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07조 예산안 잠정합의…내일 본회의 통과
김상범·조문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안보다 3조원 가량 늘어난 607조원으로 잠정 합의했다. 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인 오는 2일 국회 본희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1일 오후 국회에서 예산안 관련 협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먼저 재정지출 우선순위를 조정해 세출 예산을 정부안보다 약 5조원 이상 감액하기로 했다. 증액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증액 소요에 합의하면 전체 예산 규모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정부 안보다는 조금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 총 지출 규모는 정부안(604조4000억원)보다 순증된 약 607조원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애초 정부안보다 순증하게 됐다.
이날 여야 합의로 국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법정기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게 됐다.
다만 지역화폐와 손실보상 등 세부 예산항목을 둘러싼 여·야·정 협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전날 민주당은 당정협의를 열고 지역화폐 발행규모를 25조원으로 늘리는 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예산 증액을 둘러싼 당정간 기싸움에서 기획재정부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다만 국비 지원 규모에서는 여전히 이견차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25조원 가운데 4%인 1조원을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부가 지역화폐 6조원 규모 발행을 전제로 국비 2400억을 책정해 놓았으니 7600억원을 추가 증액하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기재부는 전액 국비로 충당하는 데 반대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부담분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비 지원은 15조원까지가 최대 한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손실보상 하한액도 민주당은 현재 1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정부는 소상공인 간 형평성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30~50만원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가 그간 실질적인 손실보상금 지급 반대,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반대에 이어 이번 지역화폐 예산까지 반대한다”며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지역화폐 예산의 정상화가 기재부 숫자놀음 앞에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지역화폐 예산 증액보다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제외업종 지원에 비중을 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하명 예산 밀어붙이기”라며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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