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답답해요..

헤어진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가끔씩 떠오르면 울컥하는 마음에 참다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30대 후반,
여친은 20대 후반.
만난지 1년정도 됐고.
밝고, 예의바르고, 코드가 잘 맞아서
나이차이가 느껴지지 않을만큼 서로 잘
만났어요.

그 친구는 코로나로 하던일을 못하게 돼서
카페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코로나 회복이
안되면서 엄청 낙담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할때
옆에서 많이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했고,
진로도 같이 고민하면서 용기내서 시작할 수 있도록 응원 많이 해줬어요.
저도 나이가 있는지라 돈을 더 모아야 겠다는 생각과 열심히 사는 저를 보며 동기부여가 되길바라며 본업외에 투잡으로 배달알바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어요.
저도 돈 좀 모이고, 그 친구도 좀 안정되면 같이 살고싶은 마음도 좀 있었어요.

그러다 자기 가게를 차리고 싶어해서, 주방에서 일요일 하루쉬며 일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괜찮다고 했고, 가게 주변으로 이사가기로 해서 집도 같이 알아보고, 이삿짐도 싸주고, 집 리모델링도 도와주고, 보증금이 좀 모자라 천만원 빌려줬어요.(한달 후 이전집 보증금받아서 갚았어요)
그 친구가 잘 됐으면 진심으로 바랬고, 제가 도울 수 있는건 최선을 다해 도와줬어요.

이사후, 오전 시간이 남는다며 투잡을 뛰더라구요, 그러니 쉬는 날이 한 달에 2~3번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그 친구가 자취를 해서 쉬는 날이면 제가 그 친구집으로 가서 함께 보내고 그랬어요.

그러다 제가 배달알바하다 사고가 나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완전파열되면서 상황이 좀 안 좋아졌어요.
그 친구는 너무 바쁘고 힘들게 일하고,
저는 아프고, 사고처리, 본업, 무릎 수술준비 하면서 멘탈이 나갔었죠. 수술날짜가 2달 반 정도후에 잡혀서 그 전처럼 많이 신경써주진 못했지만 자주 못 보니까 다리 쩔뚝거리면서도 만나러가고 그랬어요.

그렇게 2달 정도 지나고
제 생일날 그 친구가 정말 잘 챙겨줬어요.
전망좋은 호텔에,
손수만든 치즈케익에,
미슐랭 원스타 한식집도 예약해서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근데 그 친구가 전날 매장사람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갖고 늦잠을 자서 약속시간 2시간정도 늦고,
저녁먹고와서 피곤한지 계속 자더라구요.
4시간정도 자다 1시간정도 일어나서 같이 야식먹고 다시 재웠습니다.

그 담주에 만나서 신발 선물도 해주더라구요.
그러다 생일날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제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다고, 너무너무 고맙다고, 덕분에 이런걸 경험했다고..
근데 너무 피곤해해서 아주 조금 서운했다고 하니 울더라구요..

그 친구 출근해야해서 일단 달래서 출근시키고, 그 담주에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
본인이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도 내가 서운해하니 자기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서운했던 것들을 몇가지 더 얘기하더라구요..
저는 생일날 그렇게 얘기하고, 서운하게 했던 것들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생일날 너무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맙고 그랬지만, 뭔가 내가 너에게서 소외되는 느낌이 들었어서 서운했다고 한거다.
나는 많은 것들을 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너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어요..
다음주에 무릎 수술하니까 나도 정신차리고 앞으로 서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수술전날 만나기로 했는데, 그동안 카톡이나 전화가 좀 뜸하고, 반응도 그전같지 않더라구요.. 느낌이 좀 쌔했었어요..
수술전날 만나러 가는 길에 꽃다발도 사고, 맛집도 알아보고 만났습니다.

꽃다발을 주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고, 밥도 속이 별로 안 좋다며 잘 안 먹더라구요.
밥집 나와서 알아본 카페를 가려다 근처 카페로 가는게 좋다고 해서 근처 카페에 갔어요.
카페에서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저랑 더이상 미래는 그려지지 않는다고, 미안하다고.. 다른 얘기들도 했는데 이건 제가 너무 상처받아서 얘기를 못하겠어요..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 눈물 글썽이며 몇 번 잡아봤는데, 받아들이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일어나려고 마스크를 쓰더라구요, 근데 그때 눈을 봤는데 정말 너무 차가웠어요..
진짜 모르는 사람 보는 것 같은 그 눈빛이요..
그 눈을 보니 더이상 잡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담날 수술하러 입원하고, 그 담날 수술하고, 5일 입원해 있는동안 혼자 있으니 수만가지 생각하다
수술하고 아파서 울고,
마음 아파서 울고,
퇴원하고 1주 휴가 받고 집에서 시체처럼 누워서또 울었네요...

헤어지고 1달이 지난 지금 좀 나아졌는데,
며칠전부터 갑자기 꿈에 나오고 그래서 잠 못자다가 오늘 그 친구 sns 들어가보니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더라구요...
진짜 회의감이 엄청 들었어요..
그 사람에게 나는 뭐였던가...

수술해서 술도 못먹고, 맘대로 걷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운동도 못하니 답답한 마음 달랠 길이
없어 이토에 눈팅만하다 글 남겨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