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시공단 사업비 차환 금리 최대 3배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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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4%→12.151%로 인상

늘어난 이자만 126억

빨간불이 켜졌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만기 하루를 앞두고 극적으로 차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업비 7000억여원의 대출 금리가 기존보다 최대 3배 이상 올라 조합원들이 지불해야 할 분담금의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27일 EBN 취재결과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PF의 자산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 발행을 마무리 했다. 시공단이 조달한 금액은 기존 사업비 7231억원(이자 포함)이며 내년 1월 19일까지 발행된다.

각 건설사별 보증금액은 ▲현대건설 2005억원(KB증권) ▲HDC현대산업개발 1808억원(한국투자증권) ▲대우건설 1708억원(KB증권) ▲롯데건설 1710억원(KB증권)이다.

여기에 연 금리는 현대건설 8.5%, 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 나머지 3곳은 12.151%를 적용한다. 기존 금리가 4%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자율이 최대 3배 가량 인상된 셈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앞서 발행했던 단기사채 이용시 15억원의 이자만 내야 했지만 이번에 조달한 차환 발행으로는 24억원이 더 늘어난 39억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15억원의 이자부담이 50억원으로 늘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역시 각각 47억원으로 늘어난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시공단은 내년 1월 19일까지 발행되는 단기사채에 대한 이자 금액만 총 183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 측은  분양가와 공사비가 나와야 추가 분담금이 결정되는 가운데 1억8000만원 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합 측은 시공사업단이 청구한 공사비 손실 비용에 대해 지난달 16일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부동산원은 조합 측에 다시 보완 서류를 요청했으며 법적 처리기한에 따라 접수일로부터 75일 이내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이번 차환 발행은 100% 유동화증권이 아닌 일부 건설사들의 자체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따로 (차환 발행을) 안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기존에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조달이 안됐다. 그 때도 자체자금으로 투입했다"고 귀띔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됐는데도 불구, 시공단이 부랴부랴 차환 발행에 나선 데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보 위축과 최근 건설업계 부도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아파트도 자금난에 빠지면서 레고랜드 쇼크가 덮쳤는데 중소업체들의 유동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인 우석건설은 납부기한 내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지난달 말 1차 부도 처리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아파트가 서울의 핵심 사업장인만큼 금리 인상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시장 자체가 폭탄을 맞아서 서울 핵심지의 건실한 사업장까지 폭탄 맞았던 것이지, 사업성이 떨어진건 아니다"면서 "단기자금 성격으로, 내년 1월 일반분양을 하게 되면 계약금과 중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해소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