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조언대로 좀 더 솔직하고 열정적이고 마음가는대로 그분을 대했더니...
점점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서 너무 행복한 요즘입니다. 진짜 다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후기보다는 내일 그분 몰래 이벤트를 하나 준비중인데...
어느정도 준비가 끝나고 나니 잠이 오질 않아서 글을 몇자 적어봅니다.
원래계획은 그분이 비행기를 한번도 안타보셨다고 해서...
칼리닌그라드라고 폴란드 옆에 있는 작은 러시아 도시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가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전에 그분 절친께서 그 도시로 여행을 가자고 그분에게 제안을 했었는데...일때문에 함께 가지 못하셨거든요...
그때는 일때문이라고 하셨지만 아마 비용적인 문제가 제일 크셨던거 같았습니다.
인스타로 친구들 여행다녀온거 보면서 엄청 부러워하시더군요.
(놀러간 친구는 금수저이긴 함)
사실
칼리닌그라드행 뱅기값은 제주도나 일본 비수기때(?)
가는 정도의 금액이라 한국인인 저에게는 크게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라
비행기표 딱 끊어서 영화처럼 딱 '가자'하고 멋지게 주려고 했는데...
이게 왠걸... 우크라이나 사태때문일까요?
갑자기 뱅기값이 두배 세배로 오른겁니다.
뭐 뱅기값만 두배로 오르면 모르는데... 시간대도 거의 오후 출발이더군요...
사실상 저희가 쓸수 있는 시간이 토일뿐이라 늦어도 토요일 오전에는 출발해야하는데..
현재 비행기 스케쥴로는 가서 잠만 자고 오는 수준이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봐도 칼리닌그라드 빼고 비행기 타고 갈 곳은 안보이고...
시간은 없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느라 그분 문자도 답장 못해 그분은 삐지시고...
가장 완벽한 엔딩을 준비하기 위해 일주일간 진짜 노력했는데...결국 이대로 애매하게 안녕을 고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습니다.
해결책을 찾느라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SNS를 하면서 머리좀 식히는데, 그분이 예전에 절 태그하셨던 게시물들 때문에 제 추천피드에 뭐가 계속 뜨더군요.
(예전에 여행이야기할때 그분이 자기는 이런곳 가고 싶다고 태그해주셔서 제가 열심히 찾아봤었음)
추천으로 뜨는 피드는 대부분 LOFT 나 고층의 통창으로 된 호텔 뷰 같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로 관광객이 많지 않으니 그런 곳은 구할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서둘러 검색을 해보니 호텔은 딱히 예쁜 곳이 없고... LOFT에서 음식도 해먹고 오붓한 시간 보내는게 좋을거 같아 뒤져보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괜찮은 곳은 예약이 꽉 찼더군요.
하지만 이대로 그냥 다 포기해버리기엔 지금까지 그분과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아쉬웠습니다.
지금까지 영화같은 만남을 이어왔는데... 이대로 흐지부지하게 엔딩을 찍을 순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진짜.... 못먹는 감 찔러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에어비앤비에서 최고로 맘에드는 loft 호스트에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예약이 안된다고 되어있는데, 이런 이런 사정이 있다. 혹시라도 취소되면 나에게 꼭 연락을 달라."
그때가 자정이 넘은 시각인데... 잉? 호스트가 바로 연락이 오더군요?
'원래는 관리 스케쥴상 하루전 예약은 받지 않는다. 근데 니 스토리를 들어보니 너는 예외로 해주겠다.' 라는 답장이었습니다.
제가 메시지에다가 구구절절 제 연애 스토리를 적어 보냈거든요.
나는 세계여행중이고, 겨울에 눈이 보고 싶어서 러시아 왔다. 원래 1주일만 있다가려했는데,,, 한 여성에게 사랑에 빠져 더 오래 지내고 있다.
며칠 뒤에 떠나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하루를 선물하고 싶고, 우리 이야기에도 완벽한 엔딩을 만들고 싶다.
뭐 대충 이런식의 TMI였습니다.
근데, 거짓말처럼 이번에도 제 진심이 통하것이죠...
(자정 넘어서 문의했으니 사실상 당일 예약임..)
사실 가격이 조금 부담되는 LOFT지만 공간도 넓고 인테리어도 감각적이고, 무엇보다 그분이 좋아하는 카페 근처라(아침에 모닝커피 대령하기 위해) 3분 정도 망설이다가 바로 예약했습니다.
(그분 만나고 여행계획이 많이 틀어지다보니...걱정이 조금 됐음)
뭐 다른 여행지가서 하루에 1끼만 때우면 커버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살짝 뜸은 드렸지만, 쿨하게 다른거 안묻고 바로 예약 걸자 호스트도 오래오래 좋은 시간 보냈으면 한다면서 청소스케쥴이 다 짜져있는데도 체크인 시각과 체크아웃 시각을 더 늘려주더군요.
(진짜 러시아 사람들 너무 착하고 로맨틱함...ㅠㅠ)
아쉽게도 그분이 원하시던 칼리닌그라드는 갈 수 없게됐지만,
멋진 숙소도 예약하고, 인기있는 레스토랑도 예약하고(이것도 호스트가 단골이라 내일 예약해준다고 함),
이번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재수가 좋게 일들이 잘풀리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태어나서 한번도 남자친구한테 이벤트 받아본적 없다고 하셨는데...
(러시아 남자들은 그런거 없나봄...)
내일 과연 좋아하실지 어떨지... 걱정도 되고 떨리기도 해서 잠이오질 않습니다.
내일 아침에 레스토랑까지 확정되면 그분에게 알릴 참인데!!!! 다 순조롭게 진행되겠죠!!!!?
저에게 여러분의 새해 기운을 조금만 빌려주세요!!
이제 저는 주말이 지나면 이 도시를 정말 떠나야합니다.
만약에 행복도 가불이 된다면 남은 2일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아니 그분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때를 회상하며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능시험 전날에도 이렇게 떨지 않았었는데... 진짜 너무 떨려 잠이 오질 않네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것도 다 여러분의 응원과 조언 덕분이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기회가 되면 그분에게 여쭤보고 인증샷찍어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자기소개가 없습니다.
바준호
2022.01.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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