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칠레남입니다.
얼마 전(2주 전)에 수산시장에 다녀왔었습니다.
당시에 생선도 사고 가리비, 멍게도 샀었는데요.
사실 그 때 저의 눈을 사로 잡은 해산물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삿갓조개(Lapa)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몰랐었어요.
삿갓조개라는 이름도 몰랐었고요.
그냥 삶아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 보였었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칠레 Lapa에 대해 호구 조사를 좀 해본 결과
Lapa와 한국의 삿갓조개가 학명(속)이 같다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같다 = 안전함 = 먹어도 된다'
생김새는 전복의 6촌 정도 돼 보이는데 맛이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다만, 제 생각에 가격이 전복에 비해 4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아마 맛도 4배 이상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고요.
오늘 수산시장에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보니 골뱅이무침처럼 무침으로 해먹으면
맛있다는 글을 봤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침으로 먹는다고는 하지만 맛있다는 글은 못봄 ㅋㅋ)
골뱅이무침처럼 먹는다는 말은 삿갓조개가 달싹하니 맛있고
육질 또한 골뱅이처럼 부드럽다?
아무튼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도전해봤습니다.
2주 전 수산시장에 전복 파는 가게가 별로 없었는데
전복 시즌이 됐는지 전복 파는 가게가 많더라고요?
이 때 초심을 잃고 삿갓조개 말고 전복을 살 뻔했습니다.
(전복이 4배 더 맛있음)
칠레 전복은 이렇게 생겼고요. 일반적으로 껍데기와 내장을
제거 한 후에 팔거나 삶아서 유리병에 담아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격은 1킬로에 20.000페소(약 30,000원)입니다.
칠레 전복은 한국보다는 많이 큽니다.
내장과 껍데기를 제거 했고 물에 담가 놓지 않기 때문에
저울치기는 없습니다. 가성비가 좋습니다.
식감은 소라와 전복 사이? 싱싱할 때 그냥 먹어도 맛있고
삶아먹어도 맛있습니다. 진짜 맛있음.
가리비도 사고 싶었는데 안 싱싱하더라고요.
여러 가게 돌아봤는데 진짜 맛없게 포장해놓고
싱싱해 보이지도 않더라고요.
가리비있냐고 물어보면 포장한지
오래되어 보이는 가리비만 있고,
그냥 맛X가리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걸 보면 싱싱한 것 같기도(?)한데,
제 기준으로는 패스입니다.
제일 마지막에 갔던 가게는
생존 본능인지 이건 사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오래돼 보이는 가리비를 보여주더라고요.?
이건 아닌 것 같다 싶어서 한 마디 하려다가
제가 누굽니까? 이토랜드 비공식 특파원 칠레남입니다.
상남자 답게 안 산다고 말은 못하고
당당하게 둘러보고 온다고 했습니다. (호구?ㅠㅠㅋㅋ)
가격도 매 번 느끼는데 물어보면 한 1초 정도 생각한 다음에
말을 해주더라고요? 아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가격 바꾸는 느낌?
칠레 수산시장과 한국 수산시장의 차이점은
한국 = 싱싱한 해산물을 돈을 더 받고 판다.
칠레 = 안 싱싱한 해산물을 제 값에 팔려고한다.
(개인적인 생각임, 태클 ㄴㄴ).
그리고 Langostino 라는 새우?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생김새가 이상해서 '쏙'을 파는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 머리와 다리를 다 떼고 몸판 팔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이건 Langostino chileno 사진(구글 / 칠레 해양수산부)
큰 멸치 같이 보이는 생선은 뻬헤레이(Pejerrey)라는 물고기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바다에 사는 뻬헤레이
그리고 민물에 사는 뻬헤레이가 있습니다.
(물론 종은 다르고요)
바다에 사는 뻬헤레이는 크기가 굉장히 크고요. 바다낚시로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민물의 사는 뻬헤레이의 경우 또 크게 Pejerrey chileno 와 Pejerrey argentino 로
나뉘는데 생김새는 굉장히 비슷하나 학명(속)이 다릅니다.
뻬헤레이를 소개하자면
한국 냇가에 피라미가 있다면 칠레 냇가에는 뻬헤레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물고기 마다 금어기가 다른데
뻬헤레이는 8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법적으로 잡을 수 없는 금어기 그리고
뻬헤레이 칠레노 같은 경우 하루 잡을 수 있는 마릿수가 15마리,
그리고 아르헨띠노는 70마리까지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키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칠레는 법적으로는 낚시를 하려면
시즌권을 사야합니다.
시즌권를 사면 PDF 파일로 주는데..
저는 17,000원 주고 샀습니다..
출력해서 코팅까지 했는
데 ㅠㅠㅠ
대신 코로나19로 인해 못갔습니다.
돈만 날렸고요 ㅠㅠㅠㅠ. 마음이 아프네요.
아무튼
민물 뻬헤레이의 경우 3월 갈수기 시즌에 몸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그냥 물반 뻬헤레이 반이에요. 진짜 많습니다.
보통 플라이나 루어(주로 스피너), 루어대에 찌를 달아서 잡는 방법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올해 코로나 잠잠 해지고 나중에 낚시 가게 되면 사진 올려볼게요 ㅋㅋ.
잠깐 헛소리를 했는데 아무튼 뻬헤레이도 튀김으로 많이 먹더라고요.
또 길가는데 수산시장 직원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는데 너 중국인이냐고 물어보고
안녕하세요, 너 한국인이야? -> 괜찮음
니하오, 너 중국인이야? -> 괜찮음
안녕하세요, 너 중국인이야? -> 안 괜찮음(?)
