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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고려에서 버티기> 오랜만에 끝까지 읽은 대체역사물

무명암 2022-08-09 (화) 23:49 조회 : 5471 추천 : 25  



마지막으로 대체역사물 완결까지 읽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네요.

대부분 읽다가 어느순간 흥미를 잃고 하차해 버려서...

참으로 오랜만에 완독에 성공한 게 이 작품이라 추천해 봅니다.


여친이 개발에 관여한 가상현실에 테스터로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로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뭐가 잘못된 건지 엉뚱하게 고려의 소년 몸에 빙의해버린 주인공.

어떻게든 밖에서 문제를 해결할 거라 믿고 그때까지 버티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제목이 <고려에서 버티기> 입니다. 


가상현실 설정 때문에 흥미를 잃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프롤로그, 에필로그 제외하면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게임 시스템도 없고요. 


흔한 대역물처럼 부, 명예, 권력, 정복 따위가 아니라 

가상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때까지 버티기가 목적이다보니 

주인공은 탐욕도 집착도 없는, 언뜻 보면 득도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존버만 하는 건 아니고 

현대 기술과 지식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널리 이롭게 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잘 아는 사람들은 대단한 현인이자 막후의 실력자로 여깁니다. 

반면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병 걸렸다 깨어나니 말도 어눌하고, 맨날 이상한 짓이나 하는 반 미치광이'로 여기며 무시하죠.

이 갭이 또 재밌습니다. 약간의 착각물 느낌도 나고요.


특별히 대단한 갈등이나 위기는 없고 

압도적인 기술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하면서 열심히 베풉니다.

기술발전이 많이 빠르고, 중간과정 생략도 좀 많기는 합니다만 

의외로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그게 중요한 작품이 아니라서요.


어디까지나 현실복귀 전까지의 소일거리다보니 

주인공의 가치관이나 행동원리부터 기타 대역물의 주역들과 많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가상현실이라 여기며 가볍게 대하는 건 결코 아니예요.

새 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쏟고, 주변에도 수많은 선행을 행하는 인물이죠.

그런 결이 다른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독자에게는 상당히 괜찮은 대역물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과 어머니의 관계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맛있고 독특한, 고려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별미를 

어머니께 진상하며 행복을 나누는 모습이 그렇게 훈훈할 수가 없었어요.

또한 조연들 개성이 뚜렷하고 호감가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읽다보면 마치 시트콤 보는 듯한 유쾌함도 느껴집니다.


뭐라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기묘한 대역물이지만 

다 읽은 후에는 상당한 여운과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짧게 끝났다는 정도일까요... 

고려편 1부, 세계편 2부 정도로 써주길 바랐는데 중간에 뚝 끊더라고요.ㅎㅎ

아쉽지만 TigerFish 작가님 차기작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품링크>

문피아 :  https://novel.munpia.com/298234

리디북스 :  https://ridibooks.com/books/3076025885

네이버 시리즈 :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8312311



활자중독의 중년입니다
댓글 20댓글쓰기
Cromwel 2022-08-10 (수) 13:14
외전 나와서 그 후의 이야기 좀 나왔으면 좋겠지만 소식이 없군요;
추천 1
     
       
무명암글쓴이 2022-08-10 (수) 23:11
@Cromwel

그러게요. 에필로그에서 미래상을 어느 정도 그려내다보니
굳이 후일담까지 쓰고 싶은 마음이 안 드신 건지...
추천 0
선이보인다 2022-08-10 (수) 17:12
1화만 보고 하차하시는분 있을텐데 2화부터 보셈...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0 (수) 23:12
@선이보인다

가상현실 설정 때문에 신경쓰이는 분이라면 이 방법도 좋을 것 같네요.
추천 0
용마루 2022-08-10 (수) 22:59
한글에서 하차...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0 (수) 23:14
@용마루

한글의 어떤 면이 하차 요인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대체역사 소설에서 평민도 배우기 쉽고 실생활에 응용하기 편한 문자체계로
한글만큼 애용되는 소재가 없지 않나요.
추천 1
          
            
아침에바나나 2022-08-11 (목) 09:27
@무명암

아마..주인공이 모든것을 숨기니 한글도 극중에서는 스님이 만든 문자로 기록 되겠죠
현실에서도 신민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헛소리가 종종 있고 더구나 그 논란으로 만든 영화까지 폭망했는데
아마 이 부분에서 하차 부분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추천 1
아침에바나나 2022-08-11 (목) 09:30
테크는 재밌지만 전 하차 했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전면으로 나서지 않는것부터 대역물에서 볼 수 있는 대역뽕을 느낄수가 없어서 하차를 했습니다. 이건 취향차이니 어쩔수가 없겠죠
아마 글쓴이님도 기존과 다른 가치관때문에 완결까지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차하는 사람들도 기존과 다른 가치관의 주인공때문에 하차하지 않았나 싶고요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1 (목) 09:44
@아침에바나나

