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 아파트 건설사: 

"철거는 죽어도 못하겠고 도색 정도는 바꿔줄 의향있다"

유네스코:  아파트 일부 철거가 아닌 모든 단지 철거가 조건?

유네스코에서 조선 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줬던 조건

조선왕릉은 '한반도 풍수지리'가 보존된 유산으로 등재

"아파트 일부 철거가 아닌 모든 단지 철거가 조건"

해당 위치가 풍수지리적 경관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었다는 점도 문제다. 장릉의 등재 사유로 계양산-김포 장릉-파주 장릉을 직선으로 이어주는 풍수지리적 경관이 유지되는 조항이 있었는데, 불법으로 아파트를 시공하여 본 경관을 훼손한 것이다.

이 ' 직선으로 잇는 ' 게 중요한 이유는 인조가 아버지 원종(정원군)을 추숭하면서 정원대원군묘를 장릉(김포)으로 높였고, 효종이 인조의 능침인 장릉(파주)을 조성하면서 주산(主山)인 계양산을 바라보는 위치로 놓았었기 때문이다. 만약 해당 아파트가 예정대로 건설되었다면, 계양산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어 풍수지리적 함의가 깨진다.  이 한반도 풍수지리는 유네스코 등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조건을 지키는것이 세계문화재 등재 유지에 절대적이다   .

즉 조선 장릉은 단순히 유적지라서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중세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한국 특유의 풍수지리 무형문화가 중세시대의 유적과 결합이 되어 보존이 된 것이라는게 당시 장릉 등재를 추진하던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이었고  유네스코는 풍수지리라는 개념 역시 한반도 무형  문화의 일종으로 인정    하고 받아들인것  .   

결국  아파트 층수 상단을  축소한다던가 도색을 바꾸거나 외향을 조금 수정한다는 건설사의 제안은 의미가 없다. 애초에 저 직선을 잇는 지역에 아파트 단지 자체가 존재해서는 풍수리지 조건 자체가 깨지기 때문이다  .

따라서 만약 이  함의가 깨지고 보존 구역을 훼손할 경우, 아무리 왕릉 자체가 그대로 있어도 등재 당시의 풍수지리 무형문화 조건이 깨진  장릉의 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 

그런데 장릉의 문화유산 등재는 장릉만 되어있는 게 아니라 조선왕릉 전체가 한 묶음으로 걸려 있는 상황이고, 만약 장릉 때문에 등재가 취소될 경우 조선왕릉 전체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박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등재 당시의 조건 약속을 대한민국이 스스로 파기한 것이기 때문에 등재 자체가 박탈되는것도 유네스코의 국제적 관습법 상 당연하다는 것. 

조선왕릉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대도시에서도 가장 개발의 압력이 심한 강남 한복판에서도 원형을 지킨 정릉 등 한국 정부의 문화재 보호 노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데 유네스코는 문화 등재 조건을 유지하는것에 굉장히 보수적인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영국 리버풀의 경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정구역을 재개발하면서 역사적 가치와 기존 경관이 훼손되었단 이유로 자격을 박탈당한 바 있다. 

또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구 시가지에도 가즈프롬이 라흐타 센터를 지으려다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서 퇴출 결정을 통보받자  주민들의 결사적 반대로 건설 부지를 옮긴 끝에 문화유산 자격을 간신히 지킨 바 있다.

더구나 장릉 때문에 등재가 취소되면 김포 뿐 아니라 조선왕릉이 위치한 다른 지자체들도 엉뚱하게 피해를 입는다. 이 피해 지역에는 선릉이 위치한 강남구부터 동명의 장릉이 위치한 영월군까지 포함이다.

건설사가 입주민들을 인질로 삼을 가능성도 있지만   , 상기한 조선왕릉 전체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나 국격 문제가 강하게 걸리며   , 여기에 중국과 일본이 이를 핑계로 차후 한국의 유네스코 등재를 방해할 가능성도 높다. 

유네스코를 세계 7대 자연경관 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한중일 3국의 역사문화 주도권 싸움을 대신하고 있다. 중국이 걸핏하면 한국의 문화유산을 자기네 것이라고 하고  일본은 한국인 징용자와 연관 있는 군함도를 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으며 한국의 중국이 동시에 등재를 시도한 위안부 문서 등재도 무산시켰다. 

무엇보다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례로는 첫 사례이다. 문화재청으로서는 강경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여기서 문화재청이 물러났다간 문화재보호법 자체가 경제 논리에 의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사례를 그냥 방치해버리면 문화재 바로 옆에 마구잡이로 주거단지를 지어놓고 입주민들을 인질로 삼아 배 째라는 식의 장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