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결별한 ‘햇반’ 판정승…되레 4.3% 매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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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결별한 ‘햇반’ 판정승…되레 4.3% 매출 증가
수정 2024-02-26 19:05 등록 2024-02-26 14:32

2022년 말 납품단가 갈등으로 거래 끊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온라인 채널 다각화

씨제이(CJ)제일제당이 즉석밥 상품인 ‘햇반’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햇반은 씨제이제일제당이 온라인 유통기업 ‘쿠팡’과 납품단가를 놓고 갈등을 벌이다, 지난 2022년 말 쿠팡이 발주를 중단한 상품이다. ‘햇반 전쟁’은 쿠팡이 온라인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체와 온라인 유통업체 간 힘겨루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아 왔다.

씨제이제일제당은 26일 햇반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견줘 4.3% 증가한 8503억원(소비자가 환산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매출은 전년보다 1.4% 늘었으며, 국외 매출은 21% 성장했다. 특히 4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9% 늘었다.

햇반의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은 68%(닐슨코리아 기준)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상승했으며,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았다. 대표 제품인 ‘햇반 백미’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66.4%로 전년보다 3.4%포인트나 늘었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햇반 성장은 건강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기술로 구현한 ‘웰니스 카테고리’의 활약 탓이 크다. 곤약밥·솥반을 앞세운 이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햇반이 쿠팡에서 빠진 뒤에도 매출을 방어한 것은 자체 온라인몰의 유료 멤버십의 회원비를 낮추고, 다른 유통채널인 네이버·신세계 등과 연합을 강화한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쿠팡과 결별을 택한 이후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씨제이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서 햇반 거래액은 39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배가 늘었다. 온라인 유통업체 컬리와 함께 만든 ‘향긋한 골든퀸쌀밥’도 출시 3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으며, ‘마켓컬리’에서 누적 판매량도 6만7천 세트를 넘어섰다. 신세계 유통3사(이마트·쓱닷컴·지마켓)에는 ‘환경을 생각한 햇반’ 신제품을 먼저 선보였으며, 배달의민족 비마트 등 퀵커머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햇반을 평균 30분 안팎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자사 온라인몰인 씨제이더마켓 강화를 통한 매출도 증가했다. 씨제이더마켓을 통한 지난해 햇반 매출은 약 238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79%가 늘었다. 이런 노력으로 쿠팡 없이 온라인 유통을 통해 판 햇반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에 견줘 17% 증가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온라인에서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을 통한 햇반 매출은 전체의 약 10%를 조금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제이제일제당 햇반의 성과는 결국 브랜드력이 판매 채널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라고 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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