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v.daum.net/v/20230217211348456
LG유플러스 고객 개인정보를 탈취한 해커가 공개한 ‘2021년 고객정보’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타났다.1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해커는 지난 1월2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고객정보 59만건이 담긴 ‘lgu_PERSON_01.txt’ 파일을 공개했다. 이어 1월4일에는 ‘demo.xlsx’ 파일을 추가 해킹 증거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584건의 고객정보가 기록돼 있다.
문제는 1월2일 파일에 등장하는 일부 고객정보를 시간 데이터만 변조해 1월4일 파일에 재탕했다는 점이다. 1월4일 파일에서 010-90○○-◇◇66 번호를 쓰는 A씨의 가입자 고유식별번호(IMSI)는 4500◇◇0902□□□66이다. A씨의 정보가 내부망에 등록된 시점(INPUT TIME)은 2021년 10월27일 오후 2시12분9초로 나와 있다. 이후 정보가 변경된 시점(UPDATE TIME)은 2021년 2월28일 오전 0시14분56초로 기록돼 있다.
공교롭게도 1월2일 파일에도 A씨와 똑같은 가입자 정보를 가진 사람이 있다. 스마트폰 같은 네트워크 사용 장비에 존재하는 고유번호인 맥어드레스(MAC address) 12자리까지 일치한다.
단 한 가지 차이는 고객정보 등록·변경 연도다. 고객정보가 입력된 시, 분, 초 단위 기록이 똑같은데 등록·변경 연도가 2021년인 1월4일 파일과 달리 1월2일 파일에는 등록 시점이 2011년, 변경 시점이 2018년으로 적혀 있다. 게다가 1월4일 파일에서 A씨의 고객정보 등록 시점은 2021년 10월로 기재돼 있는데, 변경 시점은 2021년 2월로 이보다 8개월 더 이르다. 연도만 조작하다 보니 변경 시점보다 등록 시점이 더 뒤인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1월4일 파일에 담긴 나머지 583건의 고객정보도 같은 수법으로 1월2일 파일 정보에서 연도만 변조했다. 일례로 B씨와 C씨의 정보 역시 데이터 등록·변경 시점 연도만 2017년에서 2021년으로 바뀌어 있었다.
전날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기자간담회에서 “29만건의 정보 내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늦게 생성된 게 2018년 6월로 유출된 정보는 과거 데이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 초기부터 “3000만건 이상의 고객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해온 해커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받게 됐다. 사측은 지금까지 확인된 유출 피해가 중복을 포함, 59만건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해커는 자신이 입수한 고객정보가 최신 정보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일부러 데이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교적 근래에 유출된 데이터라는 점을 강조해야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팔거나 피해를 본 회사와 거래할 때 협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측이 정보 유출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혼선을 주는 차원에서 고의로 정보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팔겠다고 나선 세력이 해킹 주체가 아니라 한참 전 해킹당한 데이터를 구매한 뒤 재판매에 나선 상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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