬 가난!

궁핍하면서도 나보다 먼저 타인을 생각하고, 한 끼의 식사를 나누기 전에도 활짝 핀 미소와 함께하는 가난!

만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현은 그를 죽기 직전까지 때린 뒤에, 한 대 더 때려서 죽여버리고 싶었다.

- 남희성, 달빛조각사 (2007)

국내 겜판소 소설들의 시초가 된 작품이자

해외에서도 게임판타지 장르

즉 LitRPG 라는 장르를 정립시몄다고 인정하는 작품으로

겜판소 소설의 아버지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음

(겜판소 소설의 어머니격은 2009년에 나온 일본의 소드아트 온라인...)

특히 러시아쪽에서 인기가 대단히 높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