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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출범 40주년 맞이해 포스트시즌 변화 방향성 발표
-KBL 6강 플레이오프 구조로 변화 유력, 정규시즌 1위 KS 직행 혜택 사라진다?
-희소성·공정성 사라질 제도 개편 방향성에 팬심은 극심한 반발 분위기
-"누군가의 임기 내 성과를 위한 근시안적인 변화가 아닐까 우려스럽다."
희소성과 공정성이 사라진 포스트시즌은 팬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KBO가 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이해 포스트시즌 제도 개편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희소성과 공정성이 사라질 제도 개편 방향성에 팬심만 더 싸늘해진 분위기다. 진정으로 야구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여전히 KBO는 모르는 눈치다. 진지한 고민 없이 말로만 'NEW', '팬 친화'를 외치며 나온 졸속 변화일 수 있단 우려가 쏟아진다.
KBO는 1월 26일 팬 서비스 확대와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리그 경쟁력 강화 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KBO에 따르면 KBO리그만의 경쟁력에 집중하고, 팬들이 야구 그 이상을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중심의 서비스 모델 구축을 통한 'THE NEW KBO'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핵심 목표다.
먼저 KBO 이사회는 팬 친화적인 제도 개선을 준비하기로 했다. 팬들의 관심이 높은 포스트시즌의 참가 팀 확대, 경기운영 방식 변화 등을 검토할 계획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르면 2022시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또 연장전 승부치기 도입 등 혁신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제도 변화 방향성은 KBL(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와 비슷한 형식인 것으로 보인다. 10개 팀 가운데 6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참가해 참가팀 숫자를 늘린 뒤 3위와 6위, 4위와 6위가 먼저 준플레이오프를 펼치고, 1위와 2위가 준플레이프에서 올라온 팀과 맞붙어 한국시리즈 대진표를 결정하는 형태다.
KBO 관계자는 "
남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처럼 6강 플레이오프 형태를 기본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어쨌든 다양한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에 변화를 줘서 조금 더 흥미로운 제도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다. 당장 정확한 방향성을 정한 건 아니지만, 향후 여론을 보면서 변화의 틀을 잡을 계획
"이라고 전했다.
- 2019년 두산·2021년 KT 정규시즌 우승 감동은 이제 느낄 수 없다? -
KT가 타이브레이커 경기까지 펼치면서 정규시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만약 정규시즌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혜택이 사라진다면 이 감동의 크기도 더 줄어들 것이다(사진=KT)
KBO가 구상 중인 6강 플레이오프 형태의 변화 방향성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야구팬들의 여론은 좋지 않은 흐름이다. 희소성과 공정성이 사라지기에 오히려 더 팬들에게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단 지적이 쏟아진다.
먼저 5개 팀이 아닌 6개 팀으로 포스트시즌 확대로 10개 팀 가운데 하위권에 처진 6위 팀도 포스트시즌에 참가해 우승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기존 와일드카드 제도 아래 5위 팀보다 더 수월하게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는 구조다. 단순히 참가 팀 확대와 경기 수 확대 및 입장 수익 증가만 본다면 이득일 수 있지만, 6위 팀이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단 점은 상위 팀만 참여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이란 가치의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권리가 사라진다면 공정성까지 사라질 수 있다. 한국은 양대리그로 진행하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리그와 다르게 단일리그로 진행된다. 144경기 정규시즌 레이스에서 1위를 달성한 팀에 확실한 혜택이 주어져야 하는 게 공정하다.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못 올라갈 가능성이 생기는 포스트시즌 제도는 정규시즌 우승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한국시리즈 직행 혜택이 없어질 경우 2019시즌 두산 베어스의 극적인 최종전 승리로 나온 정규시즌 우승과 2021시즌 KT WIZ의 타이 브레이커 승리로 달성한 정규시즌 우승의 가치가 확 떨어지는 셈이다.
심지어 2020년부터 정규시즌 1위를 가르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를 신설했음에도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혜택을 없애려는 KBO 움직임은 큰 제도 변화를 두고 얼마나 근시안적인 접근인지를 보여주는 모순이다.
- 구단·팬 공감대 못 얻는 PS 개편 방향성, KBO는 팬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
KBO가 포스트시즌 개편안 방향성을 밝히자 야구팬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분위기다(사진=스포츠춘추)
팬뿐만 아니라 일부 구단도 포스트시즌 제도 개편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구단과의 면밀한 소통 없이 KBO 이사회에서 포스트시즌 제도 개편 방향을 정한 까닭이다.
A 구단 관계자는 "
향후 포스트시즌 제도 변화를 검토해보겠단 말만 들었지 당장 2022시즌부터 6강 플레이오프와 같은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단 건 들어보진 못 했다. 개인적인 생각엔 당장 올해부터 그런 변화를 시행하는 건 이르다고 생각한다. 구단들끼리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것도 아닌 분위기
"라고 귀띔했다.
정규시즌 우승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단 점도 현장에선 우려하는 분위기다. B 구단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
만약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직행 혜택을 못 받는다면 기를 쓰고 144경기 마지막까지 우승을 노릴 이유가 있을까 싶다. 그간 정규시즌 우승 가치를 제대로 평가 못 받은 것도 아쉽단 분위기였는데 이제 그 가치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6위만 해도 우승을 노려볼 만한 환경은 오히려 정규시즌 우승 경쟁 흥행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라고 지적했다.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제도가 와일드카드를 포함한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라는 야구팬들의 공감대가 분명히 형성됐다. 하지만, KBO는 팬들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그 매력을 스스로 나서서 없애려고 하는 자세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단순히 리그 출범 40주년이라고 해서 희소성과 공정성까지 해치면서 리그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를 추진하는 건 누군가의 임기 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근시안적인 판단이지 않을까 의심된다"라며 혀를 찼다.
야구팬들이 가장 바라는 건 희소성과 공정성이 사라진 포스트시즌 변화가 아니다. '팬 퍼스트'는 팬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달아야 이뤄진다. 야구팬들이 가장 바라는 건 2021년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결정으로 불공정한 KBO리그를 만든 이들의 책임지는 자세다. KBO가 말로만 '팬'을 외치지 말고 진정한 '팬심'을 먼저 파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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