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점 형태의 수성이 태양 원반을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
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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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태양계의 첫번째 행성 수성이 공전하며 태양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완벽하게 포착됐다.
행성이 항성(별)을 가로지르는 현상 관측이 최근 새로운 외계행성을 찾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학계에서는 향후 진행될 외계행성 탐사 임무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 유럽우주국(
ESA
) 등에 따르면
ESA
와 미 항공우주국(
NASA
)이 공동 제작한 태양 관측 우주탐사선 솔라 오비터는 지난 1월 수성이 태양 표면을 가로지르는 완전한 검은 구 형태로 지나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태양 위에 검은 점처럼 등장한 수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과정이 솔라 오비터에 탑재된 수많은 관측 장비의 시야에 모두 사로잡힌 것이다.
ESA
는 수성의 모습이 태양 표면에 흔히 나타나는 흑점과는 분명히 다른 형태로 관측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극자외선 이미저(
EUI
)는 수성의 이동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도 성공했다.
EUI
는 수성이 태양 원반을 지나쳐 태양 대기의 기체 구조물 앞에서 실루엣을 드러내는 모습을 관측했다.
이를 두고
ESA
는 "수성이 그저 태양 앞을 지났을 뿐만 아니라 태양 대기의 다른 층 앞까지 지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은 점 형태의 수성이 태양을 둘러싼 대기를 지나치고 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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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관측된 수성처럼 행성이 별을 통과하는 모습은 과거엔 주로 태양계의 크기를 계산하는 데 활용돼왔다.
관측자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행성의 이동 시간을 측정하면 태양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행성 통과 현상은 주로 태양이 아닌 다른 별 주위의 외계행성을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행성이 별을 가로지를 때는 별의 표면에 행성의 그림자가 지는데, 이 어두워지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관찰해 행성의 크기와 궤도 등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관측된 수성의 태양 통과 현상은 향후 외계행성 탐사에 앞서 관측 장비들의 성능을 보다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SA
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진행 중인 외계행성 크기 측정 임무
'CHEOPS
(
CHaracterising
ExOPlanets
Satellite
)'에도 행성 통과 현상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최대 100만개의 별들이 활동하고 있는 영역에서 지구 크기 행성을 탐사하는
'PLATO
(
Planetary
Transits
and
Oscillations
of
Stars
)' 임무에서도 같은 방법이 적용되며, 2029년
ESA
의 외계행성 대탐사 임무인
'ARIEL
(
Atmospheric
Remote-sensing
Infrared
Exoplanet
Large-survey
)'에서도 인류에게 알려진 외계행성 1000여개의 대기 연구를 위해 행성 통과 현상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수성의 태양 통과 관측에 대해
ESA
는 "수성이 태양 원반 내에서 기록한 밝기의 정도는 지상의 계측기가 빛을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나타난다. 이 데이터를 더 잘 파악할 수록 (오류가) 더 잘 제거될 수 있다"며 "이번 현상을 연구하면 솔라 오비터가 관측하는 데이터 품질을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약 15억 달러(약 1조9500억원)가 투입돼 지난 2020년 2월 발사된 솔라 오비터는 인류 최초로 태양의 남극과 북극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임무를 위해 솔라 오비터는 태양 표면으로부터 겨우 4200만㎞ 떨어진 궤도를 돌며 인류가 제작한 물체 중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솔라 오비터는 올해 4월 중 태양을 근접 통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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