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치발리볼 여자 결승전에서는 뜻밖의 명장면이 탄생했습니다.
양 팀 선수들이 격해진 상황에서 갑자기 흘러나온 노래 한 곡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브라질과 캐나다의 비치발리볼 여자 결승전.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3세트에 분위기가 조금 격해졌습니다.
양팀 선수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더니 언쟁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습니다.
심판진이 제지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양팀 선수들이 경고를 받고서야 겨우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평화를 상징하는 존 레넌의 '이매진'이 들리자 조금 전까지 심각하던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박수까지 쳤습니다.
관중들도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경기장은 순식간에 하나가 됐습니다.
재개된 경기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가운데 심판도 수습하지 못한 분위기를 경기장 DJ가 정리한 사건은 경기 후에도 최고의 화제였습니다.
[기자]
"DJ가 비틀즈 음악을 틀고 모든 게 평화롭게 끝났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멜리사 휴마나 파레데스/캐나다 대표팀]
"싸움이요? <네, 그리고 음악도요.> 그건 싸움이 아니었어요."
기자회견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진행자]
"추가 질문 없나요?"
[멜리사 휴마나 파레데스/캐나다 대표팀]
"저 질문 있어요. (브라질 선수들) 다음 주말에 뭐 해요? 계획 있어요? 어디 놀러 가나요? 휴가?"
에펠탑을 배경으로 두고 설치돼 이번 대회 최고 명소로 호평이 쏟아졌던 비치 발리볼 경기장은 모래 위에 새겨진 '파리를 사랑한다'는 문구에 어울릴 만한 유쾌한 추억까지 남겼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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