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밤에 있었던 에피소드로 창피해서 뜬눈으로 밤을 샐줄 알았는데...

이리저리 여행갈곳, 무릎 통증 완화법 찾다가 저도 모르게 컴터 책상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눈떠보니 그분은 출근을 위해 이미 이부자리 정리 다해놓으시고 가고 없으시더군요.

메세지를 확인해보니, 어제 밤은 미안했다 근데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밤에 자주 그러는데...자기도 너무 속상하다.라는 사과의 말과 함께...

뭐 찐으로 의심한건 아니었지만,,, 자기 무릎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았던 기록 문서 사진을 찍어보내주더군요..

뭐 굳이 이렇게까지 인증할 필요는 없었는데... 제쪽 사정도 이해해주시는 눈치였습니다.

뭐 오해도 해결됐고, 이런대화 오래 주고 받아봐야 좋을게 없어 데이트로 주제를 바꿔 퇴근후 무얼하냐고 물어봤는데...

그분이 한참동안 답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시간쯤 지났나? 점심쯤 되서야 장문의 답장이 왔는데...

내용은 대충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자기 삶은 엄청 단조롭고 재미없다.  대부분 음식도 집에서 해먹고, 가게들도 일찍 닫고, 사람 많은 곳도 좋아하지 않아서 대부분 평일 시간은 집에서 보낸다...최근에는 언어공부랑 교환학생 준비로 소비도 줄이고 계획할게 많아서 단조롭고 답답한 삶이지만 자신은 만족하고 산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언제 떠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셨습니다.

뭐 그분도 솔직하게 다 터넣고 이야기 하시니 저도 늘 고민이던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숙소 계약 기간이 곧 끝나고 이걸 끝나면 원래는 다른 나라로 떠날 생각이었다.

(원래는 진작 숙소 계약기간이 끝나는 건데 그분 때문에 며칠 더 연장함)

근데 지금 당장은 더 멀어지기가 싫다. 그래서 고민이다. 다른 숙소를 알아볼까 고민중인데, 마땅한 숙소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분도 저랑 같은 마음이셨습니다.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제가 여행자다보니 뭐라 먼저 말을 못꺼냈던거죠...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모 아니면 도 아니겠냐, 지금까지 충분히 조심해왔고! 더이상 매너를 핑계로 미적지근하면 안되겠다 싶어...

돌직구 세게 한방 날렸습니다.

사실 나도 더 많이 보고 싶다. 혹시 괜찮다면, 그분 집에서 제가 좀 머물러도 되겠냐. 일하실때 나는 구경다니고, 밤에 같이 요리도 하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가고! 특별한거 아니더라도 함께 소중한 추억 만들어보자! 

했더니...

답장대신 귀여운 이모티콘 몇개가 도착했고....

이내 자기집 소파베드라 많이 불편할텐데 괜찮겠냐고 물으셔서, 대한민국은 원래 바닥에서 잔다....전혀 문제 될거 없다고 답하자 그럼 이따가 자기 퇴근하고 장봐서 같이 들어가자고 하셔서 지금 신나서 짐 챙기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원래 숙소 기간이 며칠 더 남았지만,,, 이미 마음은 그분 집에 가있어서 더이상 여기 머무를 이유가 없네요.

함께 지내다보면 제가 구경은 제대로 다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남의 집에 들어간다는게 사실 조금 부담도 되긴 하지만,

이 모든게 결국은 여행의 일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과 응원 덕에 결국은 해피엔딩의 시발점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을 할 수 있을거 같기도 합니다.

이게 세드엔딩의 시작일지 해피엔딩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일단은 많은 분들의 말씀대로 마음가는대로 한번 질러보려고 합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쓰바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