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스케이트

중력과 마찰력   그리고 관성에 묶일 수 밖에 없는 지표면에서 , 아이스 스케이팅은  마치  물리법칙을 무시한 듯한 비현실적인 움직임과, 한계를 벗어난 역동성을 만들어내죠 .

영화 실버 스케이트는 ,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얼어붙은   강과 카날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활약하는 소매치기 일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겨울풍경은  카메라  앵글에 담긴 화면만으로도 이미  동화 속 마을 같습 니다 .

환상 속에서나 가능할 풍경이죠 ? 동화속 얼음나라에서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비현실적인 데이트라니 ..

카메라 연출도 무척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는데요 .

  눈빛 하며 , 중력과 관성을 개무시한 어마어마한 포스 .. 임팩트 작렬하지 않습니까 ? ㅋㅋ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기 직전인 1899 년 12 월 입니다 .

영화 속 시간으로 5 년 뒤인 1905 년에는 러시아에 피바람을 몰고올 러시아 1 차 혁명이 발발하게 되죠 . 러시아 인이라면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이 시대적 배경을, 영화는 이 구조물을 여러차례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 그러다가 ..

어이쿠 1900 이 뒤집히고 말았군요 ..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20세기가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음악은  주로   경쾌하고 몽환적인 ' 신비한동물사전 ' 류의 스코어를 써서 , 자칫 혁명이나 계급 등의 무거운  주제 로 흐를 수도 있는 관객의 주의를 가볍게 환기시켜줍니다 . 스마트한 배치로 주제의식과 관객의 즐거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다만 , 드뷔시 월광이 좀 과용되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 보다  임팩트 있게 한번만 썼더라면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영화적 상상력을 만나 는  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 겨울 , 그리고 스케이트 .. 이 아름답고 슬픈 세기말을 배경으로, 천민과 귀족, 그리고 혁명 밴딧..   세 부류의 인물들 이  서로 만나서, 마치  우리와는  다른 우주의 다른 세계처럼 그들의 시간을 살아가는 모습을 , 무겁지 않게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볼 수 있었던   건 , 충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 아이스 스케이팅으로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역동성 또한, 그 역동성의 상상력 만으로도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신선한 상상력과 뛰어난 연출 , 부족함 없는 배우들로 채워진 , 매우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고 생각되네요 .

아 .. 그리고 ,

이 장면 .. 빙판에서 두 사람이 그물을 펼치고 주인공을 쫓는 ..  틀림없이   이 장면은   아주 오래된 어느 영화의 오마쥬인 것 같은데 , 기억이 나지 않네요.  혹시 기억하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