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간판앵커' 크리스 쿠오모, 성추행 피해 여성 등장
"쿠오모 전 주지사 돕는 행위에 혐오감 느껴 폭로 결심"…
CNN, 쿠오모 성추문 수습 개입 여부 조사 중 '해고 통지']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왼쪽)와 그의 친동생 크리스 쿠오모. /사진=AFP 미국 CNN방송의 간판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친형처럼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변호사 데브라 카츠는 자신의 고객이 크리스의 '심각한 성적 불법행위' 희생자라며 그의 성추행 혐의를 알렸다. CNN방송이 공식 성명을 통해 크리스의 해고 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이다.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를 고발한 샬런 베넷의 대변인이자 쿠오모 행정부의 전 보건정책 고문이었던 카츠 변호사는 "내 고객은 크리스 쿠오모의 위선적인 방송 발언을 듣고 (쿠오모 전 주지사의) 피해 여성들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크리스의 노력에 혐오감을 느껴 그의 심각한 성적 불법행위를 CNN에 알리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카츠 변호사에 따르면 이 여성은 뉴욕주 검찰총장실 조사 결과 크리스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형의 성추문 대책회의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고, CNN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한다. 또 자신의 피해 내용인 담긴 서류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피해 여성과 카츠 변호사는 CNN이 크리스의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1일 CNN과 처음 접촉했다고 밝혔다. 카츠 변호사는 "지난 3일까지 나는 내 고객의 주장에 대한 문서 증거를 (CNN에) 제공하고, 내 고객과 CNN 외부 변호사가 인터뷰할 수 있는 것에 대해 CNN과 논의 중이었다"라며 "CNN은 전날(4일) 밤 내 고객의 불만 사항에 즉시 조처를 했고, (크리스) 쿠오모를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CNN은 지난달 30일 크리스가 친형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문을 수습하는 데 개입됐다는 의혹과 관련 그에 대해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 법무법인을 고용해 그가 언론인의 윤리를 어기고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추문 사건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어왔다. 그리곤 지난 4일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크리스의 해고를 발표했다. 단 '새로운 사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CNN은 "형을 변호한 크리스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해고할 이유가 있었다"며 "이번 주 새로운 주장이 나왔을 때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즉각적인 조처를 하는 것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크리스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는 CNN의 해고통지 이후 트위터에 "CNN에서 보낸 시간이 이렇게 끝나기를 원치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대변인 스티븐 골드버그도 성명을 통해 "사실이 아니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2013년 CNN에 합류한 크리스는 CNN의 인기 앵커 중 한 명으로, 뉴스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 뉴스의 메인앵커로 활동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는 형인 쿠오모 전 주지사와 잦은 인터뷰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대조적이었던 뉴욕주의 대응 조치를 알리며 쿠우모 전 주지사의 인지도 상승에 한몫했다. 또 방송에서 자신들의 가족 이야기를 언급하며 티격태격하는 형제애를 보이며 주목받았으나 언론인 직업윤리에 벗어나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