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무림속 외노자가 되었다(함초소금) ~330화 감상 후기

https://etoland.co.kr/link.php?n=7076670 복사

어제 후기를 작성한 이후로 새로운 작품, 무림 속 외노자가 되었다를 보았습니다.

이 작품으로 말할 것 같으면, 구파일방, 오대세가, 마교, 혈교 같은 흔하디 흔한 무림 배경에, 단순 영웅 서사를 뼈대로 삼는 작품입니다.

다만,요즘 트렌드인 목표가 있어 확고한 의지를 가진 주인공이 아니며 현대인이 이세계로 이동할 뿐입니다.

우연찮게도 주인공 성라준은 면접날에 맨홀에 빠졌다가 중원 무림에 추락합니다.

그는 언어도 안통하는 중세 무협 중국, 거지에서 출발, 적응하려고 악착 같이 노력하죠.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간신히 쟁자수 시험을 보는 부분이 프롤로그입니다.

안휘성과 호북성 근처의 작은 마을, 백운표국 매양현 지부의 쟁자수이자 고려 출신이라 자칭하는 주인공입니다.

그러니까 구질구질한 과거 얘기따윈 애초부터 없다는 거죠. 

주인공은 현대인스러운, 시니컬하지만 코믹한 성격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세상은 이렇다!는 약간 사회인스러운 대응과 그러면서도 알게 모르게 허세를 부리는 버릇이 합쳐져서 코믹한 전개를 보여주죠.

아재향이 나긴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 그런 정도더군요.

주인공은 다양한 사건들을 재치과 순발력으로 해결하며 무력적으로 성장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작품은 주인공의 성장은 천천히, 그리고 무난하게 이뤄지는 편입니다. 

압도적인 성장을 이뤄 무력으로 짓누르기보다는 특수 무기로 적을 상대하며, 미리 준비한 함정에 넣는다거나 독특한 비장의 한 수를 꾸준히 갱신하면서 싸웁니다. 그 때문에 박진감은 없는데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위기를 겪긴 하나 크게 긴장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는 개그성이 짙고, 때문에 유머코드와 드립이 넘쳐흐르는 편입니다.

그러므로 하드코어한 정통무협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을 곰곰히 되짚어보다가 웹소설+라노벨(or 일본 만화)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스킨만 무협인 세상, 주인공은 적당하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정도의 욕망인지라 수련을 악착같이 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하니까 더러워서라도 무력을 갖춰야지 하는 심리에 가깝죠.

이 작품에서 큰 축을 이루는 부분은 적대 세력과의 액션,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통한 개그, 다양한 히로인들을 통한 라노벨 감성입니다.

현재 제가 본 지점까지는 히로인이 다섯 명이고, 서서히 진도가 나가더군요. 그래봐야 키스나 에로 개그, 캣파이트 정도입니다만.

백운표국의 계승자인 백릉화(오피스 레이디,상사)

멸망한 위지세가의 생존자인 위지연(눈 가림,순수, 무공 스승)

하북 팽가의 꼬마 아가씨, 팽귀인(발육부진,단호, 하녀)

사범이었다가 풍운 무관의 주인이 된,북궁린(엄격,현모양처, 서투름)

사천 당가의 차녀이자 의사 노릇을 하는 당서아(활발,직설, 당당함)

이 다섯 명입니다.

하여튼 저번 후기의 [우주에서 온 독재자] 같이 속도감을 위주로 밀어붙이기보다 느긋하게 나아가는 소설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최신화가 450화인데도 주인공이 여전히 세계관 내에서 최고수가 되진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그를 중심으로 삼은 작품이니 어쩔 수 없었겠죠.

정말 가볍고 흘러가듯이 보면 참 좋은 작품입니다. 정통파 입장에서는 별로일테지만요.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사건 발생->사고->액션->히로인 에피소드 순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서사의 종류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메인 스토리(주인공이 최고가 되기 위한 액션과 성장)

둘째는 히로인 스토리(다섯명의 여성)

세번째는 사이드 스토리(메인이나 히로인과 그다지 관련이 없지만 주인공이 무언가 해결하고 얻게 되는)

이 세 구조를 번갈아 지키면서도 세계관에 대해서 코믹한 묘사를 덧붙여서 신선함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그러면서도 뇌절한다거나 에피소드가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진정한 무와 협의 세계가 아닌, 낭만과 사랑,개그가 살아 숨쉬는 무노자라고 할 수 있지요.

주인공의 외모가 뛰어진 않지만 아름다운 여캐들이 꼬이고, 약점을 노출하지만 여전히 사랑해주는 세계입니다.

물론 찰진 드립과 밈들이 많이 쓰여서 싫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묻노니―

대저 무(武)는 것은 무엇인가? 

사나이가 천하를 주유하고, 산하를 한걸음에 걸으며, 붕우들과 함께 도산검림을 헤쳐나가는 것!

그러나,대신 무를 내세우되 천하 제일세가를 이루어 다섯 명의 아가씨를 정실로 맞아들이는 것이 어떠합니까?

기꺼이 그렇게 해주시렵니까?

니가 맞아죽으려고 환장했구나!

하지만 나름 솔깃할지도? 같은 작품 분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교나 혈교요? 그냥 파워업 이벤트 같은 겁니다.

전개는 깔끔하고 분위기는 코믹하고, 회귀자와 환생자에게는 없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것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요? 아, 야설이나 TS 좋아하시는 분들은 비추입니다.

워낙에 둔감형 주인공인지라 거기까지 안갑니다.

다음에는 다른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