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시드 주신 만큼 돌풍 일으켜 보겠다"

제4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대진지명식
9인 풀리그 경쟁으로 신진서 향한 도전자 선발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또 한 번의 물음이 던져졌다. "누가 신진서 9단에게 도전할 것인가?" 신진서 9단은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을 3연패 중인 최강의 기사이다.

원년 대회에서 무주공산이었던 정상의 자리를 꿰찬 신진서 9단은 도전기제로 시행된 2기에서는 박정환 9단의 도전을 3-2로, 3기에서는 신민준 9단의 도전을 3-1로 뿌리쳤다. 타이틀전 상대는 다 달랐지만 우승자는 모두 같았다.

김대우 애드크로스 대표이사는 "4기째를 맞은 최고기사결정전은 그동안 많은 명국을 펼친 덕분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대회로 발전했다. 인포벨이 대기업은 아니지만 바둑사랑만큼은 대기업 못지않은 큰 기업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묵묵히 후원하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제4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은 지난해 12월 개막해 이달에 본선리그로 들어선다. 본선은 9인 풀리그 방식.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1명이 신진서 9단에게 도전하게 된다.

본선리그 구성은 전기 상위 성적으로 시드를 받은 4명(신민준ㆍ변상일ㆍ박정환ㆍ이창석)과 예선 통과 4명(박건호ㆍ원성진ㆍ박민규ㆍ박진솔), 그리고 와일드카드 1명.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와일드카드에는 최정 9단이 선정됐다.

전기 도전자 신민준 9단(오른쪽)과 쏘팔코사놀 첫 본선리그로 활약하게 되는 원성진 9단.

9명의 본선리거는 2일 주관방송사인 K바둑에서 대진지명식을 가졌다. 추첨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지명제를 도입했으며, 지명을 당하기만 한 선수에게는 대진을 바꿀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제공했다.

상대를 지명하는 순번은 1월랭킹 기준으로 1라운드는 랭킹 역순, 2라운드는 랭킹 순. 그 결과 1라운드는 이창석(박정환), 박진솔(변상일), 박민규(박건호), 최정(원성진) 순서로 지명권을 행사했다(신민준은 휴번).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최정 9단.

이어 2라운드는 변상일(휴번), 박정환(신민준), 박건호(원성진), 최정(이창석), 박민규(박진솔) 순으로 지명했다. 이상 괄호 안은 지명당한 선수). 지명을 받기만 한 원성진은 박건호에서 변상일로, 신민준은 박정환에서 박진솔로 변경권을 행사했다. 그로 인해 박정환-박민규의 대진은 강제로 조정당했다.

본선은 2월 27일 개막한다.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 이와는 별도로 본선리그의 매판 승자에게 150만원, 패자에게 80만원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3회.

대진지명식 전경.

■ 대진지명식의 말

<1라운드>

"박정환 9단과 첫 판을 치르겠다. 생각하고 온 것은 아닌데 잘 두는 기사에게 배우고 시작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아서 선택했다." (이창석)

"저도 사실 이창석 선수를 지명하려고 했다. 정말 예의 바른 선수이기 때문에 첫 판을 양보해 주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박정환)

"변상일 9단을 지목하겠다. 확실하게 질 것은 빨리 지고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하겠다." (박진솔)

"박건호 6단과 두겠다. 오늘 자리에 없어서…." (박민규)

"원성진 사범님과 두겠다. 잘 배우고 싶고, 함께 남은 신민준 9단이 바둑리그 같은 팀이어서 누가 이기든 팀킬을 할 것 같아서 원성진 사범님께 잘 배우겠다." (최정)

<2라운드>

"저는 휴번을 선택하겠다. 다들 너무 잘 두어서 좀 피해 가고 싶다." (변상일)

"신민준 선수를 지명하겠다. 첫 판이 휴번이기에 감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 같아서 그 점을 공략해 보겠다." (박정환)

"원성진 사범님을 지목하겠다. 상대전적에서 좋은 선수가 한 명도 없는데 그 중에서도 원성진 사범님한테 갚아야 할 빚이 가장 많다. 어릴 때부터 바둑판 앞에서 많이 맞았던 것을 복수하고픈 마음이 크다." (젼화 인터뷰로 밝힌 박건호)

"이창석 선수와 두겠다.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 한 번도 못 이겨 본 것 같아서 한번 도전해 보겠다." (최정)

"초반에 변상일 9단을 이긴다면 기세를 탈 수 있을 것도 같아서 변상일 9단의 휴번을 바꿀까 하는데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 저와 두는 게 사실상 휴번이 아닐까 생각해서 박건호 선수와의 대진을 변상일 선수로 바꾸겠다." (원성진)

"박진솔 선수로 변경하겠다. 그동안 제가 힘을 못 썼던 것 같아서 이겨 보고 싶은 상대이다." (신민준)

■ 본선리거 9인의 목표

"지난 리그에서 7승을 하고 결승에 못 올라가서 이번에 8승을 목표로 하겠다." (변상일)

"7승1패를 목표로 해보겠다. 원래 8승하고 싶었는데 변상일 사범이 전승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잔류를 목표로 하겠다." (박정환)

"전기와 같이 7승을 목표로 하겠다. 변상일 선수의 전승을 깨뜨리고 7승을 해보도록 하겠다." (신민준)

"앞의 3명한테 3패를 당한 것 같다. 그래도 5승을 하게 되면 시드도 불안하기 때문에 목표는 6승으로 하겠다." (원성진)

"시드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시드를 주신 만큼 돌풍을 일으켜서 바둑계에 큰 화제를 만들어 보겠다. 7승을 목표로 하겠다." (최정)

"3승을 목표로 하겠다. 이미 앞에서 너무 많이 이겨 가지고…." (박민규)

"저는 2승으로 하겠다. 잔류는 힘들 것 같고 (예상 적중) 상품이라도 한번 노려 보겠다." (박진솔)

"계산해 보았을 때 거의 1승도 안 남긴 했는데, 그래도 그것은 너무 슬프기 때문에…. 2기 때 4승을 하고 3기 때 5승을 해서 이번에 퇴보하면 안 되기 때문에 6승을 목표로 잡겠다." (이창석)

"패기 있게 도전권까지 노려보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건방지지만 목표 승수는 7승으로 하겠다." (박건호)

지명식에는 대회 후원사 인포벨 애드크로스의 김대우 대표이사, 주관사 한국기원의 양재호 사무총장, 주관방송사 K바둑의 임설아 상무와 김효정 이사, 그리고 본선 선수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