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생략하겠다. 여러 사람들의 객관적인 평들과 거의 다르지 않아, 나 따위가 굳이 부연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장면들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등에서 성동일의 연기를 좋아하고 인간적으로도 호감이 있는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욕설 연기에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영화에서 성동일의 욕설은 대부분이 다른 배우들의 욕설 연기에 비해 유독 상스럽고 저급하게 들린다.
특히 오대웅 (성동일 분)일행이 알파 수거를 위해 58000톤 화물선에 침투했을 때, 공포에 질린 여 죄수 최명주(장영남 분)를 마주한다. 여 죄수는 일행에게 괴물의 존재에 대해 패닉 상태에서 횡설수설 설명을 하고, 가만히 듣고있던 오대웅은 권총을 꺼내 최명주의 머리를 쏴서 죽인다. 여기까진 뭐 흔한 전개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총을 머리에 맞고 피를 쏟으며 쓰러진 최명주를 보고 오대웅은 이런 대사를 한다.
'아이... 쌍년 더럽게 시끄럽네.'
곧이어 이다연(정소민 분)이라는 경찰 일행이 오대웅 일행과 조우하는데, 이다연은 오대웅일행에게 총을 겨누고 경찰이니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오대웅은 여경에게 권총 두발을 발사하여 제압한다. 쓰러진 여경에게 오대웅은 이런 대사를 한다.
'경찰이 자랑이야 이 씨발년아?'
이건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대웅이란 캐릭터에 대한 디렉팅의 문제다. 이 영화에는 성동일 이외에도 수많은 배우들의 수많은 욕설들이 난무하는데 , 대부분의 욕설들이 상황이나 캐릭터에 화학적으로 섞여드는 느낌 보다는 욕설 대사를 연극 톤으로 무리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특히 성동일의 욕설 대사들은 듣기에 특히 거북한데, 이유는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 욕설들의 수위가 성동일 배역에 필요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욕설들을 통해 표현하려는 오대웅의 캐릭터와 극중 오대웅의 포지션이 서로 절충하지 않는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쓰고보니 동어반복이네 ㅅㅂ...)
오대웅은 팀 전체를 이끄는 리더이고, 선박에 침투하여 홀로 상황을 종결할 수 있을 만큼 실력도 있는 고위급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에게 저런 싼마이식 쌍욕은 서로 잘 매칭이 되지 않는다. 더 근본적으로는 오대웅의 욕설들의 수위가 오대웅의 감정이랑도 서로 어울리지 않아 그의 모든 욕설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는 거다.
오대웅의 잔인성, 폭력성, 비인간성을 연출하고 싶었던거 같은데 욕설은 그런 의도에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한다. 그저 듣기에 과하고 거북할 뿐.
이 영화에서의 욕설들을 듣고 있자면, 마치 과거 쓰레기 영화 '주글래 살래'에서 여성에 대한 과도한 성적 학대, 변태 성행위 장면, 그리고 폭행 장면들을 봤을 때 느껴진 수준의 불쾌감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모쪼록 성동일은 영화 고르는 안목을 조금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문득 기억나는게, 같은 감독이 연출한 '변신'이라는 병신같은 영화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 성동일이 연기한 캐릭터가 귀신에 빙의되어 자신의 친딸을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도 '아이 쌍년... 어쩌구' 쌍욕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욕설이 과하고 불필요해보였다. 이건 감독이 저런 톤의 쌍욕에 어떤 페티쉬를 갖고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비밀상점)
네이버 1위 해장스프 기획전!
(1018)
영화 월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