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5세 정도되는 고양이고요. 이름은 띠디인데(저는 뚱땡이라고 부름), 원래는 길냥이였어요.

친형이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오기전 집을 알아볼때 전주인이 개집 옆에다가 묶어서 키우다가 버리고 간 새끼고양이였습니다.

그리고는 같이 살게되었는데 어느덧 6년정도 되었어요.

뚱냥이지만, 개냥이고 사람도 잘 따르고 식성도 좋고 활발합니다. 성격이 순둥이었어요.

최근 17-20일전부터 먹는 양이 서서히 줄기 시작했어요.특히 좋아하는 츄르랑 사료가 있는데

먹는 양이 줄다가 최근 1주일 전부터 많이 줄었어요.물론 먹고 토하기도 자주했지만, 취식물만 토했어요.

배변은 실외에서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자주 하는지는 몰랐어요.

그래도 물은 먹었고, 체중이 좀 줄기는 했지만 활동량은 어느정도 유지되었고요. 

그외의 이상 징후는 없었어요.

너무 안먹는게 걱정되서 병원을 가자고 했지만, 작은형하고의 의견차가 있었죠.(별일 아닐것 같다는 의견차)

그래도 작은형은 나름 노력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먹여보기도 하고, 항생제도 주곤 했어요.

(작은형은 음식을 다시 잘 먹고, 토하는 게 없으면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11월 4일 밤에도 평소처럼 제 옆에서 잠도 자고 같이 놀기도 하던 녀석입니다.

11월 5일 아침에 작은형이 주사기로 츄르를 주는데 츄르를 다 토했어요.

그래서 너무 심각하다는 판단에 뒤늦게서야 동물병원을 갔어요.

작은형이 맨처음 6년전에 중성화수술차 데리고 갔던 인근 동물병원에서는 정밀 진단할 환경이 안된다고,

인근의 다른 병원을 추천해줬어요. 금X동물병원인데...

오전 10시경 둘이 찾아가보니 가게는 문이 닫혀있었고, 영업을 안한것 같은 느낌의 실내 정리정돈 상태였어요.

시골이라 원래 그런가 싶기도 하고, 혼자 운영하는지 직원들도 없고, 많이 낡은 시골병원이었어요.

부재시 전화달라고 전화번호가 붙어있는 병원이었고, 작은형이 통화하는 중이었어요.

저는 실내를 좀 더 살펴보고 휴대폰으로 인근의 다른 병원도 찾아봤죠.

너무 찝찝해서 다른 병원을 가자고 했는데, 작은형은 곧 의사가 온다고 하니깐 그냥 받아보자고 했어요.

10분 뒤에 온다는 의사는 오지 않았고, 다시 전화해보니 거의 다 왔다고 했지만 추가로 5분정도가 지나서야 왔어요.

문을 열고 실내를 들어가니 물때가 심하게 낀 싱크대가 눈에 들어왔고, 너무 지저분해서 사실 많이 찝찝했어요.

의사에게 최근의 고양이 상태를 말하고 나니, 청진기를 고양이 배에다가 몇번 대보고는 <복막염> 진단을 내렸어요.

사실 복막염이라는 병을 처음 들었고, 치사율이 높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어요.

그리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3가지 설명했고 선택하라고 했죠.

1. 항바이러스제, 구토억제제, 비타민제를 3일정도 놓아보고, 상태를 지켜본뒤에 수액을 놓거나 입원을 시키는 방법

2. 250만원 정도 되는 복막염 약 치료방법

3. 치료간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으면 안락사를 하는 방법

그래서 1번의 치료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고 처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귀가 했는데, 귀가 후 처음 구토를 했을때는 흰색 거품 섞인 구토였어요.

아마도 위액이었던 것 같아서 차량으로 왕복 1시간 10분가 움직인게 스트레스여서 그랬을거라 생각했죠.

