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오주한 마라톤 기권

박민호. 코오롱마라톤팀 홈페이지

이제 오주한에게 대한 기대를 버릴 때가 됐다. 케냐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35·청양군)이 또다시 극심한 부진 속에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오주한은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잠실종합운동까지 달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 13㎞ 지점을 달리다가 기권했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거푸 중도 기권한 오주한은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조차 완주하지 못했다.

오주한의 귀화 후 최고 기록은 2019년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8분42초다. 그런데 최근 공식 대회 기록은 지난해 울산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2시간18분대다. 오주한은 청양군과 기록 인센티브제로 계약을 경신했지만 또다시 기대를 저버렸다. 대한육상연맹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오는 4월 군산마라톤까지 총 4개 대회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거둔 남녀 2명씩에게 항저우국가대표 출전권을 부여한다.

반면, 오주한이 기록으로 남자 상위 2위에 들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설사 기록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에게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달아주는 게 옳은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게 됐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국내 남자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젊은피’ 박민호(24·코오롱)다. 박민호는 2시간10분13초를 기록, 2위 심종섭(한국전력공사·2시간15분01초)를 크게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지난해 4월 같은 대회인 서울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11분43초를 1분 30초나 앞당긴 개인 최고기록이다. 역대 한국 기록 8위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 남자 마라톤이 2시간10분대 골인한 것은 무려 12년 만이다. 박민호는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8분대를 목표로 해 초반 페이스를 약간 당긴 게 실수”며 아쉬워했다. 박민호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국내 여자부 1위에는 정다은(Kwater)이 2시간28분32초로 자리했다. 기존 개인 최고 기록을 3분 정도 앞당긴 개인 최고 기록이다. 정다은은 마라톤 풀코스에 세번째 도전해 처음으로 우승했다.

한편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마라톤에 나갈 수 있는 기준 기록은 2시간8분10초다. 파리올림픽 직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준 기록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이 거의 불가능하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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