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처와 연 끊었습니다.
품목을 공개하기 좀 그렇고 2주마다 한번씩 공급받았는데 저와 다른 한분(편의상 A라고 하겠습니다.)이 격주로 물건을 받는 형식이였습니다.
설 연휴로 인해 한주 텀이 생겼고 이번주는 제가 공급받는 날입니다.
근데 거래처에 가보니 A에게 주기로 지난번에 약속이 되었으니 이번주는 그냥 가라는겁니다.
제가 이미 방문을 했는데 아직 오지도 않은 A가 1시간뒤에 오니 돌아가랍니다.
그러면 A가 2주 연속으로 받는건데 이게 뭔 소린가 싶어 저번에 왔을때 연휴로 미뤄지니 오늘 오기로 정하지 않았냐 장부에 적었으니 그거 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거 보면서 자기가 잘못한걸 인정하면서도 이번주에는 그냥 돌아가고 다음번에 물량을 더 줄테니 그러라는겁니다.(매주 나오는 물량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데 다음주 된다고 더 준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방문하는 요일이 항상 정해져있는데 다른 요일에 와서 좀 해가라합니다. 한번도 요일바뀌지 않고 해왔는데 이제 그렇게 고정된 요일에만 올 생각하면 거래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요즘 건강이 안좋아지고 일신상의 사정이 생겨 일을 제대로 못했다 사정을 얘기하는데 태도가 전혀 미안한게 아니더군요. 말로만 미안하다하지 '아 좀 니가 이해를 해라 어쩌라고' 이딴식입니다.
제 팔을 툭툭치면서 얘기하기하길래 기분나빠 팔을 빼니 왜그러냐고 그래서 기분나빠서 그런다 하니 '아이 씨발' 이럽니다.
평소에도 수틀리면 에이씨 그러긴했지만 육성으로 씨발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간 동료가 싸울기미가 보이니 중재를 해서 넘어갔지만 이전부터 본인 마음에 안들면 지랄하고 나이먹은걸로 유세떨고 갑질아닌 갑질을 좀 해서 1년전부터 감정이 쌓였었습니다. 작년에는 크게 한번 싸우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냥 거래 여기까지하고 밀린 외상이나 갚아라 하고 나왔습니다. (본인 돈이 필요하면 외상으로 얼마 꿔달라고합니다. 물건 받아가는 사람이 외상을 해달라는거도 아니고 물건 주는 사람이 돈이없다고 돈을 꿔가다니 이것도 참 웃기는 노릇입니다.)
동료랑 밥먹고 돌아오는중 전화가 왔는데 제가 운전중이라 못받으니 동료랑 통화를 하면서 본인 아들이랑 A에게 이런일이 있었다 얘기하니 둘다 잘못했다고 말했답디다.
A도 그러면 나한테 전화를 해서 오지말라고 하지 왜그랬냐. 다음주에 2주연속으로 저한테 물건줘라 했다합니다. 두사람이 그나마 개념이 있어서 다행인건 왜인지.
본인이 잘못생각했고 나이도 먹어서 어차피 얼마 못할건데 거래하는 동안에는 그래도 잘 좀 해봤으면 좋겠다 얘기하지만 이미 이 인간에게 질릴대로 질렸고 이전에도 지랄했다가 사과하고 잘해보자 해놓고 오늘 또 지랄하길래 다시는 그 면상을 보기 싫어졌습니다.
옆에서 전화하는동안 들리는 목소리 조차도 싫더라고요.
사실 곧 새로운 일을 하려고 지금 하는걸 접거나 조금 축소하는 방향으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잘되어버렸습니다.
갑자기 그만둔다고 말하면 당황해할까봐 어떻게 잘 얘기를 해야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그딴 고민을 왜했나 싶네요.
10년이 넘게 거래해오면서 덕분에 돈벌긴했지만 인연이 이렇게 끝나는거도 순식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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