그리고 3번째 던가 구토가 갈색이었습니다. 작은형은 아침에 먹인 츄르가 좀 더 남아서 츄르를 토한거 같다고 했어요.

눈빛은 그대로였지만  점점 구토의 횟수가 많아지면서, 입술에는 침이 고드름처럼 맺혔고, 하체는 힘이 없었어요.

귀나 발에는 체온이 평소보다 많이 내려간듯 많이 낮았어요.

너무 이상해서 의사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내일 오전까지 지켜보고, 챙겨준 항바이러스제를 내일 오전에 한번 더 놓아주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안되면 입원해서 수액을 맞추자고요.

하지만 갈색 구토는 점점 심해졌고, 엎드려 있던 자리에서 소변을 봐버렸어요. 그러다가 잠들더니 회복되는 줄 알았는데

병원 다녀온 당일 밤 11시 40분경에 마지막으로 심하게 갈색 구토를 하고 죽었어요.

그리고는 11월 6일 오전에 반려동물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고는 집 앞 벚꽃나무 옆에 뭍어주었습니다.

너무 늦게 병원을 간 것이 가장 후회가 되었고.

찾아간 병원도 뭔가 너무 이상했어요.

복막염이라는 병이 그렇게 심각한 병이라는데, 혈액검사나 CT촬영, 조직검사 같은것도 없이 그냥 청진기로 진단이 가능한건지...

그리고 항바이러스제를 체중측정이나 컨디션 체크 없이 그냥 투약을 해도 되는지...

전화로 물어봤을때 갈색 구토에 대해서 좀더 지켜보자고했던 부분까지...

그 이후로 복막염에 대해서도 검색해보고, 해당 병원에 대해서도 알아봤는데 많은 부분이 이상하더군요.

- 너무 늦게 병원간 점

- 복막염 진단에 대한 검사 신뢰도 의심(청진기 진단)

- 투약 이전에 체중검사, 컨디션 체크 없이 한 점

-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 : 이때 그냥 상황을 지켜보는게 맞는건지도 의문

해당 병원도 검색해보니 몇몇 신문기사가 있는데 현 지역이 시골지역이다보니 아마도 방역 전문 수의사였던것 같아요.

그리고 가축 전공에, 소 전문이었던것 같은 신문기사의 흔적이 있더라고요.

개원당시 전문장비는 있던 병원인데 내원했을때는 장비들도 안보였고, 직원도 없었어요.

결국 제대로 치료한것도 아니고, 잘못된 선택, 잘못된 판단, 잘못된 처방으로 우리가 죽게 만들어서

너무 죄책감도 크고  가슴이 아프네요.

매일 뭐 할때마다 옆에서 놀던 고양이고, 잘때도 같이 자고, 활동도 왕성하고 애교도 많던 고양이라...

너무 건강했고, 병원 가기 전 새벽까지도 잘 먹지는 않았지만 건강상태도 양호했거든요.

집에 빈 자리도 크고, 흔적도 많고... 화장터 가서도 울고, 와서도 울고, 사진 보다가도 울고...

그래서 억지로 자다가 깨서도 생각나고...

계속해서 너무 늦게 병원 간 것과 해당 동물병원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고양이를 키워본것도 처음이고, 복막염도 처음 알게되고, 고양이에 대해서도 너무 무지했어요.

갈색구토에 대한 내용도 뒤늦게 알았어요... 그게 대장, 소장 등에서 나오는 출혈인 줄 몰랐거든요...

의사도 그런 얘기는 없어서 더 무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잘못된 판단에 일을 안좋게 만들어서 계속 후회가 됩니다.

겨우 6살인데...너무 건강해서 15년은 살줄 알았거든요.

(함께 키우는 첫째 고양이가 지금 11살 - 길냥이 입양)

그래도 힘들때 좋을때 언제나 항상 함께 해줬던 고양이라...

누구한테 말할곳도 없고 가슴도 매이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