ㅋㅋㅋ 뭐지? 좀 황당했습니다.
우선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삿갓조개입니다.
1킬로에 4.500페소(약 7,000원) 정도 하고요.
양이 적어보이는데 이미 봉투에 담은 후 사진을 찍어서 그렇습니다.
아무튼 내심 싱싱한 삿갓조개를 먹고 싶어서 조금 움직여주길 바랬는데,
삿갓조개들이 아침 일찍 바닷가에서 첫 차를 타고 와서 피곤했는지
다 죽어 있더라고요. ㅠㅠ
매번 느끼지만 칠레 바다가 엄청 깨끗하고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도 많은데 왜 팔 때는 다 죽은 걸 팔까(?)
유통의 문제인가? 수조가 없어서 그런가? 항상 생각해봅니다.
어쨌든 만져도 안 움직이고
손으로 만져보니 너무 단단하고.. 제가 생각했던 느낌은
골뱅이처럼 부드러운(?) 느낌일 줄 알았는데...
아무튼 주인 아저씨께서 센스 있게 16마리에 980g일 때
한 마리를 더 얹저 주시더라고요.
1킬로가 살짝 넘었지만 17마리를 4.500페소에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생겼고요. 더듬이와 입이 보이고
껍데기에는
구멍이 하나있습니다.
자연산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함인지
삿갓조개 껍데기 위에는 온갖 해초가 붙어 있습니다.
칫솔로 깨끗이 씻으라는데,
씻으니까 테두리가 조금씩 하얘지더라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안 닦여서 그냥 패스.
해초를 뗄까 하다가 돈 주고 미역, 다시마도 사먹는데 같이 끓이면
감칠맛이 날 것 같아서 그냥 냄비에 다 넣었습니다.
레시피에는 살짝 데치라고 되어있는데, 죽은 삿갓조개를
살짝 데쳐 먹으면 올 가을에 한국 갈 예정인데 못갈 것 같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 10분정도 푹 삶았습니다.
삶으니까 예쁘게 쪼그라들었고(?) 껍데기가 쉽게 떼어지고
육질이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등에 있는 내장이 있는데 조개 입이랑 내장을 깔끔하게 다 제거 했습니다.
그리고 얇게 썰어봤는데 식감은 좋더라고
삿갓조개 살 중에 가운데 부위는 많이 부드럽고
바깥쪽은 쫄깃하고 살짝 질긴감이 있었습니다.
채소는 양파, 오이, 당근, 파, 고수, 양배추, 고추를 준비했습니다.
미나리가 없어서 고수로 대체했습니다.
양념장은 고추장, 참기름, 깨, 설탕, 물
그리고 식초 대신 레몬즙을 넣었습니다.
고춧가루 없어서 메르껜(Merquen)이라는 훈제 고춧가루를 넣었습니다.
보통 요리할 때
미나리 = 고수
식초 = 레몬
고춧가루 = 메르껜
대충 이렇게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맛이 없나?????ㅋㅋㅋ
레시피는 간단한데 양념장의 경우 저에게 요리 재능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양념장이 맛있어서 나중에 소면 다 끓여먹음)
무침에는 소면이 있어야하죠? 한인마트 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현지 마트에 있는 쌀로된 면을 사왔습니다.
없으면 없는데로 있으면 있는데로 만들면됩니다.
삿갓조개 10마리를 잘랐더니 양이 꽤 되더라고요?
한 마리는 자르면서 먹고 나머지 6마리는 저녁에 먹으려고 남겼습니다.
채소, 삿갓조개 그리고 양념장을 넣어서 잘 버무려봤습니다.
옆에 소면(쌀)도 놓고요. 맛은 좋더라고요.
술이 있으면 좋은데 요즘 별로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탄산수에 레몬으로 대체했습니다.
맛이 좋다는 게 삿갓조개를 넣어서 맛있다는 게 아니고
삿갓조개 없어도 맛있습니다. 굳이 안 넣어도 될 정도?
소면만 비벼도 괜찮을정도?
조개 바깥쪽 살은 식감이 쫄깃하고 단단한데
이걸 무침으로 먹으면 돼지껍데기무침 같은 식감이
약간(?) 나더라고요?
돼지껍데기무침은 한국에 있을 때 집에서
자주 음식이라 오랜만에 옛 기억이 생각났었습니다.
아무쪼록 맛 평가를 하겠습니다.
기대했던 맛 : ★★★★☆
삿갓조개무침 : ★★☆☆☆ 2.5점
비빔면(소면+채소) : ★★★★☆ 4점
진짜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지막에 조개가 너무 많이 남아서
질리긴 했는데 비빔면은 맛있더라고요.
잘 먹었으니 한 숨 자다가 한 숨자다가 일어나서
남은 조개 다 썰어서 그냥 버터에 구웠습니다.(사진 없음 ㅠㅠ)
삿갓조개버터구이 : ★★★☆☆ 3점
그냥 무침으로 먹었을 때 보다 조금 더 나은 맛?
버터구이 먹고 비빔면 급 땡겨서 낮에 사온 소면 다 삶아서
채소 송송 썰어서 다 먹었습니다.
지금 새벽 5시 조금 넘었는데 너무 배부르네요.
칠레는 강한자만이 살아 남습니다.
길에서 파를 칼 처럼 들고 다닐 정도의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ㅋㅋ
오늘 파사고 집에 오다가 찍어봤습니다.ㅋㅋ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용두사미로 끝내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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