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이드 근황 - 어린 왕자와 과일의 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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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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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던 떡잎이 쭈글쭈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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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펴지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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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떡잎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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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물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씨앗이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심고 보니까

가끔 어떤 식물인지 모를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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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분에 이름을 적어둘 걸 그랬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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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이 완전히 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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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여전히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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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자라게 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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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자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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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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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심어 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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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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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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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잘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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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녀석의 정체를 알 것 같습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그 나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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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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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니…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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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드루이드 장갑을 착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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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껍질은, 뾰족뾰족 날카로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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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 놓고 방치합니다.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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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일의 원산지에 있는 호텔은 냄새때문에

이 과일의 객실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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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숙성되어가는 과일의 왕 '두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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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쩌적, 갈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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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냄새로 동물의 접근을 막다가도

먹을 때가 되면 이렇게 속살을 내어주는

친절한 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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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을 거니까 벌어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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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숙성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해요.

그전에 틈이 더 벌어지면 벌레가 들어갈 거예요.

틈이 벌어지는 걸 최대한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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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조차 제어가 안 되는 시기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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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이 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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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을 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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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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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폭발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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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냄새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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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100 티스푼 + 락스 세제 10리터 + 콜라 2리터를

한꺼번에 넣고 믹서기로 갈 때 나는 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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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이 과일을 집도하는 이유는

씨앗이 들어 있을 것인가, 에 관한 호기심이죠.

정말로 씨앗이 있을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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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육을 껍질로부터 분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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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육 속에 거대한 씨앗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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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육은 파인애플처럼 생겨놓고서는

슈크림처럼 물컹물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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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맛입니다.

단 맛이 나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냄새만큼이나 다른 맛도 나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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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의 여왕 '망고스틴'은 인정합니다.

근데 두리안, 얘는 왜 '과일의 왕'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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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합니다. 그래도 냄새가 빠져나와요.

누가 좀 먹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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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에 덕지덕지 슈크림이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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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어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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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잘 스며들도록 껍질도 일부 제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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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가 시작되는 부분이 보이네요.

씨앗은 거기서 거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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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모양은 제각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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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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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씨앗 (쭉정이) 은 발아가 안 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왠지 안 그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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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분에 흙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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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나올 (발아할) 부분이 가운데로 가도록 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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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물에 뜬 아이들은 따로 표시를 해 두었죠.

이 표시가 어떠한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줄은

이때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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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가 궁금한 분은 클릭

​

과일의 왕이 무섭게(?) 발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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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떴던 씨앗도 발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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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줄기가 씨앗에서 몸을 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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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줄기가 될 싹이 배꼼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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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줄기가 될 가운데 줄기 외의 줄기는

씨앗으로부터 양분을 공급받는 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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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으로 부러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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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일찍 부러지면

씨앗으로부터 양분 공급이 중단되어

자람이 더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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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깊게 심기면 부러짐이 조금 덜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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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관이 일찍 부러진 아이도 뿌리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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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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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뿌리가 내려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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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뽑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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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두어도 쓸데없지만

과일의 왕 '두리안'의 어린 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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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옮겨 심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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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자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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