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던 애플도 “15만원 드립니다”…사업 철수한 LG폰 중고보상 삼성-애플 맞대결
조미덥 기자 [email protected]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모바일 철수로 생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타사 제품에 중고 보상을 하지 않던 고집을 꺾고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중고보상 정책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LG폰 반납시 애플과 같은 액수인 15만원을 보상금으로 주기로 하며 방어에 나섰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통3사와 함께 이날부터 9월25일까지 이통사에 LG전자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자사 아이폰 신제품으로 교체한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의 중고가와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주는 보상 정책을 편다. 이는 사용자가 매월 일정액을 내는 보험 형태의 이통사 중고보상 프로그램과 별개다. 반납 가능한 LG전자 모델은 교체 직전까지 한 달 이상 실제 사용한 4세대(4G)·5세대(5G) 스마트폰이다. 3세대(3G)와 폴더 타입 폰은 제외된다. 교체 가능한 애플 모델은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두가지다.
희망자는 이통3사 대리점을 찾아 신청하면 된다. 애플스토어나 리셀러 매장에선 신청할 수 없다.
애플이 타사 모델에 중고 보상 정책을 도입한 것은 처음으로 한국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특이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면서도 애플이 삼성전자에 크게 뒤지고, LG전자도 유의미한 점유율을 점하고 있는 유일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 애플이 20%, LG전자가 13%였다.
LG전자가 오는 7월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후 국내 시장에선 같은 국내 기업이고,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삼성전자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실제 최근 LG전자 중고보상 프로그램 가입자의 약 80%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무력하게 LG폰 고객을 삼성전자에 빼앗길 수 없다고 판단해 ‘LG폰 중고보상’이란 강수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이날부터 6월30일까지 LG전자 스마트폰 고객이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갤럭시S21·갤럭시Z폴드2·갤럭시Z플립5G·갤럭시노트20 시리즈)을 개통하고 사용 기기를 반납하면 중고폰 시세에 추가로 15만원을 보상키로 했다. 보상을 원하면 이통3사 대리점 뿐 아니라 삼성디지털플라자,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매장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원래 LG전자 V50 모델에 7만원의 중고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애플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상 LG폰 모델을 4G 이상 전 기종으로 확대하고 액수도 15만원으로 상향했다.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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