그러네요. 그 차이가 신선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필수적인 대리만족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중반 지나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막후실세이자 경이로운 기적의 체현자로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뽕맛이 부족하진 않다고 느꼈지만요.
하지만 널리 대중에게 인정받고 칭송받는 건 아니니...
추천 0
또다른시련 2022-08-11 (목) 13:23
~~했지.. 이런 문장이 뜬금없이 나오는게 제일 이상했지만 저도 끝까지 보긴 했네요. 근데 이게 유행인지 다른 대역에서도 나오네요. 가끔 작가님들 서재 들어가보는데 대역작가들 모아서 톡방 만드는 사람 있던데.. 흠...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1 (목) 18:33
@또다른시련

아 말씀 들으니 저도 그 말투가 좀 거슬렸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아주 심하진 않아서 참고 넘겼죠.ㅎㅎ
추천 0
ㅁㄴㅇ라ㅣ머… 2022-08-11 (목) 18:10
현실로 못 돌아가나보죠? 미래편 이렇게 나오는거 보니?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1 (목) 18:34
@ㅁㄴㅇ라ㅣ머ㅣㄷ

스포라서... 쪽지로 답변 드렸습니다.
추천 0
노마7878 2022-08-13 (토) 01:50
저도 재미있게 끝까지 봤습니다만.
욜로 라이프를 꿈꾸면서 일부러 생고생하는게 모순적이어서 그게 좀 약간 그랬습니다
어쩔수 없이 생고생하는 설정이었지만 딱히 납득이 되지도 않았구요
그럴 바에야 위에 분이 쓰신대로 변화를 주도하는게 나을뻔 했죠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3 (토) 01:56
@노마7878

본인은 큰 고생이라 느끼지 않는 걸로 나오지 않나요? 딱 자기 하고 싶은 정도까지만 관여하고, 골치아픈 부분은 다 떠넘기곤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하고 싶은 거 하고, 만들고 싶은 거 만들고, 돕고 싶은 사람들 도와가면서 유유자적 즐겁게 살다 간 사람이라는 게 제가 주인공에게서 받은 인상인데... 저와는 좀 다르게 받아들이신 것 같네요.
추천 0
          
            
노마7878 2022-08-13 (토) 09:51
@무명암

말씀하신대로 본인이 어찌 느끼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일의 규모가 문제죠. 동북면 끄트머리 구석에서 자기 사는 터에서 오물조물 했다면야
납득하겠지만. 어찌 어찌 본인이나 수하나 동생들이나 승려들이 일을 키우고
국가적 규모가 되어버렸는데
누가 봐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는데 이렇게 되었다....라고 인과관계를 납득하기는 힘들죠
규모가 커져서 국가가 개변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끝까지 자기는 나서서 하기는 싫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뿐이었다는 스탠스를 취하니
이 부분을 싫어하는 분들도 꽤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결말 부분의 여운이 꽤나 남아서 그 부분 때문에 괜찮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3 (토) 13:00
@노마7878

인과관계는 뚜렷할 텐데요...
주인공이 자기 마음 가는대로 살다보니 세상이 바뀌었다, 라는...

현실적인 전개는 아니지만 애초에 현대인 과거회귀 + 가상현실 감금이 현실적이진 않습니다.
비현실적 전개를 위한 비현실적 배경설정인 거죠.
대역물이지만 라이트노벨풍의 캐릭터 중심 전개라
엄밀한 고증이나 리얼리티에 중점을 둔 작품도 아니고요.
작품 내적으로 개연성, 핍진성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저는 충분히 있다고 느꼈네요.

어떤 스토리로 진행하든 싫어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은 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그릇되었다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란 거죠.
좋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존재합니다. 양자 비율 차이가 있을 뿐이지.

주인공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고
조금이라도 귀찮아질 만한 일은 피합니다. 명예도 마다하고, 권력도 멀리하죠.
그게 싫은 거야 각자 취향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 스탠스야말로 주인공의 처지, 성격의 핵심적 요소라 봅니다.

원해서 온 세상이 아니라는 점,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가상현실 고려를 떠나게 될지 모르는 처지라는 점,
그 때문에 세상을 이롭게 하되 언제 자신이 사라져도
문제가 없도록 스스로의 존재를 감추는 점 등.

온전히 스스로를 과거의 존재로 인식했다면 당연히 욕심도 집착도 생기겠지만
스쳐지나가는 행인으로 여겼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죠.
내 세상이 아니니까, 하지만 살아가야 하니까,
할 만큼만 하고 귀찮은 건 패스하겠다는 모습으로 표출된 거고...
전 충분히 납득했습니다. 인과관계도 명확하다고 느꼈고요.
추천 0
오울드프 2022-08-13 (토) 02:25
구매수가 생각보다 안나와서 그런가
진도 좀 날라간다 싶더니
급완결 내 버린거 같습니다.
추천 0
     
       
무명암글쓴이 2022-08-13 (토) 13:05
@오울드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작가님이 처음부터 이 정도로 쓰겠다고 생각하신 걸 수도 있고요.
구사님처럼 자기가 쓰고싶은 만큼만 쓰고 툭 끊어버리는 작가분들도 의외로 많다보니...ㅎㅎ
추천 0
ㄹㄹ33 2022-08-21 (일) 13:02
소개 땡큐요.
욕심 같이선 글쓴분의 각 플랫폼 섢ㅇ작 목록들을 공개하라고
데모하고 싶네요.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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