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가벽에 몰딩에 카운터 등등 목공작업 견적요청이 들왔습니다.
자재는 다 사다놨으니 작업만 해주면 된다고 해서
수, 금, 토 사흘을 일당(40... 요즘은 목공도 40입니다. 물가 오르면서 자연스레 같이 오르네요.) 받고 작업을 하기로 합니다.
오래 된 건물이라 평 잡는게 쉽지 않네요. 어딘 넘어가고 어딘 배가 나오고....
레이저 레벨과 평레벨 두개로 어찌어찌 해 봅니다.
격투기 체육관인데 대형 거울이 붙을거랍니다. 그래서 수직수평이 칼 같이 맞아야 한다고.. 석고 치는데 얘기해주네요... 헐....
대충대충 했으면 좆될뻔...
이후로는 사진 찍을 틈도 없었네요.
오전엔 가벽 마무리 짓고
오후엔 여기저기 몰딩하고, 카운터에 목공작업 좀 하려 했는데...
오늘 정말 유난히 전화가 많이 오네요.
점심 먹고 몰딩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MDF를 켜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해줄 수는 있는데 지금 나 현장에서 작업 중이라 못한다. 공방 들어가야 한다... 했더니
기다리겠답니다.
그 후로 30분 단위로 언제 해줄 수 있냐고 전화가 오네요...
돈을 받아 놔서 빡쳐도 뭐라고도 못하고....
통화를 너무 한 것 같아 한시간 더 작업하고 작업 마치고 들어간다 하니 바로 입금알림음 짤랑~
작업을 하루 건너 뛰어야 해서
장비를 다시 다 차에 싣고....
아 이때 힘들더만요...
가까운 건재상에 들러서 MDF 세장 사 갑니다.
공방에 들어가서 장비 내려 놓고
재단 시작합니다.
다행히 재단이 난해한건 아닙니다.
그냥 길게 죽죽 하면 되는것들....
이왕 늦은 거 배송까지 해주기로 합니다.
보내준 주소 찍으니
하루 종일 작업했던 현장 바로 옆이네요. ㅋㅋ
가서 짐 내려 주고 나니 진짜 몸이 천근 만근입니다.
다리도 아프고, 발도 아프고, 오줌도 마렵고, 배도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몸에선 쉰내가 풀풀 나고
입에선 단내가 풍깁니다.
그래도 엄니한테 전화합니다.
"엄니.. 뭐 드시고 싶은거 없으셔? 션하게 설빙 사다 드릴까?"
문산에 설빙이 있습니다. 차 대기가 좆같은 위치지만... 가뜩이나 트럭이지만.... 어찌저찌 틈바구니 하나 찾아 대고
빙수를 받아 집으로 갑니다.
집에 가는 길 차 문을 열고 가니 바람이 시원합니다.
날이 그리 덥지 않았나 봅니다.
선풍기 하나 의지해 하루 종일 옷이 푹 젖도록 일을 할 때는 오늘 날씨 왜이러냐.... 하며 궁시렁 댔는데
트럭 양쪽 창을 모두 열고 열심히 밟아 봅니다.
샤워하고 나오니 남새밭에 난 푸성귀 뜯어 쌈밥을 차려 놓으셨네요.
상추, 깻잎, 시금치
밥먹고 엄니랑 설빙 나눠먹고 나니 그대로 쓰러져 자고 싶은데...
오늘 견적 문의 들어온 것들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가능한 것들은 보내주고
내일 문의할 거래처들 정리하고...
내일은 쿠팡에서 발주 들어온 것들 만들어 보내고...
테스트 몇가지 해 보고
여친 수납장 다리도 만들어야 하고
공방에 공간을 좀 만들어야해서 공방 수납 정리도 다시 하는 중이고....
내일은 그저께 20여 년 만에 찾아온 친구랑 점심도 먹어야 하는군요...
너무 오래 연락이 끊겨서 잊고 살았는데
세상 다 산 표정으로 찾아온 친구.... 밥이라도 한끼 같이 먹고 싶네요..
생각해보니 그저께 그렇게 친구가 찾아왔는데, 오늘 현장 견적 보러 오라고 해서
"야 오늘은 가라. 나 돈 벌러 가야 한다." 하고 보냈는데
그날 견적 보고 일 해서 번 돈으로
친구 맛난거 사줘야겠네요.
네시 반에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열한시가 됐네요. 내일도 일찌감치 움직여야 하는데...
그래도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하는 동안
몸 아픈건 좀 풀렸습니다.
요즘 갑자기 일이 미친듯이 많아지네요.
빡씨게 살고 있습니다.
결론은 상추쌈 마이쪙
(연예인)
추워서 떠는 청핫팬츠 허벅지 트와이스 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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