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란 허구의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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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지지만 그림자랑을 좀 하겠습니다.

창작자로서 자기표현을 하는것이 제 삶의 방향이므로,

'자기'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위해 현재의 제가 이해하는 개념을 어떻게든 정리해보려합니다.

밤잠을 이루기전에 할일이 없어 아이패드를 갖고놀다보면, 이렇게 그림을 끄적거리곤 합니다.

이젠 그림을 손에서 놓은지 점점 오래되가니, 창작보단 모작을 하게되고 오랜만에 그리려면 낯설고 그렇습니다.

이 그림은 제 내면의 '외롭고 슬픈 여성상'을, 외부로 표상하는 저의 자기표현입니다.(창작이에요.)

어제 저녁에 평면의 거울이 아니라, 원기둥의 거울안에 들어가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 어떤모습일까 질문글을 올렸습니다.

친절하신분이 댓글로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았다며, 아마 이런모습일거라고 링크를 찾아주셨습니다.

호기심에 찾아보셔도 되지만, 예상대로 그 모습은 왜곡되고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일그러져있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저의 내면에 잉태된 특정한 이미지를, 2차원의 도화지에 스스로 창조해낼수 있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인간은 3차원의 세계에 살아가고 있기때문에, 어떤 구조물을 바라볼때에 시각이나 위치가 조금만 바뀌어도 형태가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2차원의 세계를 바라볼때에, 관찰자로서 더 구조를 전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수 있습니다.

이런말을 스스로 하는게 철딱서니 없지만, 저는 아직 사회화가 많이 되지않은듯 합니다.

합리화일수도 있고 창작자들이 으레 핑계대는 것이지만, 창작자는 자기만의 세계에 쉽게 갇히고 사회화가 늦습니다.

사회화라는건 2차원의 거울이 아니라, 3차원의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나 스스로 전부 알수가 없다는것을 전제로 하는것 같습니다.

내 모습의 전부를 알수는 없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경험할수록 내가 타인을 비추는 거울이되어주고,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줍니다.

사회에 비추어지는 내 모습을 전부 알수 있을날이 올까요?

아니요, 저는 죽을때까지 나의 새로운 일면들이 타인들을 통해 관찰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나는 사회속에 나선 내 모습을 완벽히 알고난 다음에, 사회속으로 발걸음을 떼고 싶었기에 2차원의 세계인 그림에 갇혔습니다.

그렇다고 내 모습을 내가 잘 모르겠으니 언제까지고 갇혀있을수만은 없잖아요.

스스로 경제적 자립도 해야하고, 나는 책임지는걸 좋아하지않지만 어떤 분야에 종사하려면,

하물며 길을가다 도움을 청해오는 사람들이나, 넘어지는 어린이를 일으켜 세워주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자존감'이라는 개념이 저는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속에 존재한다고, 허구를 믿게끔 만들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였던, 조던 피터슨도 자존감은 사회성의 결여를 의미할뿐 심리학자들이 허구의 것을 만들어냈다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그린 그림도, 사람의 형태라고 믿게끔 인위적으로 만든 허구입니다.

그런데 난 그것을 나의 표상이라고 믿고, 저 그림이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사회속의 나'라는걸 스스로 과대포장하고 있었나 봅니다.

허구이면 어떤가요, 사실 우리가 더 넓은 집에 살기위해 버는 돈도, 아니면 오늘 산입에 거미줄치지않으려 버는 돈도

사실 종이쪼가리에 지나지않는것을요.

그동안의 저는 굉장히 염세적이었지만..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일기장에 적어야할 일기를, 낯선 이들이 가득한 커뮤니티에 이상한소리로 적는것도 저는 지금 재미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