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SF 공포물로 걸작이라 평하는 에일리언 1은 그 기저에는 페미니즘이 깔려있습니다.
뭐 지금 대가.리 빈 쿵쾅이들이 외치는 개.소리가 아니라
남근으로 상징되는 문화에서 여성들이 심리적으로 느껴왔던 공포심을
(좀 직접적인 표현을 하자면 박히는 입장에서의 공포, M성향성의 확장에 따른 기저심리의 고착화 문제 등 )
표현하고 이를 극복하는 걸 상징적으로 표현했죠.(에일리언 대가리가 길쭉한 이유)
(1979년작 에일리언 1 포스터)
이런 의식은 당시 유럽과 북미에서 활발하게 벌어지던 페미니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후 12년이 지난 1991년작 델마와 루이스를 보면 그 시간동안 리들리 감독의 생각이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델마와 루이스는 사회가 가진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절벽으로 달리는 선택을 하죠.
아직 사회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를 극복하는데 함께할 사람이 적다는 걸 보여주면서요.
( 마지막 차를 타고 절벽을 향해 달린 이 장면은 참 여운이 컸습니다.)
그런데, 1997년 '지아이제인'을 통해 리들리
스콧
감독이 놀라운 말을 합니다.
동등해지고 싶다면 자격을 갖춰라.
특히나 목숨을 건 환경에 놓이는 군인들의 세계에서 그들과 함께 할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서 그들에게 인정받는 내용을 통해
사회의 편견을 깨는건 깨는거고, 그 편견을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답을 보여준거죠.
독특하고 선구자적인 영화를 만들어왔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이 3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변화는(물론 3편 다 각본가는 따로 있습니다.)
역시 이 양반은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 유명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티비 프로그램에서 한 여자가 회사들이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하지 않는데 대한 비판을 하자
참 경제학자 다운 답변을 한게 있습니다.
'만약 기업들이 남녀의 생산성이 같은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손해를 보는것이다. 그런데 왜 그 기업이 손해보는 결정을 하는데 손해보지 말라고 신경써주냐 당신의 말이 맞다면 기업은 손해보는 결정을 하고 손해를 감수하게 될것이다'
노동권이나 근로기준법 관련 입장에서 보면 좀 '응?' 하는 대답인데
역설적으로 '돈벌려고 하는 기업들이 기어코 자기들이 손해보는 결정을 하겠다는데 뭐하러 손해보지 말라고 하느냐' 라며 슬쩍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빈틈을 짚어줬었죠.
여튼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제 나이가 80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영화를 찍어줄 지 살짝 걱정이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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